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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그들을 위한 부동산 정보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건설사에도 언론사에도 '돈 안 되는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서울에 사는 1·2인 가구를 위한 전·월세 정보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이 사는 지역의 유용한 정보도 댓글로 알려주세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실전 셋방 찾기를 응원합니다. [편집자말]
[특별취재팀]
취재 : 김동환·고동완·김재환·박다영·송지희·양원모·이유진·정민경
개발 : 황장연 최용민 디자인: 봉주영 신수빈

[바로가기] ☞ 내게 맞는 동네는? '실전 셋방 찾기' 지도검색

"광화문이 코앞이니까 교통도 편하고 맛집도 많잖아요. 몇 번 가보니까 동네 분위기도 좋은 게, 눌러앉아서 살고 싶더라고요."

프리랜서 디자이너인 서영주(가명·39)씨는 지난해 말부터 종로구 서촌의 매력에 푹 빠졌다. 오밀조밀 골목길마다 자리 잡은 맛집과 술집, 동네 뒤로 펼쳐진 인왕산까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없었다. 그는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친구와 의기투합해 이 동네에 함께 살 집을 알아보기로 했다.

'뜨는 동네'다 보니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18평(59.4㎡) 크기의 투룸 주택도 조금 깔끔하다 싶으면 전세 2억 원을 가볍게 넘겼다. 서씨는 "계속 매물을 알아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마땅한 물건이 없었다"면서 "도리어 처음 집을 보던 몇 개월 전보다 임대비용이 점점 오르는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촌은 종로구 청운효자동 일대를 가리키는 별칭이다. 경복궁 서쪽에 있는 동네라는 뜻이다. 전형적인 한옥촌 중 하나였던 이곳은 최근 몇 년 새 영화, 방송에 집중적으로 소개되며 관광 명소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동네가 유명해지니 보증금이며 월세가 올라 살기가 점점 버거워지는 것 같다"는 게 일부 토박이 세입자들의 하소연이다.

서촌의 맛집 골목인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
 서촌의 맛집 골목인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
ⓒ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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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5평 원룸, 기본 월세가 60만~70만 원"

서촌이 신흥 '맛집 동네'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다. 그전에는 자하문 부근의 만둣집이나 경복궁 인근 삼계탕집 정도가 유명할 뿐 이렇다 할 명소는 없는 평범한 주택가였다.

주민 이아무개(35)씨는 이 지역에서 20년째 살고 있지만 서촌이 왜 이렇게 유명해졌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어느 날부턴가 갑자기 매스컴에 오르내리더니 평범한 동네 통닭집도 블로거들이 찾는 맛집으로 둔갑해있었다"면서 "오래 산 사람들은 그때 사실 좀 어리둥절해 했다"라며 웃었다. 

이유야 어떻든 동네가 유명해지자 진짜 맛집들이 속속 입점하기 시작했다. 특이한 빵집부터 타르트 전문점, 옛날 국숫집, 이탈리아 레스토랑, 프랑스 레스토랑 등 종류도 다양했다. 지금은 인터넷을 검색하면 이들 맛집을 정리한 '서촌 맛집 지도'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

주택 위주의 동네에 맛집들이 들어서니 임대료도 덩달아 올랐다. 서촌의 ㄱ공인중개사 김아무개(46·남) 대표는 "요즘은 원룸 5평을 기준으로 기본 월세가 60만~70만 원"정도 라고 설명했다. 광화문과 가깝다는 점을 감안해도 가격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는 "정부청사나 광화문에서 일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다"고 설명했다.

세입자들의 반응은 둘로 갈린다. 서촌이 유명해진 후에 이사온 사람들은 '납득할 만한 가격'이라는 쪽이다. 서촌 누하동 원룸에서 3년 정도 살았다는 직장인 박아무개(33·여)씨는 "직장이 가까워 여기서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월세는 70만 원 정도를 내지만 5분만 걸어가면 지하철역이 있고 주변에 맛집과 커피전문점 등 편의시설도 많아 딱히 비싸다는 느낌은 덜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지역에 오래 전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이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급격히 뛴 임대료 때문에 이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누상동 주민인 박아무개(31)씨는 "올해 11월까지가 계약기한인데 임대료가 너무 올라서 구기동 쪽을 알아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는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였는데 요즘은 주말마다 너무 시끄러워서 집만 구해지면 아예 일찌감치 옮길까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북촌 한옥마을 전경, 멀리 남산타워가 보인다.
 북촌 한옥마을 전경, 멀리 남산타워가 보인다.
ⓒ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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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한옥 원룸' 5평에 30만~40만 원

서촌의 지역적 이점을 누리고 싶지만 비싼 가격이 부담되는 1인 가구라면 '북촌'을 찾아볼만 하다. 북촌은 종로구 삼청동, 가회동, 안국동 등을 일컫는 별칭이다. 서촌처럼 광화문 방면으로 도보 접근이 가능하고 지하철 안국역 등을 통해 3호선을 이용할 수 있다.

몇 년 전 삼청동이 도심 명소가 되면서 북촌도 서촌처럼 주택 임대비용이 치솟았다. 지금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인근은 월세 시세가 70만 원 이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북촌의 중심인 '한옥마을'에 한옥을 고쳐서 만든 저렴한 '한옥 원룸'들이 생겨나고 있다. 

한옥 원룸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에 비해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북촌의 ㄱ공인중개사 김성현(가명·55·남) 대표는 "(한옥 원룸) 매물은 5평(16.5㎡)에 30만~40만 원 수준으로 저렴해서 나오면 바로바로 나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겉모습은 한옥이라도 내부는 전부 현대식이라 살기도 불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의 소개로 안국역 인근에 있는 월세 30만 원의 한옥 원룸을 둘러봤다. 골목 안쪽에 있어 가는 길이 다소 복잡했지만 헷갈릴 정도는 아니었다. 외관은 일반적인 한옥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내부는 전체가 다 현대식이라 사실상 바깥만 한옥으로 꾸며 놓은 기분이었다. 5평(전용면적은 13.5㎡)짜리 원룸에는 싱크대, 세면대가 같이 배치돼 있었지만 크게 좁아보이진 않았다.

북촌 주민인 직장인 송아무개(33·남)씨는 이 동네의 가장 큰 매력으로 '한적함'을 꼽았다. 송씨는 "퇴근 후 광화문에서 집으로 올라가다 보면 갑자기 (동네가) 조용해져 다른 곳에 온 기분"이라면서 "광화문 회사와 도보로 15분 이내에 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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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최유진 기자



태그:#실전셋방찾기,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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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대학생입니다. 미생입니다. 완생은 바라지도 않고, 중생이나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 21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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