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개봉과 동시에 흥행 신기록을 세우며 관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작품성과 더불어 대중영화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흥행성'이다.  특히 엄청난 대자본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주요 출연 배우들을 톱스타의 대열에 올려놓기도 한다.

이런 대작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스타 배우들은 과연 다른 출연작에서도 큰 재미를 봤을까?  최근 몇년 사이 눈부신 활약상을 벌인 주요 스타 배우들의 사례를 통해 블록버스터 영화 출연 전 vs 출연 후의 모습을 비교해봤다. (기자 주: 흥행 수입은 북미 시장 기준. 자료 출처 : 박스 오피스 모조 등.  카메오급 조연 및 목소리 출연은 제외)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이언맨>, <어벤져스> 시리즈


20대부터 <새터 데이 나이트 라이브>, <자니 비 굿>, <백 투 스쿨> 같은 코미디 TV쇼, 영화 등에 출연하며 눈도장을 찍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1993년 찰리 채플린의 전기영화 <채플린>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잇단 마약 파문, 이혼 등 사생활의 부침을 겪으며 배우로서 거의 재기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후일 <아이언맨3>로 호흡을 맞춘 셰인 블랙의 감독 데뷔작 <키스 키스 뱅뱅>은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했고 스릴러 물의 대가 데이빗 핀처(세븐, 나를 찾아줘) 감독 연출, 제이크 질렌할 & 마크 러팔로와 호흡을 맞춘 <조디악>도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언맨>의 성공 이후 다우니 주니어의 상당수 출연작 역시 흥행에선 비교적 무난한 실적을 올렸다.  

B급 유머로 중무장한 코미디 <트로픽 썬더>에선 이례적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노미네이트 되는 등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2편의 <셜록 홈즈> 시리즈는 미국에서만 총 4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등 블록버스터 영화의 후광을 가장 톡톡히 본 배우 중 한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가 출연한 흥행 대작들의 틈바구니 속에 <솔로이스트> <더 저지> 등의 작품들은 비록 관객 몰이에 실패했지만 전자는 철저히 저예산 예술영화를 지향했고 후자 역시 가볍게 찍은 법정-가족 드라마인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될만한 성적표를 받았다고도 볼 수 있다.

2005년 <키스 키스 뱅뱅>  424만달러
2007년 <조디악> 3308만달러
2008년 <아이언맨> 3억1841만달러

2008년 <트로픽 썬더> 1억1051만달러
2009년 <솔로이스트> 3172만달러
2009년 <셜록 홈즈> 2억902만달러

2010년 <아이언맨2> 3억1243만달러
2010년 <듀데이트> 1억53만달러
2011년 <셜록홈즈 2> 1억8684만달러

2012년 <어벤져스> 6억2335만달러
2013년 <아이언맨3> 4억901만달러
2014년 <더 저지> 4711만달러
(주 : 2005년 이후 작품만 선정)


◆ 마크 러팔로 <어벤져스> 시리즈

우리에겐 <어벤져스> 시리즈의 헐크, 음악영화 <비긴 어게인>의 한물 간 음악 PD로 기억되는 배우.  사실 <어벤져스>이전엔 주로 조연 위주 출연이었고 이렇다한 주연 성공작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나름 비중이 큰 역할을 맡았던 로맨틱 코미디 <저스트 라이크 헤븐>은 엄연히 리즈 위더스푼의 영화였고 애드리안 브로디와 함께 주연을 맡았던 코미디 <블룸형제 사기단>은 대참패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1억 달러 흥행 수입 이상을 넘긴 <셔터 아일랜드>도 주연은 톱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성공은 그에게 헐크라는 배역을 얻게 하는데 크게 기여를 했다. 앙상블 범죄 코미디물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은 현재 2편이 제작될 만큼 제법 큰 재미를 봤고 실제 살인 사건을 영화로 옮긴 <폭스캐쳐>는 평단의 호평을 얻어냈다.

비록 <비긴 어게인>은 미국 시장에선 흥행에서 실패했지만 유독 한국에선 이례적인 관객동원에 성공하며 해외 시장과 무관한 흥행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2005년 <저스트 라이크 헤븐> 4831만달러
2007년 <조디악> 3308만달러
2008년 <블라인드니스> 335만달러

2009년 <블룸형제 사기단> 353만달러
2010년 <셔터 아일랜드> 1억2801만달러 (조연)
2012년 <어벤져스> 6억2335만달러
2013년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 1억1772만달러

2013년 <땡스 포 셰어링> 106만달러
2014년 <비긴 어게인> 1617만달러
2014년 <폭스캐처> 1209만달러
(주 : 2005년 이후 작품만 선정)


 빈 디젤이 출연한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의 한 장면

빈 디젤이 출연한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의 한 장면 ⓒ UPI코리아


◆  빈 디젤 <분노의 질주> 시리즈

좀 특이한 케이스다. <분노의 질주>시리즈를 제외하곤 딱히 다른 출연작을 찾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아무래도 액션 배우라는 연기력의 한계에서 오는 작품 선별의 폭이 크기 못한 결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제외하고 북미 1억달러를 넘긴 출연작은 <트리플 엑스>, 군 특수부대 출신 보모로 등장한 액션 코미디 <패시파이어> 딱 2작품 뿐이다.   한편 빈 디젤이 이례적으로 애정을 갖고 출연중인 <리딕> 3부작 시리즈는 SF 물 치곤 저예산 제작이다보니 흥행 성적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어떤 면에선 <분노의 질주> 성공은 배우 빈 디젤 입장에선 운신의 폭을 제약하는 결과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2000년 <에이리언 2020> 3924만달러
2001년 <분노의 질주> 1억4453만달러
2002년 <트리플 엑스> 1억4210만달러

2003년 <빈 디젤의 디아블로> 2673만달러
2004년 <리딕: 헬리온 최후의 빛> 5776만달러
2005년 <패시파이어> 1억1308만달러
2008년 <바빌론 AD> 2253만달러

2009년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 1억5506만달러
2011년 <분노의 질주:언리미티드> 2억983만달러
2013년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 2억3867만달러
2013년 <리딕> 4202만달러
2015년 <분노의 질주:더 세븐> 3억달러

(주 : 2000년 이후 작품만 선정)

 크리스찬 베일이 출연한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한 장면

크리스찬 베일이 출연한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한 장면 ⓒ 워너 브러더즈 코리아


◆  크리스찬 베일 <다크 나이트> 3부작

앞서 언급했던 배우들과 달리 10대시절부터 활동한 탓에 출연작 숫자가 엄청난 편이다.  물론 첫 주연작 <태양의 제국>(1987년), <스윙 키드>(1993년) 등은 흥행 면에선 재미를 보진 못한 편이다.

배트맨을 맡기 이전 출연작들의 성적은 고만고만했다.  첫번째 블록 버스터 출연작인 <레인 오브 파이어>, 제2의 '매트릭스'를 꿈꿨던 <이퀼리브리엄>은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다크 나이트> 3부작으로 톱스타의 대열에 합류했지만 이후 선택한 영화들은 여타 배우들에 비해 블록버스터, 저예산 예술 영화 등 범위가 상당히 넒은 편이다. 

크리스찬 베일의 최근 출연작들을 살펴보면 흥행 대작을 통해 거둔 부와 명성을 기반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영화를 맘껏 선택함과 동시에 '배트맨'이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도도 살짝 엿보인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엑소더스:신들과 왕들>과 밥 딜런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담아낸 <아임 낫 데어>는 가장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그의 출연작으로 손꼽을 만하다.   덕분에 그의 출연작이 벌어들인 수입의 편차 역시 극과 극이다

그에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안겨준 <더 파이터>, 평단의 호평을 받은 <아메리칸 허슬>은 흥행면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낸 반면,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중국 영화 <진링의 13소녀>와 범죄 스릴러물 <아웃 오브 더 퍼니스>는 물음표 붙는 실적을 거두는데 그쳤다.

2000년 <아메리칸 싸이코> 1507만달러
2002년 <레인 오브 파이어> 4306만달러
2002년 <이퀼리브리엄> 120만달러

2005년 <배트맨 비긴스> 2억685만달러
2006년 <프레스티지> 5308만달러
2007년 <레스큐 던> 549만달러

2007년 <3:10 투 유마> 5360만달러
2008년 <아임 낫 데어> 401만달러
2008년 <다크 나이트> 5억3485만달러

2009년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1억2532만달러
2009년 <퍼블릭 에너미> 9710만달러
2010년 <더 파이터> 9361만달러

2012년 <진링의 13소녀> 31만달러
2012년 <다크 나이트 라이즈> 4억4813만달러
2013년 <아웃 오브 더 퍼니스> 1133만달러

2013년 <아메리칸 허슬> 1억5011만달러
2014년 <엑소더스:신들과 왕들> 6501만달러
(주 : 2000년 이후 작품만 선정)


덧붙이는 글 본인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배우 흥행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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