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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만에서 100만 명에 육박하는 채널 구독자를 보유한 국내 유튜브 스타들. 왼쪽부터 쿠킹 크리에이터 박준하(소프 채널), 뷰티 크리에이터 박수혜(씬님 채널), 게임 크리에이터 나동현(대도서관 채널).
▲ "싸이는 잊어라!" 수십 만에서 100만 명에 육박하는 채널 구독자를 보유한 국내 유튜브 스타들. 왼쪽부터 쿠킹 크리에이터 박준하(소프 채널), 뷰티 크리에이터 박수혜(씬님 채널), 게임 크리에이터 나동현(대도서관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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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킬 더 라디오 스타.'

1980년대 영국 팝그룹 '버글스'가 부른 노래 제목이다. 제목 그대로 영상(비디오)이 등장하면서 기존 라디오 스타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의미다. 마침 1981년 개국한 미국 음악 전문 채널 MTV에서 이 노래가 첫 뮤직비디오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그로부터 25년이 흐른 2005년 유튜브는 온라인 동영상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에서 보듯, 유튜브 스타들은 국경과 방송 채널을 넘나들며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젠 유튜브 스타들이 전통적인 비디오 스타들을 몰아내고 있는 것이다.

100만 구독자 확보한 '유튜브 스타' 수두룩

유튜브는 19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1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유튜브 아시아태평양(APAC) 콘텐츠 파트너십과 운영 총괄을 맡고 있는 거텀 아난드를 비롯해 한국과 홍콩, 대만의 유튜브 파트너십을 총괄하는 서황욱 상무 등 유튜브 고위 임원들이 참석해 유튜브의 지난 10년 발자취와 2008년 한국어 서비스 이후 국내에서 이룬 성과를 발표했다.

한국이 유튜브를 통해 배출한 최고의 스타는 역시 싸이다.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는 지난 2012년 12월 유튜브 역사상 처음으로 10억 조회수를 돌파한 데 이어, 지금까지 23억 조회수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동영상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가 아니었으면 아무도 몰랐을 '유튜브 스타'도 적지 않다. 유튜브 채널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영상 콘텐츠를 올리는 창작가(크리에이터)가 그들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가 100만 명에 육박하는 '대도서관 TV' 를 운영하는 '게임 크리에이터' 나동현씨를 비롯해 '뷰티 크리에이터' 박수혜씨('씬님', 구독자 41만 명), '요리 크리에이터' 박준하씨('소프', 구독자 29만 명)도 참석했다.

아프리카TV에서 게임 실황을 생중계하는 BJ(방송 자키)로 활약하는 나동현씨가 지금까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총 조회수는 3억 3천만 회가 넘고, 구독자 97만 명 가운데 40%는 외국인이라고 한다.

나씨는 "아프리카 BJ는 3시간 넘게 생방송해야 해서 아무나 할 수 없지만 유튜브는 말을 잘 못해도 편집의 묘를 살려 자신의 기획력과 캐릭터를 녹일 수 있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면서 "20대 체코 여성 구독자가 내 영상으로 한국어 공부하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기존 국내 플랫폼에선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역시 게임 크리에이터로 130만 구독자를 확보한 '양띵' 양지영씨와 지난 2006년부터 유튜브에 기타 연주 영상을 올리기 시작해 채널 조회수가 10억 회를 넘긴 정성하씨도 한국이 낳은 대표적인 유튜브 스타다.

유튜브 통해 세계화... 국내 시청시간-동영상 업로드도 2배 늘어

거텀 아난드 유튜브 APAC 콘텐츠 파트너십 및 운영 총괄이 19일 유튜브 10주년을 맞아 글로벌과 한국에서 거둔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거텀 아난드 유튜브 APAC 콘텐츠 파트너십 및 운영 총괄이 19일 유튜브 10주년을 맞아 글로벌과 한국에서 거둔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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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황욱 상무는 "유튜브하면 한류와 K팝의 세계화를 떠올릴 텐데 이젠 댄스곡을 넘어 다양한 장르의 한국 콘텐츠가 외국에서 소비되고 있다"면서 "<꼬마버스 타요>, <로보카 폴리> 등 토종 애니메이션은 해외 조회수가 90% 이상이고 한국영상자료원이 올린 한국고전영화극장도 구독자가 6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거텀 아난드는 "유튜브는 오늘날 스타와 팬들, 콘텐츠와 소비자가 유대를 맺는 방식도 바꿔놓았다"면서 "과거에는 저작권자들이 자신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동영상을 무조건 내리게 했는데 지금은 <겨울왕국>처럼 적극적으로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경우 미국 개봉 초반 3주 동안 박스 오피스 1위에서 밀려났다 다시 탈환한 적이 있는데, 그 사이 유튜브에 다양한 '렛잇고(LET IT GO)' 버전이 올라오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아난드는 "디즈니가 원했다면 콘텐츠 검증 기술로 '렛잇고'를 부른 영상을 모두 내릴 수도 있었지만 팬 친화적인 선택을 했다"면서 "오히려 많은 이들이 동영상을 이용하도록 독려해 유튜브를 보는 미디어의 시선과 팬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12년 '강남스타일'이 승승장구하기까지 전 세계에서 벌어진 패러디 열풍도 한몫했다. 강남 스타일 인기에 힘입어 국내 유튜브 사용도 크게 증가했다. 유튜브는 올해 1분기 국내 시청 시간이 1년 전보다 110%로 2배 이상 늘었고, 동영상 업로드수도 9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 세계 모바일 시청 시간이 50% 정도인데 한국은 70%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살린 인터넷 실명제와 저작권 삼진아웃제

한국과 홍콩, 대만의 유튜브 파트너십을 총괄하는 서황욱 상무는 19일 구글코리아 역삼동 사무실에서 열린 유튜브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콘텐츠가 사회 이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홍콩, 대만의 유튜브 파트너십을 총괄하는 서황욱 상무는 19일 구글코리아 역삼동 사무실에서 열린 유튜브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콘텐츠가 사회 이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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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튜브가 유독 한국에서 급성장한 데는 한국 정부의 '역할'도 컸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09년 국내 주요 사이트에 인터넷 실명제(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적용하려 하자, 유튜브는 이를 거부하고 한국 계정을 통한 동영상 게시를 중단했다.

여기에 시민 제작 동영상물의 저작권 침해를 엄격히 규제하는 '저작권 삼진 아웃제'까지 맞물려 판도라TV, 아프리카TV 같은 토종 동영상 사이트 점유율은 급락했지만 그 사이 유튜브 국내 점유율은 오히려 급상승했다. 실제 지난 2009년에는 가수 손담비의 '미쳤어'를 부르는 다섯 살 여자아이 동영상이 저작권자 요청으로 포털에서 차단당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결국 인터넷 실명제는 지난 2012년 위헌 판결을 받아 5년 만에 사라졌고, 국내 방송사와 가수들도 저작권만 고집하지 않고 팬들과 유튜브로 적극 소통하고 있다. 또 세월호 참사 같이 사회 이슈를 담은 대안방송이나 시민 영상들도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서황욱 상무는 이날 "국내 사용자들이 세월호 사건에 대한 목소리나 한 중학생이 학교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영상 등 각종 사회 이슈에서 유튜브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콘텐츠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튜브 10년 발자취. 2008년 한국에 진출한 유튜브는 2009년 인터넷 실명제 파동을 겪고 승승장구했다.
 유튜브 10년 발자취. 2008년 한국에 진출한 유튜브는 2009년 인터넷 실명제 파동을 겪고 승승장구했다.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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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유튜브, #강남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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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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