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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일 오후 6시 47분]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을 주최해 야당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이 실장은 각종 현안을 둘러싼 야당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는 등의 적극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또한 박 대통령과 관련해 "사심 없는 분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과 우윤근 원내대표 등의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는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만나 약 1시간 10분 가량 함께 점심을 먹었다. 청와대에서는 조윤선 정무수석과 김관진 안보실장이 동석했고, 새정치연합에서는 안규백 수석부대표와 백군기·김광진·김관영·서영교 부대표가 자리했다.

새정치연합,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문제 지적... 조치 요구

이날 오찬은 이 실장이 국회와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서영교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오찬 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실장이) 좀 더 야당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라며 "같이 점심 먹으며 편하게 대화를 나눴다, 협상하는 회동이 아니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 실장과 우 원내대표도 "이렇게 모이는 게 자연스러운 건데, 너무 안 만나다보니 (언론에) 특이한 것처럼 비춰지게 됐다"라며 멋쩍어 했다고 한다.

서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우 원내대표는 이 실장에게 "청와대가 야당을 정치파트너로 인정하고, 야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특히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논란을 두고 "시행령이 특별법 제정 취지에 어긋나 있다, 문제가 있으니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 역시 정부·여당이 '토끼몰이' 하듯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도 공무원과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느낌상 어디선가 압박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좋지 않다"라며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것도 압박하는 듯한 모양이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하루가 늦어질수록 매일 80억 원씩 보전액이 들어간다"라고 발언할 걸 문제 삼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 원내대표는 "나라를 위해 개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올해가 개헌을 추진하기에 적기란 점도 강조했다.

'소통' 강조했지만... 대통령 보고 여부는 '침묵'

이 실장은 우 원내대표의 요구에 "잘 소통하도록 하겠다", "오늘 말씀을 잘 귀담아 듣겠다"라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지적에는 "대통령께서 그런 취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 "여야가 초당적인 협력으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쪽 참석자들은 야당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하겠다는 등의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야당이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잘 이해했다고는 말했지만, '대통령께 잘 전달하겠다'는 식의 발언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이 실장이 식사가 마무리될 즈음에 박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사심 없는 분이다, 최선을 다해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서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모임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김관진 실장과 우연히 마주친 백군기 의원은 "국방부 등이 사드 문제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당에서 이슈화시키고 있다"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김 실장은 특별한 반응 없이 경청했다고 한다.

오찬 자리에서도 사드 문제를 두고 야당 쪽에서 "여당이 그걸 이슈화시키고 의원총회까지 하는 것은 국익에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지적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태그:#청와대, #이병기,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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