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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는 외국인 책임으로 돌리는 라오스, 라오스에서 발가락을 두개나 절단해야 하는 사고를 당했지만 딸아이는 그래도 다시 가고 싶은 첫 번째 나라로 꼽습니다.
 교통사고는 외국인 책임으로 돌리는 라오스, 라오스에서 발가락을 두개나 절단해야 하는 사고를 당했지만 딸아이는 그래도 다시 가고 싶은 첫 번째 나라로 꼽습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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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게 무슨 개떡 같은 일이냐고 길길이 뛰어봤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습니다. 그 나라는 그렇다고 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일, 말도 안 되는 일이 버젓하게 벌어지는 걸 경험해야만 했습니다.

2011년 초, 몇 달 라오스에서 생활(여행)하다 돌아올 거라며 떠났던 딸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한국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태국에 있는 국제병원으로 이송돼 입원중이라고 했습니다.

놀라지 말라며, 발가락 두 개를 절단했다고 했습니다. 응급치료를 받은 병원에서 며칠 더 치료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에 있는 수지(손가락 발가락)전문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철심까지 박고 수술한 발가락이 바르지 않아 철심을 뽑아내고 다시 수술을 했지만 한번 잘려나간 발가락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라오스에서 교통사고는 외국인 책임

여행을 하다보면 사고를 낼 수도 있고,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귀국한 딸로부터 들은 라오스 이야기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발가락을 두 개씩이나 잃는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것까지는 이해 못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고 후 처리과정은 말도 안 됐습니다. 

오토바이 사고로 발에서 피가 철철 흐르고 있음에도 가해자에게 몇 백 불의 돈을 주기 전까지는 사고현장을 떠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단 1초라도 빨리 응급조치를 해야 하는데 돈을 내놓지 않으면 떠날 수 없다며 잡고 있는 현지인들 때문에 정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몇 백 달러를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딸아이는 '그 나라는 그렇다'고 했지만 도저히 믿어지지 가 않았습니다. 대명천지에  어디 그런 몰상식한 나라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너(딸)만 재수 없게 걸린 불행한 경험일 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닌가 봅니다. 그 나라는 진짜 그런 가 봅니다. 사고가 나면 무조건 외국인이 책임을 져야하는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당연한 듯 버젓이 벌어지는가 봅니다.

외국인이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오토바이와 충돌을 했다. 이 경우 외국인에게 잘못이 없더라도 그냥 갈 수는 없다. 대부분의 라오스인은 외국인이 교통사고를 낸 라오스인에게 어느 정도 보상을 해주기를 바란다.

왜일까.
사고를 낸 라오스 오토바이를 고치는 데 돈이 들어야 하고, 만약 다쳤다면 당분간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외국인이 생각하면 기가 찰 노릇이지만 경찰을 불러 사건 경위를 따지자면 시간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 대개 오토바이 운전자가 경제적인 여력이 없어 도움이 안 된다. 웬만하면 현장에서 어느 정도 돈을 주고 해결하게 된다. -<비밀의 라오스> 205쪽-  

감춰진 라오스까지를 담은 <비밀의 라오스>

 <비밀의 라오스> (지은이 한영규 / 펴낸곳 매경출판(주) / 2015년 4월 5일 / 값 2만 원)
 <비밀의 라오스> (지은이 한영규 / 펴낸곳 매경출판(주) / 2015년 4월 5일 / 값 2만 원)
ⓒ 매경출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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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라오스>(지은이 한영규, 펴낸곳 매경출판(주))는 2009년부터 라오스에서 살고 있는 저자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라오스는 물론, 비밀처럼 쉬 드러나지 않는 라오스의 실상을 낱낱이 소개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기행문이나 관광지를 소개하는 정도의 내용이라면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정도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게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책, <비밀의 라오스>에서는 오랫동안 꼭꼭 씹어야만 우러나는 감칠맛처럼 라오스에 배어있는 가치와 문화, 라오스 사람들이 숭상하는 전통과 생활까지 진하게 우려내고 있습니다. 

교통사고는 외국인 책임으로 돌리는 것처럼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초상집을 '좋은 집'이라는 뜻의 '흐안디Heuan Dee'라 하고, 돈을 주고받는 약혼식, 1년에 20만 원도 되지 않는 대학등록금…

위양짠에 있는 라오스 국립대학교는 이 나라 최고의 종합대학이자 인재의 산실이다. 동독(Dong Dok) 지역에 있다 해서 통상 통독대로 불린다. 그런데 이 대학의 등록금은 연간 20만 원이 안 된다. 기숙사 방값은 연간 4만 원이 지나지 않는다. <비밀의 라오스> 159쪽-  

발가락을 잃었어도 다시 가고 싶은 첫 번째 나라

발가락을 두 개씩이나 잃어버렸음에도 딸아이는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라오스를 꼽는 걸 망설이지 않습니다. "말도 안 되는 몰상식이 판치는 나라가 뭐 그리 좋아서 다시 가고 싶은 첫 번째로 꼽느냐"고 핀잔을 주듯 물으면 딸아이는 "그냥 다 좋다"고 합니다.

조금 불편할 수도 있고,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불편함보다 훨씬 큰 평온, 상식으로는 재단할 수 없는 어떤 행복감이 저절로 차오르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눈으로 보는 풍경, 귀로 듣는 음악, 입으로 맛보는 맛남이 좋은 여행도 분명 좋습니다. 하지만 눈으로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는 그 무엇까지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이라면 한층 더 좋은 것입니다. 

<비밀의 라오스>는 라오스를 보다 깊고 폭 넓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잠만경 같은 책입니다. 특히 라오스 여행을 앞두고 미리 읽어 보는 <비밀의 라오스>는 오감을 초월하는 또 하나의 감각, 라오스를 여행하는 내내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는 라오스를 진하게 탐색하게 해 줄 성능 좋은 촉수가 돼 줄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비밀의 라오스> (지은이 한영규 / 펴낸곳 매경출판(주) / 2015년 4월 5일 / 값 2만 원)



비밀의 라오스 - 순수의 땅에서 건져 올린 101가지 이야기

한명규 지음, 매일경제신문사(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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