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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을 포함한 현장 체험 학습은 학생들의 단합, 학창 시절의 추억 이외에도 학교 교육 과정에서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체험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부분의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참사의 실제 범인은 다른 것이었음에도 현장 체험 학습이 마치 참사의 범인처럼 다뤄지며 각종 도마에 올라 수난을 겪어왔다. 그 이후로도 학교 현장에서는 현장 체험 학습은 기피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은 학창 시절에 좋은 추억을 만들 기회가 없어졌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그래서 실제 학교 현장에서 현장 체험 학습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현장 체험 학습 등에 관해 안전 대책과 계획 등을 각급 학교에 전달한 바 있다. 학교에서는 해당 계획에 근거해 현장 체험 학습을 추진해야 하지만, 그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고 복잡해 현장 교사들이 현장 체험 학습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당수 학교는 안전상, 절차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현장 체험 학습을 아예 추진하지 않고 있는 곳도 있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학교가 현장 체험 학습을 포기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의정부 관내 중학교의 2013년~2015년 현장체험학습 현황 자료를 입수, 분석해봤다. 결과를 보니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

 의정부 관내 중학교 2013년~2015년 현장체험학습 실시 현황. 실시횟수가 급감한다.
 의정부 관내 중학교 2013년~2015년 현장체험학습 실시 현황. 실시횟수가 급감한다.
ⓒ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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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체험 학습 추진, 이래서 어려웠다

2013년도에는 의정부 관내 모든 중학교에서 현장 체험 학습을 진행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양상이 급변했다. 19개 중학교 중 13개 학교에서 현장 체험 학습을 전혀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상반기에는 세월호 참사로 수학여행이나 현장 체험 학습이 전면 금지됐지만, 2학기부터는 관광 업계의 요청과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각종 안전 대책을 강구해 현장 체험 학습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부와 도교육청의 계획이 학교에 전달된 바 있었다.

그럼에도 70% 가까운 학교가 현장 체험 학습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한 지점이다. 국가적인 재난으로 학부모, 교사들의 우려가 지속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학교의 관리자나 선생님들이 여러 이유로 현장체험학습을 기피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2013년부터 현재까지 관내 19개 중학교에서 진행한 숙박형 현장체험 학습 45건 중 10%도 안 되는 4건만이 학교에서 자체 진행된 것이었고, 나머지는 수련 기관 등에 위탁해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대부분의 숙박형 현장 체험 학습이 위탁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현장 교사들은 위험상황 발생시 대처 경험 및 능력의 부족, 학생 일탈 행동 방지를 위한 밤샘 순찰 및 순회 지도의 어려움, 각종 체험 및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자료를 통해 현장 체험 학습이 교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발생시 책임 소재에 대한 부담으로 추진 자체를 기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2015년도에는 현재까지 관내 19개 중학교 중 4개교의 5개 학년만이 현장 체험 학습을 다녀왔고, 나머지 15개 학교는 현재까지 진행하지 않거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년수로 따진다면 57개 학년 중 90%가 미실시한 것이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전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이에 대해 현장의 교사들은 안전 사고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현장 체험학습을 추진하기 위해 지켜야 할 과도한 절차와 조건들이 현장 체험 학습 추진에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현장 체험 학습 종합 계획에 따라 현장 체험 학습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들을 알아보았다. 우선 소규모로 운영해야하기에 현장 체험 학습을 담임 교사가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담임 교사에게 업무가 가중되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이 각급학교에 전달한 현장체험학습 학생안전 종합계획
 경기도교육청이 각급학교에 전달한 현장체험학습 학생안전 종합계획
ⓒ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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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형 현장 체험 학습 추진을 위해 해야 할 업무>
 - 현장 체험 학습 활성화 위원회 구성 및 운영
 - 현장 체험 학습 추진을 위한 학생, 학부모 동의서 배포 및 수합
 - 현장 체험 학습의 교육 과정 연계 방안 마련 및
    학생들과 함께 기획하기 위한 수업 준비
 - 학교 자체 체험 학습 기본 계획 수립
 - 허가된 숙박, 식당 조사
 - 체험 장소 기관의 청소년 수련 활동 인증 여부 확인
 - 교통 수단, 체험, 숙박, 식당의 영업 배상 보험 가입 여부 확인
 - 사전 답사 2회(소규모일 경우 1회, 당일 체험 학습은 학운위 심의 후 생략 가능)
 - 응급 처치 요령, 안전 지도 요령, 비상 탈출 방법
    등에 대한 사전 연수 이수 및 학생 교육
 - 학생, 학부모 비상 연락 체계 점검 및 유지
 - 학생 여행자 보험 가입을 위한 업무 처리
 - 인솔자 섭외(1개 학급 또는 참여 학생 25명 기준으로 2명 이상 확보)
 - 안전 요원 섭외(4개 학급 이상 또는 학생 100명 이상일 경우)
 - 외부 인솔자 및 안전 요원에 대한 성 범죄 경력·아동 학대 관련 범죄 조회 의뢰
 - 숙박 장소에 대한 소방, 전기, 가스 안전 점검 의뢰
 - 전세버스 임차 시 운전자 및 차량에 대한
   교통 안전 정보 제출 요청 및 종합 결과 확인
 - 학생 수송버스 운전자 음주 측정 의뢰
 - 종합적인 자체 점검 실시
 - 현장 체험 학습 경비 산출 및 가정 통신문 발송
 - 현장 체험 학습에 따른 각종 경비 품의
 - 현장 체험 학습 시 경비 집행 및 영수증 수합과 이후 경비에 대한 정산서 제출

모두가 나름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되지만, 이 모두를 담임 또는 담당 교사가 해야 하는 상황이니 살실성인의 자세가 아니고서야 현장 체험 학습을 감히 추진할 수 있겠는가. 경기도교육청은 안전하게 다녀오라고 한 것이지만, 결국 담당 교사에게는 가지 말라는 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현장 체험 학습을 통해 학교 밖에서 다양한 배움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현장 체험 학습이 안전하면서도 훨씬 수월하게 추진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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