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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31일 오전 10시 58분]

30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황방열 기자가 진행하는 남북관계 전문 팟캐스트 방송 '한통속'에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운데)가 출연해 외교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30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황방열 기자가 진행하는 남북관계 전문 팟캐스트 방송 '한통속'에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운데)가 출연해 외교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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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절묘한 시점에 AIIB 가입 결정을 내림으로써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함은 물론, 모든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30일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우리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결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AIIB 가입 결정에 대해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 마이클 그린 선임부소장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들을 길들인 의기양양한 새우'라고 까지 비유했다"고 전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때 정식요청을 받은 이후 이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21개국이 가입한 뒤에 나온 AIIB가입결정이 이렇게 자화자찬할 만한 것일까.

30일 '지금 대한민국에 외교가 있는가'라는 주제로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 출연한 문정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작년 10월에 중국에서 AIIB발기인 대회 할 때 중국은 우리가 참여하기를 원했는데, 미국 대사관의 반대서한 하나 때문에 안 갔다"며 "그때 참여해서 지배구조 등 논의하면서 주도권을 잡았어야 했는데, 8개월 뒤에 가입한 것 같고…"라고 말했다.

외교장관의 AIIB가입 자화자찬..."지난해 10월 발기인 대회때 가입했어야" 비판

문 교수는 AIIB가입 문제가 처음 제기됐던, 지난해 7월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AIIB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나 동북아평화협력구상(동평구)과 딱 맞아떨어진다"며 "우리가 적극 나서서 치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 교수는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의 핵우산 속에 들어가야 되고 경제는 중국과 잘 교류해야 된다"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안 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봐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핵실험을 2, 3번 하면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돼 있다"고 한 '엉터리 주장'에 묻혔으나, 김 대표의 이 같은 생각은 그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기본 인식이라는 점에서, 면밀히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문 교수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이런 편가르기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한미동맹에 지금처럼 목맬 필요가 없어지고, 그렇게 해서 미국과 적당한 수준의 동맹을 유지하게 되면, 중국과 적대적이 될 필요도 없어진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사드(THAAD, 종말 단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미국과 중국이 먼저 논의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에 한국 입장을 결정하자는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강대국에 의해서 한반도가 분단됐으니 다른 것도 그렇게 하자는 강대국 결정론의 연장선에서 나온 발상"이라며 "이런 사안을 중국이 양보하겠나 미국이 양보하겠나, 주체성이 없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사드 배치 공론화, 록히드 마틴 영향력 아니냐는 얘기 나와"

그는 또 사드를 포함하는 미사일 방어(MD) 체제에 대해 "미국에서도 소수파만 정당성을 주장하고 다수는 적실성과 효율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 문제가 한국에서 공론화되고 있는 데는 "사드 미사일과 사드의 엑스밴드 레이더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레이시온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미국에서 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사드의 정확도가 확실하지 않다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평"이라며 "미국이 실험할 때,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사한 것을 요격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정해 놓고 발사한 것을 맞추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역대 일본 총리 중 사상 처음으로 아베 총리가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4월 29일)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중국의 부상 때문"이라며 미국의 대중국 견제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차 대전 이후 역사를 보면 미국은 항상 일본편이었고, 한국에 온 미국 외교관은 전부 국화파 즉 일본파였다"면서 "한미동맹은 한국 보호라기보다는 일본을 지키기 위한 전방개념이었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북한이 지난 27일 "남한의 간첩 2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이 위조지폐 제조 등 공화국(북한) 모략 활동을 벌였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방어적 전략이 읽힌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는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가 가장 우월하지만 결코 그것을 남조선에 강요하지 않으며 강요한 적도 없다"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 사이 불신과 갈등을 부추기는 제도 통일을 추구하지 말아야 하며 상대방의 체제를 모독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동족을 모해하는 불순한 청탁 놀음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런 발언과 최근의 북한 모습을 보면, 과거의 공세적 전략에서 상당히 방어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남쪽이 북쪽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체제 보위에 중점을 두면서, 남이 북에 대해 와해공작을 하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면서, 우리를 흔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관진 실장, 외교안보 이끌기에는 역부족"

30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황방열 기자가 진행하는 남북관계 전문 팟캐스트 방송 '한통속'에 문정인 연세대 교수(오른쪽)가 출연해 외교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30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황방열 기자가 진행하는 남북관계 전문 팟캐스트 방송 '한통속'에 문정인 연세대 교수(오른쪽)가 출연해 외교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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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장관은 최근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혼란 상황에 대해 "남북관계, 한미관계, 한중관계, 한일관계를 종합적으로 연결해서 풀어나가야 하는데 이것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은 남북관계가 안 돌아가기 때문"이라며 "이걸 종합적으로 지휘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외교안보분야 사령탑인)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가까운 사이지만, 전 세계적 안목을 갖고 지휘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통속> 13부와 14부 자세한 방송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태그:#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문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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