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015시즌 프로야구를 앞두고 우승 경쟁 이상으로 팬들의 흥미를 더 끄는 요소가 한 가지 있는데, 바로 '꼴찌 전쟁'이다. 본격적인 10구단 시대의 개막과 함께 과연 '사상 첫 두 자릿수 꼴찌(10위)'의 진기록을 누가 차지할지도 관심사다.

[한화 이글스] 고정 꼴찌였던 독수리, 야신 만나고 날아오를까

 7일 오후 대전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시범경기 LG와 한화 경기. 김성근 한화 감독이 9-3으로 승리한 후 관중들에게 인사 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대전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시범경기 LG와 한화 경기. 김성근 한화 감독이 9-3으로 승리한 후 관중들에게 인사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프로야구 꼴찌 계보는 의심의 여지 없이 독보적인 '독수리 천하'였다. 한화 이글스는 2009년 첫 꼴찌를 시작으로 최근 6시즌 동안 5번이나 꼴찌를 독점하며 단숨에 롯데 자이언츠(7회)에 이어 통산 최다 꼴찌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를 차지하기도 했다. 만일 올해도 꼴찌를 기록한다면 이 역시 롯데 (2001~2004) 이후 최초의 4년 연속 타이기록을 세운다.

물론 올해는 상황이 다소 바뀌었다. 무엇보다 '야신' 김성근 감독의 가세 이후 한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전과 달라졌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영입 외에도 FA시장에서 공격적인 전력보강을 통하여 다수의 선수를 영입했다. 한화는 지난 시범경기에서 꼴찌에 그치며 아직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내용 면에서도 팀 평균자책점 4.53으로 7위, 팀 타율은 0.220으로 9위, 팀 홈런은 1개로 꼴찌를 기록했다. 전형적인 약팀의 모습을 반복했다.

한화의 성적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극과 극을 오가는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범경기를 보고 역시 천하의 김성근 감독이라도 단기간에 한화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시범경기와 정규리그는 어디까지나 다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 베스트멤버가 합류하지 않은 한화의 전력을 속단하기에 이른 면도 있다. 부상선수들이 돌아오고 김성근 감독의 야구가 서서히 자리 잡는다면, 올 시즌 5강 체제로 확대된 포스트시즌 진출까지도 노려볼 만하다는 기대다.

[kt 위즈] NC와는 다르다, NC와는...

프로야구 막내 KT "우리가 이겼다" 지난 11일 오후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kt 시범경기에서 막내 kt가 NC를 상대로 1 대 0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끼리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다.

▲ 프로야구 막내 KT "우리가 이겼다" 지난 11일 오후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kt 시범경기에서 막내 kt가 NC를 상대로 1 대 0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끼리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꼴찌 후보는 역시 신생팀 kt 위즈다. 올해부터 1군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신생팀 kt의 전력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kt는 지난 시범경기에서 4승 8패로 한화에 한발 앞선 9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많은 야구 전문가들은 한화보다 kt를 실질적인 최약체로 예상한다. 시범경기와 정규리그에 임하는 각 구단들의 집중력 차이를 감안하면 선수층이 얇은 kt는 3할 승률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2013년부터 1군 무대에 합류하면서 불과 2시즌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한 NC 다이노스와의 비교도 흥미로운 관심사다. 다만 2013년의 NC와 현재 kt의 상황은 또 다르다. NC는 외국인 선수를 1명 더 선발할 수 있는 혜택을 십분 활용했고, 적재적소의 선수보강으로 단기간에 전력이 급상승했다. 홀수 구단 체제로 인한 휴식일, 한화와 KIA 등의 부진으로 인한 하위권의 하향평준화 등도 초반 NC가 동네북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다.

반면 kt는 2년 전의 NC에 비하면 전력이 떨어진다. 짝수구단 체제의 부활로 인하여 휴식일 변수가 사라졌고, 예년에 비하여 중·하위권팀 전력의 상향평준화가 예상된다는 점도 kt에게는 불리한 조건이다. 지난겨울, 한화와 함께 가장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이루기는 했지만 경험부족은 단기간에 만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전체를 위한 대승적인 측면에서라도 패기를 앞세운 막내구단이 어느 정도 분발할 필요가 있다.

[KIA 타이거즈] 윤석민, 복귀, 성공적?

눈빛 투구 친정팀인 KIA 타이거즈에 복귀한 투수 윤석민이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회초에 등판해 강렬한 눈빛으로 앞을 보며 공을 던지고 있다.

▲ 눈빛 투구 친정팀인 KIA 타이거즈에 복귀한 투수 윤석민이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회초에 등판해 강렬한 눈빛으로 앞을 보며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전통의 명문 KIA와 롯데의 성적은 순위 판도의 최대 변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두 팀이 하위권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사실 굴욕이다. 하지만 최근의 거듭된 성적 부진과 내우외환으로 인하여 낮아진 기대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지난 겨우내 경기 외적으로 유난히 구설수가 많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KIA는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최근 2년간은 연달아 8위에 그쳤다. 이후 선동열 전임 감독의 재계약과 일주일만의 자진 사퇴로 이어지는 혼란, 김기태 감독의 깜짝 선임과 안치홍-김선빈-이대형 등의 전력 누수로 이어지는 어수선한 겨울을 보냈다. 지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부터 시범경기까지 10연패의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다행히 험난한 겨울을 보내고 난 후에는 양현종의 잔류와 윤석민의 복귀라는 호재도 있었다. 스프링캠프에서 공들인 젊은 투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한 것도 성과다. LG에서 '형님 리더십'으로 팀 융화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던 김기태 감독이 주도하는 리빌딩이 얼마나 뚝심 있게 진행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가장 불안한 것은 최근 어깨 부상으로 개막전 명단에서 제외된 신종길처럼, 지난 몇 년 동안 KIA를 지독하게 괴롭혔던 주전들의 부상병동이 또다시 발생하는 시나리오다.

[롯데 자이언츠] CCTV 파문으로 팬심 식은 '구도' 부산

FA시장 나온 장원준의 선택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롯데 자이언츠로부터 4년간 88억원을 제시받고도 이를 거부, FA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투수 장원준에게 프로야구 각 구단 및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10월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역투하는 장원준.

▲ FA시장 나온 장원준의 선택은? 장원준은 두산으로 떠났다. 하지만 장원준을 잃은 롯데는 별 다른 전력보강을 하지 못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10월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역투하는 장원준. ⓒ 연합뉴스


롯데 역시 지난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탈락과 더불어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시즌을 보냈다. 이후 프런트와의 갈등과 CCTV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팬심까지 급속도로 냉각됐다. 장원준·김사율·박기혁·용덕한 등 즉시 전력급 선수들 상당수가 팀을 떠났지만, 전력보강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롯데는 지난 시범경기에서 의외의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시범경기라고 하지만, 팀자책점(2.78), 팀 홈런(18개) 1위는 무시할 수 없는 성과다.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지난해와 달리 새 외국인 타자 아두치가 홈런 4개, 11타점, 9득점으로 각 부문 1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높인 것도 눈에 띈다.

다음 시즌부터 프로야구는 144경기 체제로 이어진다. 홀수구단 체제에서 돌아오던 휴식일이 사라지고, 경기 수는 늘어나며 체력적 부담이 더 커졌다. 장기레이스를 버틸 수 있는 두터운 선수층, 특히 마운드가 탄탄하지 못한 팀들은 고전할 확률이 더 높다.

예상대로 한화의 꼴찌 독주체제가 깨지고 kt가 그 바통을 물려받을지, 혹은 전혀 의외의 꼴찌팀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 팀의 전력평준화로 인하여 치열해진 1위 싸움만큼이나, 프로야구 역사상 '초대 10위'의 불명예를 누가 안게 될지 흥미로운 2015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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