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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통일 토크콘서트로 정부·언론 '종북몰이'의 중심에 서게 돼 강제출국당한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 시민기자가 자신이 한국에서 직접 겪은 일을 정리해 보내왔습니다. [편집자말]
2014년 12월 3일 열린 탈북자 기자회견의 요지는 나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내가 탈북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나는 통일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면서 "내게 연락을 해오는 탈북자들 중 70~80퍼센트가 북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라는 발언을 했다. 기자회견을 연 탈북자들은 "이는 탈북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들은 12월 11일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북한 기행문을 연재하고 책까지 내다 보니 나는 많은 탈북동포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물론 그 연락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내게 연락을 해오는 탈북자들 10명 중 여덟은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말하곤 했다.

탈북동포들로부터 "돌아가고 싶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몹시 당황했다. '남과 북의 동포들은 한 공동체를 이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내 믿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남과 북의 동포들은 공존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민족적 정서를 공유하고 있지 않다, 결국 통일은 한낱 꿈에 불과한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다. 탈북동포들이 남한에서 누리는 삶이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내가 본 북한의 경제적 빈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기 때문에 더더욱 의문이 들었다.

탈북자들이 북에 돌아가고 싶어하는 이유

 평양역 앞
 평양역 앞
ⓒ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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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북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가 무척 궁금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북에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민족적 정서를 느끼지 못해 어울릴 수 없다'는 게 아니었다. 즉, 이질감 때문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유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첫째, 고향 그리고 가족을 비롯해 두고 온 사람들이 그립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그들에게도 경제적 풍요를 초월하는 가치가 있기 마련이다. 둘째 그들이 남한에서 느끼는 상대적 빈곤과 사회적 차별 때문이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이것이 한때 경험했던 절대적 빈곤보다 더 무섭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북한에서의 생활은 지옥 같았으며 남한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행복한 줄 모른다'고 말하는 일부 종편 출연 탈북자들의 말만 듣고 우리는 많은 탈북동포들의 현실을 모르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닐까. 조국의 평화적인 통일과 민족의 진정한 화합을 원한다면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탈북동포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 북한 관광 이후 나는 유튜브로 탈북자들이 출연하는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그들이 방송에 나와 하는 말들 중 북한의 경제적 결핍에 대해선 나도 많은 부분 동감했다. 물론 과장된 부분이 많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관련기사 : "'이만갑' 폐지 서명운동이라도 하고 싶다").

그러나 일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탈북자들의 말과 내게 연락을 해온 탈북자들의 말 사이에는 크나큰 괴리가 존재한다. 또 내가 판단해봐도 TV 속 탈북자들의 말에 신빙성이 없는 것들이 많이 있기도 하다. 심지어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에 출연한 유명 탈북자조차도 내게 '탈북자들의 말에 신경쓰지 말고 생생한 평양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또 '탈북자들의 거짓 증언에 서명운동을 할 것'이라는 탈북자도 있었다.

내가 한국의 검찰과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담당 검사는 내게 "탈북자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들을 보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아마 기자회견을 한 탈북자들이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변호사를 통해 탈북자들의 개인정보를 가린 뒤 모두 검찰에 제출했다. 다음은 검찰에 제출한 대화 중 일부다.

"TV 출연 탈북자들의 증언... 신경 쓰지 마세요"

 채널A에서 방송 중인 탈북자 출연 예능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
 채널A에서 방송 중인 탈북자 출연 예능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
ⓒ 채널A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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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갑' 출연 탈북자 : "선생님의 글을 읽고 너무 가고 싶은 고향 이야기라 아예 책을 사서 읽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생동하게 표현을 잘해주셨는지요. 정치에 관여치 않은 글을 보면서 '이런 글들이 정말 필요하고, 이런 시각이 필요한데'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말 잘 읽었고, 내 고향 OO에 갔다 온 것만 같습니다. 평양에 못 가본 일부 탈북자들의 이야기에 너무 신경 쓰지 마시고 생생한 평양 이야기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탈북자 1 : "북한은 제가 태어난 곳이고, 저의 부모형제가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언론에서 마치 북한을 마귀 집단처럼, 북한 사람들을 인간이 아닌 것처럼 이야기할 때면 분노가 터진답니다. 저 같은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대변해 주시는 선생님이 고맙습니다. 힘내시고요. 필요하시면 제 주위에 많은 탈북자들과 선생님 응원해드리고 인터뷰도 해드리겠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요. TV에서 탈북자들의 거짓 증언과 (대북) 전단 살포가 탈북자들의 대한민국 정착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 등입니다. 이 문제는 탈북자들 90%가 반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도와드리겠습니다.

선생님, 대한민국이 싫어 선진 유럽으로 떠나간 탈북자들이 3000여 명이 됩니다. 이 사실을 정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살기 힘들어 자살하는 탈북자들도 여러 명 되지만 보수 세력은 이를 숨기고 몇몇 탈북자들을 매수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답니다. 이런 작은 일도 언론에 이야기하십시오. 이것은 거짓이 아니고 사실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조만간 탈북자들의 거짓 증언에 서명운동을 할 겁니다."

탈북자 2 : "고향을 버리고 왔어도 자고 나면 고향이 그립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가 살아온 나날들이 행복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가식이 없고 깨끗한 사람들입니다.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도 없고 돈에 환장한 사람도 없습니다.

(TV에 출연하는 일부 탈북자들은) 돈에 야욕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어쩔 수 없죠. 자본주의 국가에서 살아가니... 본성은 착한데 외부 영향을 받아서인가 봅니다. 북한이 잘살게 돼도 남한처럼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주체성을 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에 사는 그들도 소중한 삶이 있고 통일을 가슴 아프게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 역사, 우리 문화, 우리 핏줄을 사랑합니다. 더욱 소중한 것은 우리 말과 글을 사랑한다는 점입니다. 미래의 희망입니다. 저는 분단 상황을 어떤 방법으로든 끝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향 사람들에게 미안합니다. 앞으로 통일조국의 미래를 위해 힘써주세요. 탈북하신 분들이 고향을 너무 안 좋게만 이야기하셔서 남한사람들은 저를 썩 안 좋게 생각합니다."

"고향 떠났지만... 사실마저 부정하면 안 됩니다"

탈북자 3 : "한국행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가족을 다 잃고 제가 얻은 것이라고는 후회뿐입니다. 나름 열심히 노력해서 돈 배낭 메고 고향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많이 배우고 돈도 짬짬이 벌고 있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기행문이 사실이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선생님들을 비판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비록 고향땅을 떠난 대한민국에 살고 있지만, 사실마저 부정하면서 살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압니다."

탈북자 4 : "사는 게 힘들고 머리 아파요. 한국인들과도 안 맞네요. 비위 맞추면서 살기 힘든 곳입니다. 직장에 가도 사람들 시선이 영 좋지 않더라고요. 삐라(대북 전단) 뿌리는 탈북자 단체 등을 보면, (비록) 저는 고향에서 나왔지만 이곳에서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도 안 좋아요. 언제 돌아갈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동남아시아로 해서 조선영사관으로 해서 (북한에)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어요. 강냉이 먹더라도 마음 편하게 고향에서 가족들하고 사는 게 편할 것 같네요.

제가 중국에 살다가 자수하고 고향에 돌아갔다가 노동단련대라는 곳에 갔었어요. 거기서 한국 국적의 탈북자가 중국에 여행왔다가 잡혀 왔어요. 애까지 데리고 말이죠. 한국 아이가 같이 왔는데 아무 제재 없더군요. 그리고 나서도 몇 명을 봤는데 아무 문제 없었어요. 노동단련대는 1개월부터 최장 6개월 정도 노동으로 정신교육 받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저는 세 번 잡혔고 네 번 나왔어요. 두만강을 수없이 들락날락했어요."

탈북자 5 : 저는 2006년도 북에서 나온 유럽 국적 탈북자입니다. 북한은 제가 태어난 땅입니다. 순간 잘못된 환상과 잘못된 선택을 후회합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조국에 죄인이 됐습니다. 제 고향은 함경북도 OO입니다. 매일 밤 가족들이 보고 싶어 눈물로 밤을 보냅니다. 이제라도 조국에서 후회없이 살고 싶어요.

조국을 떠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세상 자체가 너무 힘들어요. 북에 가고 싶어도 돈을 벌어서 가야죠. 빈손에 어찌 고향에 갑니까. 선생님이 북에 가서 제가 유럽에 산다고 우리 가족에게 이야기하시면, 다음에 제가 돈을 벌어 북에 가도 불이익은 안 당합니다. 탈북자들 언어 살인에 속지 마세요."

이외에도 탈북자들이 보내온 사연은 많다. 이 글에 실은 것은 그나마 언론 지면에 공개하기 적절한 것들이다. 북한을 두고 '끝장토론'을 하려면 TV에 출연하는 탈북자들과 내게 연락을 해온 탈북자들 사이에서 하는 편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대중도서관 토크콘서트, 이렇게 무산됐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11일 오후 '신은미-황선 통일토크콘서트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이 예정된 서울 정동 금속노조 사무실앞에서 "신은미 구속"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건물진입 시도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시위를 벌이고 있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신은미-황선 통일토크콘서트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이 예정된 서울 정동 금속노조 사무실앞에서 "신은미 구속"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건물진입 시도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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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토크콘서트를 주최하겠다는 새정치연합 소속의 국회의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려한 바대로 김대중도서관에서도 장소 대여를 꺼린다는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토크콘서트를 진행하지 못하게 하는 압력이 있음이 느껴졌다. 대체 누가 '국민이 주인'인 국가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게 압력을 가하는 걸까.

주최 측은 매우 난감해 하며 현재의 상황을 내게 전달했다. 토크콘서트가 열리는 당일에 몇몇 극우 보수단체에서 행사를 반대하는 집회를 비롯해 무력 행사나 기물파손도 감행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나는 "저로 인해 다른 사람이나 단체에 손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라는 말로 정중하게 토크콘서트 개최를 사양했다. 그리고 '종북몰이' 속에서도 온갖 비난을 견뎌가며 토크콘서트를 성사하려고 한 이 국회의원에게 경의와 함께 고마움을 전했다.

나는 주최 측에 나머지 일정을 물었다. 이제 대구, 전주, 부산이 남았다고 한다. 이미 토크콘서트 티켓이 많이 팔렸으며, 구매한 분들로부터 '어떻게 해서든지 토크콘서트를 강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주최 측은 내게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강단을 떠나기 전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었음과 동시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었다. "가수는 단 한 사람의 청중이 있어도 노래를 부른다"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주최 측은 대구, 전주, 부산 세 군데 모두 대관 장소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도 전했다. 그래서 새로운 장소를 물색 중이라고 했다. 전주의 경우, 토크콘서트 개최 자체도 불투명했다. 그런데 다행히 익산에 있는 한 대학 교수가 전주 대신 다른 곳에서 토크콘서트를 열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후일 '익산 통일 토크콘서트 사제 폭발물 테러사건'으로 알려진 바로 그 콘서트였다.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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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음대 졸업.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음악박사. 전직 성악교수 이며 크리스찬 입니다. 국적은 미국이며 현재 켈리포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2011년 10월 첫 북한여행 이후 모두 9차례에 걸쳐 약 120여 일간 북한 전역을 여행하며 느끼고 경험한 것들 그리고 북한여행 중 찍은 수만 장의 사진들을 오마이뉴스와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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