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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알바노조가 맥도날드 신촌점 앞에서 소금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소금보다 더 짠 시급= 맥도날드 알바시급 3월 28일, 알바노조가 맥도날드 신촌점 앞에서 소금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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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미국 맥도날드 본사가 1500개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시간제 노동자(아르바이트) 9만여 명의 시급을 9.90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맥도날드는 오는 7월부터 10% 이상 인상된 금액이 적용되며, 1년 이상 일한 직원에게는 연간 5일까지 유급휴가 등의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스티브 이스터브룩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의욕적인 직원들이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2016년까지 시급를 10달러 이상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맥도날드의 이와 같은 발표는,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파업 계획을 발표한 다음 날 이뤄졌다. SEIU(Service Employees International Union, 북미서비스노조)는 같은 날, 맥도날드의 임금 인상 발표를 '기만적'이라고 지적했다. SEIU는 "임금 인상의 대상자가 전체 노동자 중 10% 미만"이라며 "임금의 변화가 있더라도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거의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생활비조차 충당할 수 없는 시급 10달러 미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더 최악인 것은 160만 명의 맥도날드 노동자(가맹점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시급은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확히 0달러 인상될 것"이라며 "전체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시급 15달러 인상과 노동조합 쟁취를 위해 싸울 것이며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휴수당까지 시급으로 계산하는 한국 맥도날드

미국에서는 4월 15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패스트푸드 노동자 행진이 준비되고 있다. 공식 사이트인 Fight for 15$ (http://april15.org/)에서도 '맥도날드 임금인상 발표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Five Things to Know About McDonald's Wage Announcement)'를 공지했다.

- 절반의 월마트 노동자들이 시급 10달러 인상을 쟁취했는데, 이는 맥도날드 임금인상이 적용되는 인원보다 456% 많다는 점.
- 임금인상은 직영매장의 노동자들에게만 적용된다는 점. 따라서 소득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노동자 수는 오직 10%에 불과함. 이들을 제외한 전 세계 160만 명의 노동자들에겐 전혀 해당 사항 없음.
-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거의 모든 노동자들은 시급 10달러 미만을 받고 있으며 이는 먹고 살기에 충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쥐꼬리만큼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미국 내 많은 도시에서 맥도날드 노동자들은 연방 최저임금인 7.25달러를 벌고 있음. 이는 수요일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의도로 임금인상을 적용받게 되는 노동자들조차도 시급 8.25달러로는 여전히 생계 부양이 어렵다는 점.
- 맥도날드 및 다른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4월 15일 미전역 200개 도시 이상에서 최대 규모의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은 다음 날 이 발표가 있었다는 점.
- 맥도날드의 저임금은 납세자가 10억 달러 이상을 지불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총수입이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

한국맥도날드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들의 기본시급에 주휴수당, 야간수당, 연장수당 등 각종 수당까지 합친 금액을 '공식시급'이라 수차례 밝혔다. 최저임금만 준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맥도날드 채용사이트인 '맥알바'(http://www.mcalba.co.kr)에는 기본 시급이 최저임금인 5580원(라이더의 경우, 5650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맥도날드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체 크루 1만8천여 명 중 93%의 평균 시급은 주휴수당 등을 포함한 7천 원~9천 원 이상"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본 시급을 받는 크루는 약 7%이며, 이들은 평균 하루 3시간(주 15시간) 미만의 낮 근무자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맥도날드가 시급에 포함하고 있는 수당은 맥도날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특정한 조건을 채울 경우 모든 (알바)노동자에게 적용되는 법정 의무사항인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시대적 과제

서울시가 3월 12일 발표한 '2014년 하반기 서울지역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 분석에 따르면, 개인이 운영하는 비율이 높은 음식점의 평균시급은 6074원이었으며,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의 시급은 5898원으로 조사됐다. 즉 대기업 패스트푸드점이 동네 사장님보다도 시급을 낮게 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알바노조의 긴급 온라인 설문조사(3월 13일부터 19일까지)에 따르면 응답자 115명 중 101명(88.8%)이 현재의 시급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으며, 맥도날드 알바노동자가 희망하는 시급은 평균 7189원으로 조사됐다. 현재 맥도날드 알바노동자의 시급인 5580원보다 1609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시대적 과제다. 이미 노동계에서는 혼자 사는 노동자 표준생계비가 시급 1만원 수준에 육박했으며, OECD 평균도 시급 1만원이라는 사실에 근거해 최저임금이 1만원까지 인상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가 직원들의 생계와 국제적 기준을 고려한다면 시급을 1만원까지 인상해야 할 것이다.

알바노조는 세계 패스트푸드 노동자들과 함께 4월 15일 국제공동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5월 1일 노동절에도 맥도날드 알바노동자들의 시위를 벌일 것이며, 6월에는 전국맥도날드 매장을 상대로 한 게릴라 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다.

알바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한국맥도날드도 불법관행을 근절하고 시급인상에 나서야 한다"며 "수 십 년 간 저임금을 유지하며 매출을 올린 맥도날드의 사회적 책임임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 구교현은 알바노조 위원장입니다. 알바노조 http://www.alba.or.kr , 02-3144-0935



태그:#알바노조, #맥도날드, #알바, #아르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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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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