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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세계교육포럼 폐회식장에 나타난 황우여 교육부장관.
 21일 오후 세계교육포럼 폐회식장에 나타난 황우여 교육부장관.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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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가 세계교육포럼에서 '한국의 교육발전'을 자랑하기 위해 준비한 행사를 치른 뒤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일방적인 교육체제 자화자찬에 대해 일부 외국대표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데다, 한국 대표단 가운데 한 명은 대회장에서 문제를 공개 제기해 많은 박수를 받기까지 했다.

지난 20일 오후 4시 30분부터 정부가 인천 송도 컨벤시아 메인홀에서 벌인 '개인과 국가 발전을 위한 역동적인 한국교육'이란 '한국교육 특별발표회'를 두고 생긴 일이다.

하루가 지난 21일 오후 5시쯤, 행사장 메인홀에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들어섰다. 세계교육포럼 폐회식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황 장관을 단독으로 만나 하루 전에 정부가 벌인 한국교육 발표회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한국교육의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자랑만 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는 물음에 황 장관은 "그 건(한국교육 발표회)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학생의 행복지수가 낮은 것 정도는 다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추가질문에 대해서도 황 장관은 "그 내용은 우리가 준비한 게 아니니까"라고 덧붙였다.

기자는 다시 "(주제발표를 한)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등은 교육부의 세계교육포럼 준비기획단과 조율해 온 것 아니냐"고 묻자 황 장관은 "그것은 백순근 원장에게 가서 물어보라. 지금 바빠서"라고 말했다. 특유의 웃음기를 띤 얼굴이 굳어졌다. 말을 마친 황 장관은 행사장 맨 앞쪽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쳐다봤다.

교육부 관계자 "백순근 원장 주제발표, 교육부와 미리 논의" 

교육부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백 원장 주제발표는 교육부와 미리 논의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전날 한국교육 발표회에서 다른 토론자들의 발언과 질문자는 미리 조율하거나 내정해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 장관은 이날 폐회식 연설에서 "한국교육의 성과에 대해 국제사회 평가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은 피했어야 할 문제에 대한 성찰을 세계와 공유하는 한편 끊임없이 혁신해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교육에 대한 하루 전의 자화자찬에 대한 비판 시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일 오후 한국교육 발표회에서 세계NGO 대표로 참석한 문아영 평화교육기구 '모모' 대표가 발표 내용에 대해 공개로 문제를 제기하는 등 돌발사태가 터졌다. 참석한 외국 대표들 가운데 수백 명은 문 대표를 향해 손뼉을 치기도 했다.

이날 사회를 보면서 문 대표에게 질문권을 주지 않은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국제NGO로부터 항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한국 NGO 관계자는 "제프리 삭스 교수의 질문권 봉쇄에 대해 공식 항의하기 위해 국제 NGO들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편집ㅣ최규화 기자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세계교육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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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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