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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여름, 일본 홋카이도 동쪽 츠루이 마을에서 우핑한 이야기입니다. 우프(World-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는 1971년에 영국에서 처음 시작한 전 세계 유기농 농장 네트워크입니다. 유기농 농장을 포함하여 친환경적이고 대안적인 삶을 사는 곳에 가서 하루에 정해진 시간을 일하고 숙식을 제공받는 문화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 기자 말

 사치코씨가 직접만든 까망베르 치즈
 사치코씨가 직접만든 까망베르 치즈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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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찍 일어났다. 바로 옆 농장에 우유를 가지러 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사치코씨, 쏘냐 그리고 나는 차를 타고 농장에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길 앞에 노루 두 마리가 지나갔다. 천천히 운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노루는 여유롭게 숲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트 엔트리 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야생 동물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산책하고 있는 노루 가족이나, 여우는 물론이고 심지어 가끔 곰도 보인다고 했다. 또한 겨울에는 두루미가 시베리아에서 추위를 피해 날아오는데, 아시아 최대의 두루미 서식지가 바로 츠루이에 있다고 하니 분명 그 모습 또한 장관이리라.

 아침에는 젖을 짜고 오후에는 목장에 방목하는 일본 농가 소들
 아침에는 젖을 짜고 오후에는 목장에 방목하는 일본 농가 소들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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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농장에 도착했다. 지난 번 농장일을 도와주러 왔던 한 스태프가 우리를 안내했다. 농장은 생각보다 컸다. 젖소 여러 마리의 젖을 짜기 위해 소들은 농장 안에 들어가 있었다. 아침에 젖을 짜고 난 뒤에는 목장에 방목한다고 했다. 목장 안의 싱싱한 풀을 매일 먹고 자라는 소들은 분명히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아침에 짠 신선한 우유를 가지고 하트 엔트리로 돌아왔다. 치즈를 만든다고 했다. 레스토랑 옆에는 치즈 만드는 곳이 따로 있었는데, 위생을 위해서 들어가기 전에는 옷과 신발을 소독한 뒤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가지고 온 우유를 치즈를 만드는 기계 안에 부었다. 미지근한 온도로 계속 저어주는 기계였는데, 이틀 정도가 지나면 숙성이 된다고 했다.

아침에 짠 우유로 만든 건강한 피자

우리는 그날 오후 모차렐라 치즈를 만들었다. 어느 정도 숙성이 된 치즈 덩어리에 뜨거운 물을 붓고 반죽을 하니 쭉쭉 늘어나는 모차렐라 치즈가 되었다. 예쁘게 모양을 만들어서 다시 찬물에 담가 놓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렇게 만든 치즈는 레스토랑에서 만드는 피자에 사용한다고 했다.

목초지에서 풀을 먹고 자란 건강한 소가 만든 우유로 깨끗한 환경에서 숙성된 치즈를 만들고, 그 치즈로 피자를 만드니 건강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바로 하트 엔트리의 장점이었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

치즈만들기 갖짜온 우유를 기계에 붓고있는 모습
▲ 치즈만들기 갖짜온 우유를 기계에 붓고있는 모습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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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씨는 셋째 날부터 내게 피자 같은 간단한 요리를 부탁했다. 가지런히 준비된 채소와 갓 만든 신선한 치즈를 듬뿍 얹어 피자를 만든 뒤 텃밭에서 방금 따온 신선한 허브를 올리면 완성이다. 내가 만든 음식을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요리사들의 기분을 알 것 같았다.

하트 엔트리의 단골 메뉴 중 사치코씨의 샐러드가 빠질 수 없었다. 우선 흰 무를 가늘게 써는 작업부터 녹록지 않았다. 무를 써는 기계도 없이 칼로 얇게 썬 뒤 다시 채를 썰었다. 그리고 깨끗한 물에 담가 매운 기를 가시게 했다.

그 이외에도 감자를 삶아 으깬 뒤 비트 같은 붉은색이 나는 채소로 분홍빛 물을 들인 감자 퓨레, 농장에서 짜온 우유로 만든 치즈, 계절에 알맞은 각종 허브, 다양한 녹색 채소 등... 한 접시의 샐러드 안에는 각종 정성과 그 계절의 모든 것이 다 담겨 있었다.

치즈만들기 모짜렐라 치즈를 만들기 위한 준비과정
▲ 치즈만들기 모짜렐라 치즈를 만들기 위한 준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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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치코씨가 정성스럽게 만든 샐러드
 사치코씨가 정성스럽게 만든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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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꼬씨가 요리하는 것을 지켜보기도 하고, 옆에서 거들기도 하다 보니 하루가 다 갔다. 한순간 한 순간을 기록하고 싶을 정도로 알찬 하루였다. 다음 날은 떠나는 날이었다. 소중한 추억과 아쉬움을 가득 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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