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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은행 일일 은행장 맡은 염수정 추기경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발장은행 개업식 '국회로 간 장발장' 행사에 일일 은행장으로 참석한 염수정 추기경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손잡고 있다.
▲ 장발장은행 일일 은행장 맡은 염수정 추기경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발장은행 개업식 '국회로 간 장발장' 행사에 일일 은행장으로 참석한 염수정 추기경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손잡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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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은행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은행이다. 100만 원도 안 되는 벌금을 내지 못해 교도소에 갇힐 처지인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들이 정의롭고 행복한 사회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사랑과 관심을 줘야 한다."

가톨릭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4일 장발장 은행에 대한 정치권과 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장발장 은행 100일을 맞아 국회에서 열린 '국회로 간 장발장' 행사에서다.

인권연대가 중심이 돼 지난 2월 탄생한 이 은행은 가난 때문에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해야 하는 생계형 범죄자들에게 벌금을 무담보 무이자로 빌려준다.

이날 일일은행장으로 참석한 염 추기경은 "경제 사정으로 벌금을 마련하지 못해 교도소에 가는 사람이 한 해에 4만 명에 이른다"고 운을 뗐다.

그는 "벌금형을 받은 사연들은 제각각 어느 하나 절절하지 않은 게 없었다"며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절망에 빠진 게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인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또 "정의롭고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는 사랑과 자비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절대적인 정의만 강조한다면 이 사회는 끊임없는 갈등과 불행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합리적인 법 개정을 통해 이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응원하고 손잡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벌금 낼 돈 없어 더 무거운 징역형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발장은행 개업식 '국회로 간 장발장' 행사에 참석해 염수정 추기경, 정의화 국회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발장은행 개업식 '국회로 간 장발장' 행사에 참석해 염수정 추기경, 정의화 국회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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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황진하 새누리당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사회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며 "가난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장발장이 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표는 "예전 변호사를 할 때 벌금형보다 더 무거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달라고 호소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며 "벌금형이 더 가볍지만 벌금을 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 앞의 평등이란 말만큼 이율배반적인 말은 없다"며 "누군가에겐 몇 십, 몇 백만 원의 벌금이 대수롭지 않아 징벌 효과가 없는 반면, 누군가에겐 이 벌금이 생계를 빼앗는 가혹한 형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력에 따라서 벌금 차등 적용, 벌금 분납제, 사회봉사 대체 등의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총액 벌금제'를 택하고 있다. 죄질에 따라 누구나 똑같은 벌금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국가에서는 소득에 따라 다른 벌금을 내는 '일수 벌금제'를 택하고 있다. 범행의 경중에 따라 노역 일수를 정하고, 범죄자의 소득에 따라 일당을 곱해 총 벌금액을 산출하는 것이다.

또 벌금을 선고받으면 30일 이내에 일시금으로 완납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저소득층은 갑자기 목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금 3억2000여만 원 모여... 155명에게 2억8000여만 원 대출

황진하 의원도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같은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 아직 일어나고 있다"며 "관련 법안이 통과하도록 새누리당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오늘 행사가 이른 시일 내에 장발장은행을 폐쇄하라는 명령으로 알겠다"며 "장발장은행 없이도 소외계층이 살아갈 수 있도록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홍세화 장발장은행장은 "출범 이후 시민사회로부터 큰 호응과 격려를 받았다"며 "모인 성금은 한 푼도 운영비에 사용하지 않고 모두 장발장을 돕는 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장발장은행이 많은 일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더는 돈이 없어서 노역하는 사람이 없도록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벌금제 입법 개혁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장발장은행은 지금까지 981명의 개인과 기관, 단체 등으로부터 3억2232만 원을 모금했으며, 9차에 걸쳐 총 155명에게 2억8608만 원을 대출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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