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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지역 학부모들은 18일 오후 함안 함주공원에서 "뿔난 함안군민 아이 손잡고 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걷기대회"를 열었다.
 함안지역 학부모들은 18일 오후 함안 함주공원에서 "뿔난 함안군민 아이 손잡고 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걷기대회"를 열었다.
ⓒ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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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도전하시는
상상초월 도지사님,
급식은 교육이며 사랑입니다.
식비 아껴서 뭐할라꼬!"

"무대포 홍준표 지사는
상식이 없습니까?
급식은 우리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식생활은 우리가 누릴 기본 권리입니다."

18일 경남 고성 송학고분 앞마당에서 열린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학부모·학생 한마음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무상급식 4행시 짓기'를 했다. 이날 이곳을 비롯해 경남지역 6곳에서 수백 명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모여 무상급식을 외쳤다.

경남은 지난 4월 1일부터 특수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교가 유상급식으로 전환했다. 이전까지는 읍·면 지역은 초·중·고교, 동 지역은 초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이 제공됐다. 그러나 홍준표 경남지사와 18개 시장·군수들은 급식 식품경비 지원을 중단했다.

홍 지사와 시장·군수들은 급식 식품경비 지원 예산을 전용해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조례는 4~5월 사이 시·군의회에서 다루어질 예정이다.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는 현재까지 경남도만 제정되어 있다. 김해·통영시의회는 보류했고 나머지 의회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경남 곳곳에 모인 학부모들, 입을 모아 "무상급식 재개"

18일 경남 사천 사남초전공원에서 열린 '밥 주세요 의무급식 지키기 학부모 한마당'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홍준표 박 터뜨리기'를 하고 있다.
 18일 경남 사천 사남초전공원에서 열린 '밥 주세요 의무급식 지키기 학부모 한마당'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홍준표 박 터뜨리기'를 하고 있다.
ⓒ 박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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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 지역별로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운동본부와 학부모들이 SNS를 통해 뭉쳤다. 이번 주말(18~19일) 사이 경남 지역 곳곳에서 무상급식 지키기 행사가 열렸다.

18일, 고성에서는 주최 측에서 집회 참가자들에게 나눠줄 물병 1000개를 준비했으나 거의 소진됐다. 주최 측 관계자는 "고성에서 열린 집회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것 같다"며, "물병 숫자만큼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YES 무상급식, NO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남산 보광사 앞까지 2km 정도를 걸었다.

참가자들은 '학부모 1분 발언'과 '무상급식 4행시 짓기'를 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한 어머니는 "대개 부모들은 맞벌이를 해서 아침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할 때가 많은데, 그래도 점심때는 영양사들이 해주는 급식을 먹으면서 영양을 보충한다"며 "하루빨리 무상급식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동지역 학부모들은 18일, 송림공원에서 무상급식 지키기를 위해 모여 거리를 행진했다.
 하동지역 학부모들은 18일, 송림공원에서 무상급식 지키기를 위해 모여 거리를 행진했다.
ⓒ 이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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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송림공원에서도 학부모와 학생 350여 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체험 활동을 벌인 후, "밥 줘요", "급식이 교육이다", "밥을 먹어야 공부도 잘한다"라고 쓴 피켓을 들었다. 하동군청-하동교육지원청 앞까지 갔다가 강둑길을 따라 다시 돌아왔다.

참가자들은 다시 송림공원에 모여 '홍 지사 밥 줘요'(개사곡)라는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준비해 온 도시락 등을 나눠 먹었다.

함안에서도 학생과 학부모가 모였다. 400여 명의 참가자들은 함주공원에 모여 간단한 행사를 연 뒤 함안군청 앞까지 4km 구간을 걸었다. 이들의 손에도 "급식도 교육이다", "무상급식 실시하라"고 쓴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중학생 자녀 둘을 둔 김은영(43·함안)씨는 "의무급식은 아이들의 평등한 밥상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어른도 마음이 아픈데, 아이들에게 눈치 보는 밥을 어떻게 먹일 수 있나"라며 "홍준표 지사가 선거 때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치기 소년도 아니고 왜 말을 바꾸나, 밥을 주었다가 빼앗아 간 꼴이다"며 "무상급식이 재개될 때까지 우리는 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지사, 제발 마음 돌려주기를..."

산청지역 학부모들은 18일 산청군청 앞에서 터미널 등을 돌아오며 '의무급식 실현을 위한 거리행진'을 벌였다.
 산청지역 학부모들은 18일 산청군청 앞에서 터미널 등을 돌아오며 '의무급식 실현을 위한 거리행진'을 벌였다.
ⓒ 최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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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에서는 3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산청 읍내를 돌았다. 참가자들은 산청군청 앞 한마음공원에서 행사를 연 뒤, 산청고-버스터미널 앞을 지나 총 3km 정도를 걸었다. 이들은 "홍준표 아웃", "밥은 교육이고 밥은 민주주의다", "산청군의회에서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누가 찬성하는지 지켜보겠다"고 외쳤다.

고등학생 자녀 둘을 둔 정상균(51·산청)씨는 "당연히 무상급식이 되어야 한다"며 "고등학생 1명당 월 6만 원 안팎의 급식비가 들어간다고 하는데, 2명이다 보니 사실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사천 사남초전공원에서 열린 '밥 주세요, 의무급식 지키기 학부모 한마당' 행사에는 500여 명의 인파가 모였다. 이들은 학부모 발언에 이어 '홍준표 아웃 박 터뜨리기' 등 여러 행사에 참여했다.

초등학생 자녀 셋을 둔 임경미(39·사천)씨는 "아이들도 은연중에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듣고 다 안다"며 "밥 먹을 때 누구는 돈 내고 누구는 돈 안 내는 것을 아이들이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임씨는 "의무급식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도지사님한테 좀 심한 말도 하고 싶지만 제발 의무급식이 될 수 있게 마음을 돌려서 힘을 써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창원마산 내서에서는 '무상급식을 되찾기 위한 주민 광려천 따라 걷기' 행사가 열렸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삼계와 호계 지역에서 각각 모여 청아병원 앞에 집결한 뒤, 광려천을 따라 총 2km 정도 걸었다.

박종훈 교육감은 이날 사천과 마산 내서에 열린 행사에 참석해 학부모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창원 마산 오동동 문화의 거리와 창녕 유채꽃축제 현장에서도 학부모들이 손팻말 선전전을 벌였다.

김해 장유 지역 학부모들은 오는 19일 오후 3시 30분, 율하 기적의 도서관 옆 공연장에서 '무상급식 지키기 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앞으로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학부모 행사가 열린다고 밝혔다. 경남운동본부는 260여 명의 시·군 의원에게 질의한 '무상급식 찬반 공개질의'의 결과를 20일 발표할 예정이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태그:#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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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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