메뉴 건너뛰기

close

8일 광주 동구에 있는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건물. 입구에 대회 개막까지 25일 남았다는 표지판이 놓여 있다.
 8일 광주 동구에 있는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건물. 입구에 대회 개막까지 25일 남았다는 표지판이 놓여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개막을 25일(8일 기준) 앞두고 있는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아래 U대회)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부터 안전할까.

광주광역시와 U대회 조직위원회 등이 메르스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겉으로는 "메르스가 U대회에 미칠 영향은 없다"며 여론조성에 힘쓰고 있지만, 대회의 성공적 진행은 물론 U대회로 인한 환자 유입까지 걱정하는 등 속앓이를 하고 있다.

관계 기관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광주는 안전하다"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아래 FISU)의 성명을 발표했지만 일부 내용의 허점이 드러나는 등 문제점도 드러났다.

메르스 '0' 광주·전남, 환자 유입 가능성

8일 마스크를 쓴 광주시민들이 광주 동구에 위치한 전남대병원에 들어가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메르스 관련 국가지정격리병원이다.
 8일 마스크를 쓴 광주시민들이 광주 동구에 위치한 전남대병원에 들어가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메르스 관련 국가지정격리병원이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메르스가 U대회의 돌발 악재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의 U대회 참가 가능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메르스는 U대회 성공길의 생각지도 못한 덫이 되고 있다.

꼭 메르스 탓이라고 할 순 없지만, 일단 3일 등록 마감한 선수단에 115개국 1만926명이 이름을 올려 예상치를 밑돌았다. 지난 3월 FISU에서 계획했던 141개국 1만3336명보다 2400여 명 적은 수다. 현재 추가 등록을 받고 있지만, "메르스가 잠잠해지지 않는다면 등록한 선수단까지 대회 출전을 유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새로운 환자 유입의 가능성이다. 메르스가 U대회의 악재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U대회가 메르스 확산 방지의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아직 광주·전남 지역의 메르스 확진 환자 수가 '0'인 가운데, 메르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카타르 등 중동 국가 8곳의 선수 500여 명이 U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또 성황봉송 주자가 메르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서울·경기 지역 등 전국을 순회한 뒤, 광주에 도착할 계획이다.

광주광역시와 U대회 조직위는 4일 윤장현 시장 주재의 대책회의를 열어 광주광역시,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광주광역시 의사회 등이 참여하는 공동대책본부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홍경표 광주광역시 의사회장은 "수동적으로 환자가 발생하기를 기다리는 상황인데 더욱 적극적인 차단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지금은) 경계 수준이 돼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U대회 조직위 의무반도핑부 관계자는 8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중동 지역 선수의 명단을 확보해 인천공항에서부터 특별관리를 할 예정"이라며 "선수촌 입구는 물론, 선수촌 내 선수들이 많이 모이는 식당 등에 발열감지기를 설치해 수시로 메르스 모니터링을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열이 있는 환자가 발견되는 즉시 전남대병원 등 광주 지역 국가지정격리병원으로 옮기는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성화 봉송의 경우, 경기 지역의 봉송 주자는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FISU-U대회조직위, '엄격한 행동규칙' 있다더니...

8일 전남대병원 응급실 인근의 메르스 관련 임시 장소에 '통제구역'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남대병원은 메르스 관련 국가지정격리병원이다.
 8일 전남대병원 응급실 인근의 메르스 관련 임시 장소에 '통제구역'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남대병원은 메르스 관련 국가지정격리병원이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한편 U대회 조직위는 7일 "메르스가 U대회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FISU의 성명을 인용해 보도자료를 발표했지만, 성명 일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FISU 성명엔 "FISU의무위원회는 U대회 조직위와 함께 메르스 증상관찰 보고, 접촉보고, 고립 및 격리방안에 관한 엄격한 행동규칙을 규정했다"고 나와 있지만, 실제론 메르스와 관련된 'FISU-U대회 조직위'의 특별한 규칙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오마이뉴스>는 '메르스 증상관찰 보고, 접촉보고, 고립 및 격리방안에 관한 엄격한 행동규칙'을 U대회 조직위 측에 요청했으나 "구체적 지침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U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별도로 메르스와 관련된 행동규칙은 없고 일반적 규정에 따라 준비·대응하고 있다"며 "그 기준대로 준비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FISU의 주장이 '메르스로부터 안전한 U대회'를 담보할 수 있는지를 두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FISU는 ▲ 메르스는 대한민국 내에서 국소적으로 발병 ▲ 세계보건기구의 제한 조치 없음 ▲ 대한민국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에 능률적으로 대처 등을 근거로 "메르스가 U대회에 미칠 영향은 없다"고 예상했다.

이에 김익중 동국대 의과대학 교수(미생물학교실)는 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대회 관계자는 (FISU의 발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 공식 질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중동에 비해 우리나라에서의 메르스 전파력이 어떤지 질병관리본부는 이미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며 "질병관리본부는 U대회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U대회 조직위에) 책임지고 판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FISU가 내세운) ▲ 메르스는 대한민국 내에서 국소적으로 발병 ▲ 세계보건기구의 제한 조치 없음 등의 근거는 현재로선 맞는 말"이라면서도 "세계보건기구가 우리나라에 와 내일(9일)부터 조사를 시작하니 조사가 끝난 다음에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스 때 방역 당국이 대응을 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때 잘했으니 이번에도 잘할 거다라는 건 과잉 (추측)"이라며 "지금 방역 당국이 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태그:#메르스, #광주, #U대회, #국제대학스포츠연맹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