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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고 있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사람들, 잊지 않는 사람들... 한국 사회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잊히지 않기 위해, 이 사회에서 투명 인간으로 살지 않기 위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드러내기 위해, 함께 하겠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이러한 '사람들'을 모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둔 오는 4월 4일, 토크콘서트 <사람들>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잊지 않기로 약속한 '사람들'을 위해 토크 콘서트를 마련했습니다

▲ 쌍용차 굴뚝 외침 'Let's Talk' 쌍용자동차의 모기업인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14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본사를 방문한 가운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70m 굴뚝 위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33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깔개 위에 청테이프로 'Let's Talk'이라는 글자를 만들어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이 실장은 "오늘 아난드 회장과 노조와의 짧은 만남으로 진전된 것은 없고 진정한 대화로 볼 수 없다"며 "사측은 본격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유성호

2009년 '미래에 올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경영난을 이유로 정리해고 된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사람이고 노동자라고 이야기하며 77일간 공장 옥쇄 파업을 벌였던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쌍용차 노동자들입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2009년 4월 13일 이후 현재까지 26명의 가족과 동료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현재, 두 해고 노동자가 쌍용차 평택공장 안 굴뚝 위에서 시린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서울 한복판인 명동에서는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 두 명이 광고판 위에 올라가 한 달이 넘게 하늘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 주일에 70시간 넘도록 일하면서도, 비가 와도 전신주 위에 올라가면서도, 한 달을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고작 150만 원 남짓. 이 노동자들은 '저녁에 편하게 야구 보고 싶어서',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어서'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노동조합조차도 허락되지 않았고, 회사는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들을 해고했습니다. 이들의 요구 중 하나인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는 45년째 실현되지 않은 요구이기도 합니다.

경상남도 밀양에서는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될 76만 5천 볼트의 전기를 실은 송전탑이 30년을 살아온 집과 논을 지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70대 이상의 할머니들이 10년 넘게 싸워오고 있습니다. 한국전력의 부사장이 밀양 송전탑을 통해 흐를 전기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할 원전 시험 가동용이라는 사실을 밝혔고, 신고리원전이 각종 비리로 언제 가동될지 알 수 없음에도, 경찰과 한국전력은 농성장의 비닐을 찢고 알몸의 할머니들을 4~5명의 병력이 달려들어 강제로 끌어냈습니다. 밀양의 할머니들은 아직도 삶의 터전을 지키고,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기 위한 싸움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곧 있으면 2015년 4월 16일이 다가옵니다.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참 많은 사람이 함께 슬퍼했습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광화문 광장에서 40일 넘게 단식을 하고, 많은 시민이 광화문 광장에 모였습니다. 많은 시민이 힘을 모은 끝에 부족하지만 진상 조사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진상 조사위를 세우는 데 성공했으나 아직 제대로 된 진상 조사는 시작도 못하고 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가 남아있고,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세월호 인양'은 아직 결정조차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들은 모두 잊힌 사람들, 보이지 않는 사람들, 투쟁하는 사람들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 즈음 이러한 '사람들'과 함께 토크 콘서트를 열어보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토크콘서트 <사람들>은 토크콘서트 <사람들> 기획단, 416가족협의회(세월호참사 유가족대책위원회), 416국민연대(준),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 더불어사는희망연대노동조합, LGU+비정규직지부·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가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사는 잊히지 않았지만, 교훈은 잊었습니다

 사고현장에 놓인 유가족·실종자 가족의 꽃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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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때 한 앵커는 '세월이 지나면 참사는 잊히지겠지만 교훈은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참사는 잊히지 않았지만, 교훈은 잊히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많은 시민이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는 비록 우리가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던 약속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는 4월 4일 토크콘서트 <사람들>을 준비하면서 3월 한 달 동안 다시 잊지 않기 위한, 함께 싸우기 위한 행동을 하려고 합니다. 싸우고 있는 혹은 보이지 않는 대학의 청소 노동자들을, 인간답게 살기 위해 싸우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해고 노동자들을, 그리고 핵 발전과 에너지 정책에 반대하며 76만 5천 볼트의 송전탑을 반대하며 10년째 싸우고 있는 밀양의 할머니들을 만나 인터뷰하려고 합니다.

더불어 지난해 9월 한 주 동안 서울의 10여 개 대학에서 1000여 명의 대학생과 세월호 유가족 국민 간담회를 진행했고, 그 이후에도 많은 대학들에서 국민 간담회를 진행하고 싶다고 연락 주신 것을 기억합니다. 그때의 그 열기를 기억하며 다시 여러 대학에서 세월호 유가족 국민 간담회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열고자 하는 대학생들의 많은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

토크콘서트 <사람들>
 토크콘서트 <사람들>
ⓒ <사람들> 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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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4월 4일 토크콘서트 <사람들>

싸우고 있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할, 잊지 않는 사람들을 기다리겠습니다.



태그:#세월호, #밀양, #쌍차 , #비정규직,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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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인간인 사회를 꿈꾸며, 발딛고 서있는 곳을 바꾸고자 합니다. 모두의 것을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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