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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7일 오후 7시 46분]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세월호 특위)'는 27일 정부의 특위 시행령 입법예고를 특위 무력화 시도라며 시행령 철회를 요구했다. 이석태 세월호 특위 위원장은 오는 29일 중대 결단 발표를 예고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특위 활동이 중대 국면에 들어갔다.

해양수산부(장관 유기준)는 이날 오후, 누리집에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아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는 입법안의 취지 및 주요 내용을 미리 예고해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이 입법예고안은 이날부터 다음달 6일까지 국민 의견을 받게 돼 있다.

세월호 특위, 공무원 중심 정부 기구 전락 우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오른쪽)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조사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내부자료 청-경-여당 부당 유출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오른쪽)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조사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내부자료 청-경-여당 부당 유출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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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안은 특히 세월호 특별법 제15조에 규정된 위원회 사무처 직원 정원을 120명에서 30명 줄어든 90명으로 못 박았다. 특별법에 따라 30명을 늘리려면 시행령을 변경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사실상 90명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시행령안은 사무처 3국(진상규명국·안전사회국·지원국) 가운데 안전사회국과 지원국을 과장급으로 축소했다. 정부가 요구해온 사무차장직 신설은 포기하고 기획행정담당관을 기획조정실로 상향했다. 이를 두고, 기획조정실이 위원회 각 국의 업무를 장악해 개별 부서의 권한과 역할을 무력화시킬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파견 공무원과 민간인 채용 비율을 42:43(정무직 5명 제외)으로 구성해 특위를 파견 공무원 중심의 정부기구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시행령 안에는 예산안이 적시돼 있지 않지만 이 같은 조직안으로 비춰볼 때, 새누리당 추천 인사인 조대환 부위원장이 예전부터 제시해온 안과 유사하다. 조 부위원장은 당시 130억 원의 예산안을 제시했지만 특위 위원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세월호 특위는 이날 오후 긴급 성명서를 내 입법 예고를 특위 무력화 시도라고 규정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특위는 성명서에서 "세월호 특위는 이번 안을 결코 인정할 수 없으며 즉각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이를 실행하지 않는다면 위원장으로서 중대 결단을 하고 국민 여론에 호소하며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특위는 "특위 파행에 따른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업무 지연의 책임은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측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이석태 특위 위원장은 29일 오전11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세월호 특위는 지난달 16일, 1실·1관·3국·14과, 사무처 인력 120명, 198억 원의 직제·예산안을 확정했다(관련기사: 세월호 특위, 인원예산안 확정... 새누리 인사는 '퇴장').

이후 정부가 세월호 특위 시행령 입법을 미루면서 세월호 특위 공식 출범이 늦어졌다. 특히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도 민간 조사관과 공무원들의 파견이 마무리 안 되어 반쪽 출범이 예상되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지난 23일 이석태 세월호 특위 위원장은 파견 공무원의 내부 자료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이번 일과 세월호 특위 출범에 대해 의견을 묻고 싶다"며 "세월호 특위는 국민이 부과한 사명을 지켜야 한다, 중대한 결정을 내릴 각오도 하고 있다"며 정부를 압박한 바 있다(관련기사: 세월호 특위 내부자료, 청와대 등에 유출 논란).

다음은 이날 세월호 특위가 발표한 긴급 성명서 전문이다.

해양수산부는 금일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이 시행령(안)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특별법의 입법취지를 실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특별법이 보장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위)를 무력화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행령(안)은 특위 기능과 권한에 대한 무력화 시도입니다. 이 시행령(안)은 파견 공무원인 기획조정실 기획총괄담당관이 위원회 및 소위원회 업무를 완전 장악하여, 위원장 및 각 위원들, 그리고 개별 부서의 권한과 역할을 무력화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진상규명 업무를 기존 정부조사 결과의 분석과 조사에 한정시킴으로써 면죄부를 부여하였고, 안전사회 업무를 해양사고에 한정시켜 입법취지를 퇴색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행령 발효시 파견공무원과 민간인 채용 비율을 42:43(정무직 5명 제외)으로 구성하여 '정부 파견공무원 중심의 정부기구'로 전락시켜 버렸습니다.

입법예고한 특별법 시행령(안)을 즉각 철회하십시오.

이러한 시행령(안)은 결국 특별법 입법취지인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방해하고, 이름만 '특별'한 조사기구로 만들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특조위는 이 시행령(안)을 결코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이를 실행하지 않는다면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위원장으로서 중대 결단을 하고 국민 여론에 호소하며 저항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후 특조위의 파행에 따른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업무 지연의 책임은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측에 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2015년 3월 27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이석태


태그:#세월호 특위, #박근혜 대통령, #이석태 위원장, #예산안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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