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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해수부 장관이 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회의실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면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 인사 나누고 자리로 가는 유기준 유기준 해수부 장관이 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회의실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면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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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피해자 가족협의회와 유기준 해수부장관의 면담이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다만 양 측은 참사 1주기인 16일 이전에 2차 면담을 갖기로 했다.

이날 유가족 대표들은 유 장관에게 "정부가 발표한 시행령안은 파견된 공무원들이 기획,조정권한을 갖게 돼 있고 조직도 단 하나의 '과'만을 설치하도록 돼 있어 특별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범위또한 정부조사결과만을 검증하는 것으로 제한돼 있고, 조사위 인원또한 90명으로 한정돼 있다"고 꼬집었다. 대표단은 특히 "게다가 90명 중 공무원이 42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이중 해수부와 해경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대표단은 거듭 정부 시행령안 철회하고 특조위가 제안한 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유 장관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신 오는 16일 이전에 유가족 대표단과 면담을 갖고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유 장관과의 면담은 오후 7시 50분 경 마무리됐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들의 해수부 항의 기자회견과 해수부 장관 면담은 예정시간보다 3시간이 지나서야 열리는 진통을 겪었다.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를 위한 피해자 기족협의회(아래 가족협의회)는 6일 오후 세종시에 있는 해양수산부 정문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과 유기준 해수부장관 면담은 예정시간을 3시간 넘긴 오후 5시가 돼서야 성사됐다. 경찰의 과도한 대응이 그 이유로 꼽혔다.

시간대별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오후 2시] "화장실 가겠다" vs. "안 된다"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과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하고 있다.
▲ 경찰과 충돌하는 세월호 유가족들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과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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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충남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과 충돌하던 중 한 유가족이 경찰 병력 위로 넘어지고 있다.
▲ 경찰병력 위로 넘어진 유자고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과 충돌하던 중 한 유가족이 경찰 병력 위로 넘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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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협의회 소속 유가족 등 160여 명이 해수부 정문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화장실을 가겠다며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수부로 통하는 문은 꽉 닫혀 있엇다. 굳게 닫힌 문을 열리지 않았다.

청사관리소와 경찰은 이동식 임시화장실을 긴급 배치했다며 청사내 화장실 사용을 가로 막았다. 하지만 임시화장실(1대)은 200여 명 가까운 참가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가족들은 "우리가 죄인이냐? 왜 청사 화장실 이용을 금지시키냐"라면서 따졌다. 문을 열려는 유가족들과 문을 지키려는 경찰과의 실랑이는 이렇게 시작됐다. 일부 유가족들은 정문을 타고 넘어가다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넘어져 119 구급대에 실려 갔다.    

오후 2시 30분께 예정된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위해 유가족들이 정문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때까지도 유가족들의 화장실 출입을 금지했다. 가족협의회 측은 "이 상태로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없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오후 3시 10분께] 경찰 "자진 해산해라" 경고방송 

경찰이 현장 방송차량을 이용해 경고방송을 시작했다. 세종경찰서 경비과장은 방송을 통해 "세종경찰청장을 대신해 알린다"며 "집시법 2조 1항 2호에 의거 자진해산을 요청한다"라고 경고했다. 유가족들은 "당장 경고방송을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경찰의 경고방송은 계속됐다. 유가족들의 항의도 거세졌다.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과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 중 유가족들이 연행되고 있다.
▲ 연행되는 유가족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과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 중 유가족들이 연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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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이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과 충돌 도중 경찰버스 안에서 한 경찰이 유가족의 팔을 잡아 당기고 있다.
▲ 경찰 버스 내 유가족 팔 잡아 당기는 경찰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이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과 충돌 도중 경찰버스 안에서 한 경찰이 유가족의 팔을 잡아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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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과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 중 유가족들이 연행되고 있다.
▲ 사지 붙들려 연행되는 세월호 유가족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과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 중 유가족들이 연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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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충남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하던 중 쓰러져 실신해 있다.
▲ 경찰과 충돌에 실신한 유가족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하던 중 쓰러져 실신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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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30분께] 항의하는 유가족 7명 연행

경찰은 항의하는 유가족 7명을 연행해 경찰 버스에 태웠다. 경찰은 이들을 세종경찰서로 연행해 조사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연행 소식을 전해들은 유가족들이 버스 주위에 모여 들었다. 경찰은 유가족들이 항의하자 버스 문이 열려 있는 상태로 버스를 출발시켰다. 이 과정에서 한 유가족이 넘어져 다쳤다. 그런데도 경찰은 연행자들을 경찰서로 옮기기 위해 또 다시 버스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오후 4시께] 경찰 버스 앞에 눕다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던 일부 세월호 유가족이 연행되자 호송을 막기 위해 다른 유가족들이 길바닥에 누어 있다.
▲ "유가족이 죄인이냐?"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던 일부 세월호 유가족이 연행되자 호송을 막기 위해 다른 유가족들이 길바닥에 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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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던 일부 세월호 유가족이 연행되자 호송을 막기 위해 다른 유가족들이 길바닥에 누어 있다.
▲ "유가족을 연행하나?"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던 일부 세월호 유가족이 연행되자 호송을 막기 위해 다른 유가족들이 길바닥에 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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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이 연행된 유가족들을 태운 버스 앞에 드러누웠다. 이날 오후 4시 16분이 되자 한 유가족이 묵념을 제안했다. 이 유가족은 "쓰레기 같은 세월호 특별법 앞에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싸울 것을 굳게 다짐한다"라고 말했다.

잠시후 경찰이 몰려들어 이들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유가족들은 "아예 우리를 죽이라"고 울부짖었다. 유가족들은 경찰에 의해 강제로 인도로 옮겨지면 다시 버스 앞에 주저앉았다. 경찰은 그제서야 경찰 병력을 바깥으로 이동시키고 연행자들을 현장에서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오후 4시 30분께] 차가운 늦은 점심... 김밥 한 줄

유가족들이 길바닥에 주저앉아 늦은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이들은 안산에서 급하게 출발하면서 미처 점심식사조차 하지 못했다. 이날 점심은 김밥 한 줄과 생수였다. 연행된 7명은 신원조회 후 오후 4시 40분경에야 버스에서 내렸다.

[오후 4시 50분께] 기자회견 "조사대상인 해수부가 사무처 장악한다고?"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이 그때서야 시작됐다. 예정시간을 3시간 가까이 넘긴 후였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에서 "해수부장관을 만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세월호 인양을 약속받으려고 내려왔다"라면서 "그런데도 화장실 사용을 막고 항의하는 유가족들을 연행하고 다치게까지 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세월호 특별법에 꼭 담아야 하는 기소권과 수사권, 조사권 중 조사권 하나만이 들어있다"라면서 "그런데 해수부가 조사권마저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해수부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쓰레기 시행령(안)으로 특별법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수부 출신 공무원이 특조위 사무처를 장악해 조사권을 무력화 하려고 하고 있다"라면서 "특별법의 첫 번째 조사대상인 해수부는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세월호 선체 인양을 공식선언하고 추진일정을 발표할 것과 이때까지 모든 배보상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가족협의회는 기자회견 직후 6명으로 대표단을 구성해 유기준 해수부장관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단은 유 장관에게 입법 예고된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특조위가 제출한 시행령 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2만7822명의 서명이 담긴 의견서도 함께 전달했다. 하지만 오후 7시 현재 가족협의회 대표들의 언성이 높아지고 있다.


태그:#해수부, #세월호, #해수부 장관, #피해자가족협의회, #특별법시행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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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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