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박진영 ⓒ JYP엔터테인먼트


혹자는 "소속사 가수인 미쓰에이를 누르니 좋으냐"고 묻지만, 사실 1주일이면 판가름이 나는 가요계의 현실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지난 30일, 새 음반을 발표한 미쓰에이가 음원 차트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할 줄은 프로듀서인 박진영도 몰랐다.

음원 차트에서 2주 이상 1위를 하는 곡이 없는 데다가, 자신의 컴백은 < K팝 스타 시즌4 > 결승전에 맞춰져 있던 상황. '어머님이 누구니'로 본의 아니게 미쓰에이의 '다른 남자 말고 너'를 제치고 주간 음원차트 1위에 오른 박진영은 "뻘쭘하다"고 멋쩍어했다. 지난 20일, 취재진과 만난 그가 "이따 페이와 지아에게 밥을 사주기로 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야해야 박진영답다?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나다운 것"

박진영은 제작자이자 가수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앨범을 프로듀싱하지만, 동시에 가수로서 자신의 커리어도 꾸준히 쌓아가고 있다. 지난 2013년 '놀만큼 놀아봤어'라고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노래하던 그는 지난 12일 발표한 싱글 < 24/34 >에서 "어머님이 누구니"라고 묻는다. 박진영이 흥미를 느끼는 "건강하고, 밝고, 유쾌하면서 섹시한" 음악이다. 

박진영은 이 곡에서 여성의 허리, 엉덩이 사이즈를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스스로는 "근본적으로 내가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지만 '어머님이 누구니'를 세상에 내놓기 전, 혹시 누군가를 불쾌하게 할까 봐 걱정도 했다. 그는 "가장 좋은 바로미터는 여성들이 듣고 기분이 나쁘냐 안 나쁘냐인데 회사 여직원들이 처음에 듣고 다들 웃더라"면서 "애초에 무시하는 마음이 아니라 정말 감탄하는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 직업의 제일 좋은 점은 재밌어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거다. 난 항상 그때그때 튀어나오는 음악을 한다. 야한 상황이면 야한 노래가 나오고, 고민과 고뇌에 빠지면 그런 음악이 나온다.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박진영다운 것 아닐까? 야한 쪽을 나답다고 표현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긴 하다. 이쪽 음악은 나만 하니까 그런가. 사실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1/4 정도다. '대낮에 한 이별' '놀만큼 놀아봤어' 등이 합쳐져야 박진영다운 거라고 생각한다."

"60살의 무대 위해 노화 늦추고 몸 상태 유지"

 박진영

ⓒ JYP엔터테인먼트


"유쾌하게 노골적인 것"은 좋지만, "음란하고 퇴폐적으로 노골적인 것"은 싫다는 박진영. 그는 언젠가부터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자신의 노력과 상관없이 흘러가는 결과 대신 그에 이르는 과정을 지켜보기 시작한 것. '어머님이 누구니'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좋은 결과에 오만해지지 않고, 또 나쁜 결과에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는 그는 다만 "힘이 좀 난다"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60살 때, 최고의 춤과 무대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한 이후, 60세에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삶의 패턴을 맞췄다. 지난 몇 년간 의학과 생물학을 가장 많이 공부한 것도 노화를 더디게 할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그 덕분에 3년 가까이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고, 얼굴에 잔주름도 되게 많이 없어졌다. 춤출 때도 20대 때보다 훨씬 여유롭다. 시계를 완전히 뒤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다만 자연의 섭리로 이를 이겨내려니 고통스럽긴 하다."

그는 왜 60살을 목표로 삼았을까. "50살까지는 몇 년 안 남았기 때문에 좀 쉬운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레그프레스를 360kg 기준으로 90개씩 매일 한다는 박진영은 "20대 때의 몸 상태를 유지하려면 힘과 스피드가 필요하다"면서 "요즘 젊은이들이 너무 힘들게 살지 않나. 그런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게 나도 같이 힘들게 살아주고 싶다"고 털어놨다.

"성실하고 올바르게...조심할 필요 없는 훌륭한 사람 되었으면"

 박진영

ⓒ JYP엔터테인먼트


지난 3월 전해진 미쓰에이 수지와 이민호의 연애 소식은 박진영도 모르는 것이었다. 그는 "수지가 남자를 만나거나 데이트를 하면 나한테 다 말하곤 했다"면서 "상담하고 그런 사이였는데 이번엔 (교제 기간이) 짧았다"고 했다. 평소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하거나 게으를 때만 소속 연예인을 혼낸다는 박진영은 "연애는 그런 일이 아니지 않으냐"면서 "다만 이상한 사람을 사귈까 봐 걱정이었는데 (이민호는) 다 좋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더라"고 전했다.

"평소 조심하면 언젠가 실수를 한다. 그래서 나는 조심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한다. 막 표현해도 될 정도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거지. 성실하고 올바르면 되는 것 같다. 또 세상의 게임의 룰이 좀 더 공정했으면 좋겠다. 연예계라도 바꿔보려고 지난 몇 년간 정말 노력했는데 2년 동안 발버둥 치다가 절망했다. 모든 순위와 시상식에는 이해관계가 있다. 가진 자들이 패러다임을 짜는 현실이 슬프다. 그래도 계속 열심히 하면 내게 조금씩 힘이 오겠지."

자신이 속한 연예계의 '게임의 룰'을 고민하고, 정말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몰라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걸그룹 멤버를 추리려고 한다는 그. 이런 제작자의 모습도 있지만, 박진영은 "내 음악이 내 인생의 기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늘 새로운 곡을 만든다. 그가 부르는 곡들은 오는 8월께 더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 편집ㅣ이선필 기자


박진영 어머님이 누구니 수지 미쓰에이 다른 남자 말고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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