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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재보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선거운동에 한창입니다. 특히 광주 서을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여러 변수가 생기면서 후보 간 치열한 각축이 예상됩니다. <오마이뉴스>는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후보들을 연속 인터뷰합니다. [편집자말]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강은미 정의당 후보.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강은미 정의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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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부터 제대로 커 온 사람이 '진짜 정치'를 할 수 있다."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강은미 정의당 후보는 8년(2006~2014년) 동안 구의원, 시의원을 역임한 '풀뿌리 의원'이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에 몸 담았던 강 후보는 1995년부터 약 10년 동안 '로케트전기' 노동자로 살면서 부당해고, 투쟁, 복직 등의 과정을 경험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 들어가 제대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2006년 서구의원에 당선된 그는 2010년 '진보정당 최초 광주시의원'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27일 오후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강 후보는 "(8년 동안의 의정활동을 통해) 정치인 한 명 제대로 뽑으면 우리 삶이 훨씬 더 행복해지고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보면서 되게 마음이 아파 자주 울었다. 전국 최초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조례'를 만들어 지원센터를 만들고, 거기서 공부한 아이들이 지금 취직도 하고, 대학에도 가 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국회에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법'이 만들어졌고 2015년 455억 원의 예산이 배정돼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에선 여당"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강은미 정의당 후보.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강은미 정의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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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후보는 "제1야당의 교체"를 내세우며 새정치민주연합을 비판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전국적으로) 제1야당이면서도 광주에선 여당 아닌가"라며 "선거 때 표 달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정작 지역의 삶의 질을 바꾸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고인 물은 썩게 돼 있고, 그런 면에서 광주 안의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며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상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언제 국민들 속시원하게 해준 적 있나"라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후보와의 단일화에는 선을 그었다. 강 후보는 "(천 후보가) 정치를 바꾸려고 한다면 좀 더 낮은 곳의 어렵고 힘든 이들과 함께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며 "천 후보가 정말 큰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고 물러났던 것처럼 정의당 후보로 단일화 해달라"고 말했다.

아래는 강 후보와 한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이다.

- 한창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을텐데. 많은 유권자들을 만나본 결과 현재 선거 분위기는 어떤가.  
"정치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크더라. 그래서 일 잘하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이번에 당선했으면 한다는 요구가 많다. 개인적으로 상가를 돌며 태어난 지 17개월 된 아이 엄마가 기억난다. 아이에게 동생을 갖게 해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같은 엄마 입장에서 정말 마음 아팠다."

-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의원 재선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광주 서구의원, 광주시의원을 맡았던 8년 동안 정말 바쁘게 살았다. 낙선한 후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기간에 세월호 참사라는 정말 아픈 일이 있었다. 그동안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에서 활동도 하고, 광주 서구 금호동 인권마을만들기 위원장을 맡아 일을 하기도 했다. 주민 곁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10년 노동자 생활... "정치 '제대로 해보자' 생각"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강은미 정의당 후보가 27일 파업 후 복귀했다가 부당해고 당한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수리기사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강은미 정의당 후보가 27일 파업 후 복귀했다가 부당해고 당한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수리기사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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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부터 '로케트전기' 노동자로 10년을 살았고, 이후 부당해고와 투쟁, 복직을 경험했다. 이후 정치에 발을 들인 계기는.
"대학 때 자퇴를 결심하고 서울에서 잠깐 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 그때 정말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걸 보면서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좋은 정치가 필요하다는 걸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 같다. 대학 졸업 후 10년 넘게 노동자로 살면서 성실한 노동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는 걸 봐 왔다. 그러다 '정치를 해보겠냐'는 권유를 받았고, '그래, 내가 한 번 우리 삶을 결정하는 정치권에 들어가 제대로 활동해보자'고 결심했다."

- 8년 동안 구의원, 시의원으로 활동했다. 의정활동을 통해 느낀 게 있다면.
"정치인 한 명 제대로 뽑으면 우리 삶이 훨씬 더 행복해지고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단순히 경제적 풍요가 아니라 가족끼리 여가시간도 보내고, 책도 읽는 등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작은 것들 말이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들을 보면서 되게 마음이 아파 자주 울기도 했다. 학교를 그만두는 순간 낙오자로 전락하고 희망없이 사는 아이들을 보면서 '사회 그물망이 촘촘하면 충분히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텐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국 최초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조례'를 만들어 지원센터를 만들고, 거기서 공부한 아이들이 지금 취직도 하고, 대학에도 가 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국회에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법'이 만들어졌고 2015년 455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있다."

- 국회의원 선거는 처음이다. 어깨가 무겁지 않나.
"무겁죠(웃음).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국회의원으로 시작하고, 본인의 경우에는 구의원으로 시작해 시의원을 거쳐 이번에 국회의원에 도전하게 됐다. 밑에서부터 제대로 커 온 사람이 '진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제 1야당의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제 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제점, 특히 호남에서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구의원 때 순천 기적의 도서관, 시의원 때 김해 도서관시스템을 보고 온 적이 있다. 정말 잘 돼 있더라. 광주의 경우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이러한 서비스들이 낙수돼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제1야당이면서도 광주에선 제1여당 아닌가. 선거 때 표 달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정작 지역의 삶의 질을 바꾸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의문이다.

고인 물은 썩게 돼 있다. 그런 면에서 광주 안의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 또 잘못하고 있는 새누리당 앞에서 과반은 안 되지만 그 정도 국회의원 숫자를 갖고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언제 국민들 속시원하게 해준 적 있나."

"제대로 일할 사람 뽑아달라"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강은미 정의당 후보.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강은미 정의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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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천정배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천 후보와 살아온 길, 가야할 길이 다르고, 큰 실망과 아쉬움을 느꼈다"고 말했는데.
"(천 후보는) 광주 정치를 많이 걱정하면서도 실제로 어떤 구체적인 상을 그리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또 정치를 바꾸려고 한다면 좀 더 낮은 곳의 어렵고 힘든 이들과 함께 하는 과정도 필요한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특히 4자연대(정의당, 노동당, 국민모임, 노동자정치연대)라는 기본 틀 안에서 힘을 모으려고 하는데 이 안에 천 후보가 들어와 있지 않다. 천 후보가 정말 큰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정의당 후보로 단일화해달라.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고 물러났던 것처럼 큰 정치를 보여달라."

- 혹시 이번 선거를 준비하면서, 혹은 선거운동을 하면서 천 후보를 만난 적 있나.
"선거 기간 전에 만나 약 2시간 정도 이야기 한 적 있다. (천 후보가) 출마를 고민하고 있었을 때다."

- 통합진보당 해체 및 국회의원 자격 박탈로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는데. 헌법재판소의 이 같은 판결은 어떻게 생각하나.
"잘못됐다. 억지로 꿰맞춰 정당을 해산한 것은 정말 문제가 많다고 본다."

- 옛 통합진보당 측에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번 선거에 출마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노회찬 전 의원이 '삼성 X파일 떡값검사 폭로'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했을 때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노 의원의 피선거권 상실로 2013년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통합진보당도 후보를 냈다. 의원직을 상실한 이유만 다르지 지금과 같은 상황이다. 앞뒤가 맞지 않은 주장이다. 공당이 선거라는 공간을 통해 정책을 설명하고, 잘못된 부분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 선거운동 기간 중 노동, 정치개혁, 평화, 원전 문제 등 여러 방면의 공약 및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국회의원이 된다면 '이것 만큼은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하도 많아서(웃음)…. 탈핵 문제는 국민 전체의 생명을 넘어 전세계적인 문제이므로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광주는 영광원전이 가깝게 있기 때문에 큰 관심을 둬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는 정말 해결하고 싶다.

로케트전기에서 일하기 전에, 대우전자 하청업체에서 1년 동안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불량 부품이 생기면 가끔 대우전자에 직접 들어가기도 했다. 그때 느꼈던 차별은 정말 비참하더라. 단순히 월급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다치는 문제다.

통일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옳은 소리하는 진보 세력들의 싹이 종북 이미지로 계속 짓밟히고, 죽는 상황이다. 통일이 되지 않고선 우리가 고민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수구 세력의 탄압 때문에 국민 삶의 질을 높일 수가 없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의원 시절 경험한 게 있다. 500만 원 지원해주면 몇 백표를 얻을 수 있는 A아파트가 있다. 반면 5000만 원을 지원해도 총 주민이 60명도 안 되는 B아파트가 있다. 이럴 때 참 고민된다. 그런데도 '나 아니면 안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B아파트의 어려운 경로당을 지원했다.

언젠가 택시 불법 도급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지역구 내 택시업체 사장 10명 정도가 찾아왔더라. 사장들은 나를 떨어뜨릴 힘이 있는 사람들이다. 반면 택시 노동자들은 이렇다할 조직도 없기 때문에 내가 그들을 돕는다고 해서 그들이 내 선거운동을 해주진 않는다.

무척 고민이 된다. 그럼에도 택시 노동자 편에 섰다. '나같은 노동자 출신도 이런 고민을 하는데 다른 의원들은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정치는 진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 그 진심을 보고 이번에 강은미를 제대로 일할 사람으로 만들어줬으면 한다."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강은미 정의당 후보(오른쪽)가 심상정 원내대표와 함께 24일 광주시의회에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전면 도입 등 정치개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4·29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강은미 정의당 후보(오른쪽)가 심상정 원내대표와 함께 24일 광주시의회에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전면 도입 등 정치개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강은미 후보 선거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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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29재보선, #강은미, #정의당, #광주, #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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