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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학내 분규로 내홍을 겪고 있는 상지대 재단에 김문기 총장을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또 재단 측에서 취임 승인을 신청한 9명 임원 중 5명을 승인하고, 김 총장의 차남인 김길남씨 등 4명 임원에 대해서는 취임 승인을 반려했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상지대와 재단을 상대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벌인 특별종합감사 처분 결과를 통보하며 이같이 요구했다. 사학 비리의 상징적 인물로도 꼽히는 김문기 부자에 대해, 사실상 재단 운영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한 것이다.

지난 1990년대 초 부정입학 등 사학비리로 교육계에 파문을 일으킨 김 총장은, 지난해 4월초 차남 김길남씨가 이사장으로 선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또 한번 물의를 빚었다(관련기사: 상지대 '사학비리' 일가 다시 장악... 학내구성원 반발).

정대화(왼쪽) 등 상지대 교수 네 명이 지난 2010년 6월 사학비리 김문기 일가에 항의하며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후문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이들은 "비리재단의 상지대 복귀를 막기 위해 교과부가 나서라"고 요구했다.
▲ 다시 파국으로 가는 상지대. 정대화(왼쪽) 등 상지대 교수 네 명이 지난 2010년 6월 사학비리 김문기 일가에 항의하며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후문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이들은 "비리재단의 상지대 복귀를 막기 위해 교과부가 나서라"고 요구했다.
ⓒ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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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5월 12일 2,000명의 상지대 학생이 상경해 서울역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지난 2010년 5월 12일 2,000명의 상지대 학생이 상경해 서울역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 성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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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김 총장, 교육재산 부당이용 등 해임해야"

이날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부는 부당행위 등에 관해 총 33건을 적발했으며 해임과 중징계 등 신분상 조치 131명과 행정·재정상 조치 10여 건 등을 처분했다.

교육부는 특히 김문기 총장과 관련해 ▲ 교육 기본재산인 총장 관사를 상지대 한방병원장에게 무상 사용하게 하는 등 부당이용한 점 ▲ 별도 기준 없이 교직원을 특별채용한 점 ▲ 학교 962개 과목에 대한 수업결손 보강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김 총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을 조치했다.

교육부는 이어, 상지대 재단에서 신청한 9명 임원 취임 승인 요청 중 김길남씨 등 4명에 대해 "대학정상화를 위한 적극적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며 이를 반려했다.

교육부는 반려사유로 ▲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 반대여론 확산 및 학내구성원의 반대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8월 김문기를 총장으로 선임해 학내 혼란을 야기한 바 있으며 ▲ 지난해 10월 교육부의 정상화 방안 요구에 대해 사학운영 자율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는 등 대학정상화를 위한 적극적 노력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3월 11일 현재까지 상지대 이사회는 김문기 총장의 개인 재산출연 계획 등 구체적인 학내 정상화 계획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한편 이를 놓고 '친김문기파'로 분류되는 이사 5명의 임원 신청이 그대로 승인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의원들은 교육부의 김문기 총장 해임처분에 대해 당연하다면서도 "이번 감사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상지대 이사회의 비위는 눈을 감고 '친김문기 이사회'에 면죄부를 줬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교육부의 처분에 따라, 상지대 재단은 이를 조치한 뒤 그 결과를 60일 이내에 교육부 사학감사담당관실로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 사학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결과 통보 후) 30일 내에 상지대 측이 재심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의 사퇴를 주장하다 직위해제를 당하기도 한 정대화 교수는 소식을 들은 뒤 11일 오전 0시 3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겨우 한 고개를 넘었다"고 적었다. 정 교수는 "이 한 고개를 넘는데 장장 7년이 걸렸다,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상지대를) 잘 만들면 전국 350개 사립대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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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상지대 해임, #김문기 해임, #교육부 상지대, #교육부 김문기, #상지대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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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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