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에 유채꽃이 활짝 피어 있다. (사진제공 = 가시리)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에 유채꽃이 활짝 피어 있다. (사진제공 = 가시리)
ⓒ 가시리

관련사진보기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면적의 42%를 차지하는 중산간마을 가시리. 이 마을은 1800년대 100년 동안 마장이 있던 곳으로, 지금의 조랑말체험공원이 있는 곳에 갑마장(조선 시대에는 최고 등급의 말을 갑마(甲馬)라고 불렀는데 이러한 말들만 모아서 기르던 곳,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출처)이 있었다. 이곳에서 임금님께 보내는 최고의 말인 어승마를 길렀다.

너른 토지를 잘 보존해 왔기 때문에 거대한 풍력단지를 유치할 수 있었고, 제주도와 SK와의 협약을 통해 풍력 생산량의 10%(약 10억 원)를 마을발전을 위해 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풍력단지를 조성하기까지 반대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그 대신 마을주민들은 생활의 편의를 얻을 수 있었다.

풍력단지 조성으로 인한 수익금은 가시리를 전국적으로도 살기 좋은 마을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에 일조할 수 있었다. 특히 가시리사무소와 노인복지회관은 제주 시골마을에서 가히 최고 시설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잘 지어졌다.

유채꽃 플라자에서 아침에 본 가시리 일부 풍경.
 유채꽃 플라자에서 아침에 본 가시리 일부 풍경.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가시리는 농촌마을 종합 개발사업 64억, 신문화 공간 조성사업 20억, 친환경 공간 조성 사업 5억, 휴양 체험 마을 3억, 그 외 부수적인 사업 등 최근 6년 사이 약 100억을 지원받아 마을사업을 진행, 명실상부 전국 3만6000개 마을의 롤모델이 되었다. 많은 마을만들기 관계자들이 벤치마킹 하고자 이 마을을 방문했다.

정경운 가시리 이장은 "외부적으로 알려진 만큼 내부적으로도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며 "이런 내홍을 잘 봉합하고 정말 와서 봐도 후회가 안 되는 마을이 될 만큼 자랑스러운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신문화 공간 조성사업으로 문화센터를 만들고 그동안 12개 동아리를 운영했으며 현재는 댄스, 난타, 기공, 밴드 등 4개의 동아리를 운영 중에 있다.

가시리에 작가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작가들은 이곳에 창작의 흔적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일들을 진행했다. 그동안 수많은 작가들이 이곳에 머물다 갔다.

이로 인해 수십 년 전까지 오지마을로 상당히 살기 힘든 마을이었던 가시리는 불과 3~4년 전부터 이주민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나 현재 460가구 12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곧 500가구가 넘을 것으로 마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마을 사무장만 3명(마을 사무장을 비롯해 마을 환경관리와 유채꽃플라자 담당 등 마을 직원 모두 6명이 근무하고 있다)이 있을 정도다. 마을 발전을 위해 여전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가시리는 유채꽃 테마 조성에 이어 현대판 갑마장 조성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가시리의 자랑, 따라비오름을 아시나요?


따라비오름 (사진제공 = 가시리)
 따라비오름 (사진제공 = 가시리)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13개의 오름으로 둘러싸인 광활한 분지지대, 가시리. 이 마을의 수많은 오름 가운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정경운 마을이장은 "가시리에 오셔서 따라비오름과 돼지고기 맛을 경험하지 않으면 가시리를 경험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가시리 산 62번지 일대에 위치한 따라비오름은 표고 342m, 비고 107m, 둘레 2633m, 면적 44만 8111㎡, 저경 855m이다. 땅할아버지(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오름군 때문에 할아버지라 불림)라는 뜻을 가졌다는 의미에서 지조악으로 표기된다. 따라비오름은 말굽형태로 터진 굼부리와 북쪽 언덕을 만들어내는 용암암설류의 흔적이 오름의 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흔적은 세 개의 쌍굼부리와 함께 따라비오름의 폭발 당시 상황을 읽어낼 수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 3개의 굼부리를 중심에 두고 좌우에 큰 2개의 말굽형 굼부리가 서로 맞물려 있다. 이런 구조는 화산폭발 당시 마그마가 분출하는 입구가 남북방향으로 약간씩 이동되었음을 알려준다.   

한편 따라비오름은 <탐라순력도>(교래대렵)와 <해동지도>(제주삼현)에는 다라비악(多羅非岳)으로 <탐라순력도>(한라장촉)에는 다라비(多羅非)라 기재됐다.

정경운 가시리 이장 "다른 마을의 롤모델 마을 되고 싶습니다"
정경운 가시리장.
 정경운 가시리장.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가시리 마을은 시기적으로 지금 상당히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제까지 해온 사업들이 부족함은 없는지 돌아보고 내부적인 어려움도 잘 다듬어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옆과 뒤도 돌아보고 함께 소통하며 보다 나은 가시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최근 마을이장이 된 정경운(53)씨는 "가시리가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반면 마을 주민 간 불신과 반목도 여전히 상존해 있다"며 "이런 간극이 불식되도록 2년의 마을이장 임기 동안 주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은 소식지에 담아서 주민들과 깊이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이장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차기에 다시금 가시리가 재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싶다"며 "최근 조성하고 있는 꽃길과 갑마장길 등 주변 환경 부분에 힘을 기울여 다른 마을의 롤모델이 될 만큼 정말 깨끗하고 다시 찾아오고 싶은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30년 넘게 농업 후계자로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현재까지 마을만들기 사업 부위원장을 맡는 등 마을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온 정경운 이장. 고향 가시리를 향한 진심과 열정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일간지 <제주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



태그:#가시리, #유채꽃, #따라비오름, #제주신문, #녹산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관심 분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등 전방위적으로 관심이 있습니다만 문화와 종교면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