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의 수장 크리스 멜라단드리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의 수장 크리스 멜라단드리 ⓒ UPI코리아


애니메이션 제작사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의 수장, 크리스 멜라단드리가 17일 한국을 찾는다. 그는 18일 열리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마스터클래스에 참석, 신작 <미니언즈> 쇼케이스 및 장편 애니 제작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는 2010년 첫 선을 보인 <슈퍼 배드>를 시작으로 <로렉스>(2013), 그리고 지난해 <슈퍼 배드2>를 크게 히트 시키면서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업계의 신진 세력으로 급부상한 곳. 이렇듯 한동안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의 텃밭이던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등 새로운 제작사들이 연이어 히트작들을 내놓으면서 '군웅할거'의 시대로 접어드는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비록 역사와 전통은 짧지만 만만찮은 내공으로 세계 영화팬을 사로 잡고 있는 신흥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알아보자.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 <슈퍼 배드> 시리즈

 영화 <미니언즈> 포스터

영화 <미니언즈> 포스터 ⓒ UPI코리아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는 월트 디즈니와 20세기 폭스를 거친 제작자 크리스 멜라단드리에 의해 지난 2007년 설립된 제작사지만 <슈퍼 배드> 시리즈를 성공시키면서 만만찮은 위력을 보여줬다.

멜라단드리는 1990년대 후반 20세기 폭스 재직 시절 시각효과 전문 업체였던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의 지분 투자를 담당했던 인물로, 이후 블루스카이 스튜디오는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를 히트시키면서 20세기 폭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폭스에서 독립한 그가 유니버설 픽쳐스의 투자를 유치하며 설립한 것이 지금의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다. 다소 기괴한 모양이지만 귀여움을 더한 독특한 캐릭터들로 채워진 <슈퍼 배드>는 그해 북미 2억 5000만달러, 세계 5억400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면서 업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특히 미국 지역에선 <토이 스토리3>(4억1500만달러)에 이어 2010년 애니메이션 흥행 2위에 올랐고 드림웍스의 자존심 <슈렉 포에버>(2억3800만달러)를 앞지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후 제작된 <바니 버니>(2011)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는 <로렉스>(세계 3억4800만달러)로 결코 반짝 히트 업체가 아님을 증명해 냈다.

그리고 <슈퍼 배드2>는 무려 9억7000만달러 이상을 벌며 기존 강자인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를 위협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그리고 올해 7월엔 <슈퍼 배드>시리즈의 스핀오프격인 <미니언즈>를 통해 또 한번 세계 극장가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을 보면 정신 없을 만큼 보는 이의 혼을 쏙 빼놓는 흥겨움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런 점에서 <슈퍼 배드>, 신작 <미니언즈>의 노란 생명체 '미니언'은 이 회사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기억되고 있다.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

 영화 `아이스 에이지`의 한 장면

영화 `아이스 에이지`의 한 장면 ⓒ 20세기폭스코리아


1987년 설립된 블루스카이 스튜디오는 당초 어린이용 TV 프로그램 및 CF 특수 효과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던 업체였다. 1980년대 디즈니의 초기 3D 디지털 영화였던 <트론>의 제작에 참여한 크리스 웨지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이 회사는 1997년 20세기 폭스의 대규모 투자 이후 영화 특수 시각효과 업체로 탈바꿈한다. 이 무렵 참여한 작품들은 <아마겟돈>, <엑스파일>, 그리고 초대형 블록버스터 <타이타닉>이었다.

이렇듯 애니메이션 제작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던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였지만, <버니>(1998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 수상작) 등을 통해 미약하게나마 애니메이션 제작의 명맥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2000년 폭스가 직접 제작한 < 타이탄 A.E >의 기록적인 흥행 참패는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의 방향성 및 운명을 뒤바꿔 놓게 된다. 

당초 폭스가 자금난 해소를 위해 매각 대상 후보군에 올려놓은 이 회사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기게 되는데, 이게 바로 <아이스 에이지>(2002)였던 것. 이 작품이 세계 시장에서 대성공(3억8000만달러 이상 수입)을 거두자 폭스는 블루스카이 스튜디오를 전면에 내세워 애니메이션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한다.

블루스카이 스튜디오가 지금까지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총 4편의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를 비롯해 <로봇>(2005),<호튼>(2008), <리오>1-2편(2011~2013) 등이다. 비록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와 나머지 영화 간의 흥행 수입 편차가 크게 차이날 만큼 <아이스 에이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게 여전히 약점으로 꼽히지만 말이다.

블루스카이 스튜디오는 올 연말에는 찰리 브라운과 그의 친구 스누피, 라이너스, 루시 등의 소소한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화 <피너츠>의 첫번째 3D 애니메이션인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를 선보이며, 내년엔 다섯 번째 <아이스 에이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전통의 강자, 디즈니-픽사, 드림웍스의 대응은?

 영화 `홈`의 한 장면

영화 `홈`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새로운 도전자들의 등장에  디즈니-픽사, 드림웍스가 가만히 손놓고 있을 리 없다. 드림웍스는 지난 3월 흑인 소녀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홈>으로 먼저 반격에 나섰다. <홈>은 한국에선 5월 말 개봉 예정이다.

2013년 <몬스터 대학교> 이후 한 해를 쉬어 갔던 픽사는 올해 6월 <인사이드 아웃>을 내놓는다.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는 기쁨, 슬픔 등 5가지 감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독특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반면 지난해 <빅 히어로>(한국에선 올해 1월 공개)로 건재함을 과시한 디즈니는 올해 휴식기를 갖는다. 대신 내년에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코믹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로 가족 관객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밖에 <몬스터 호텔>, <아더의 크리스마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시리즈 등으로 틈새 시장에서 재미를 본 소니 픽쳐스는 올 연말 <몬스터 호텔 2>로 흥행 전쟁에 나설 채비를 마친 상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애니메이션 일루미네이션 블루스카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