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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가 깃발을 들었다. 깃발에는 '대한독립 만세'가 아닌 '사이버 독립 만세',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적혀 있었다. '기미독립선언' 대신에 '사이버 감시 국가 독립선언문'이 발표됐다. 선언문에는 "감시의 시대가 가고 자유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사이버 문화를 찬란히 꽃피우게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노동당과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사이버사찰 긴급행동'은 96돌을 맞은 3·1절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사이버 감시 국가 독립 선언문'을 발표했다. 지난 1919년 일제에 맞서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친 것처럼 '사이버 감시 국가'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겠다는 의미다. 또 사이버 사찰에 '망명'하지 않고 '반격'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망명 대신 반격', 사이버사찰 피해자들의 선언 

수사 당국의 무분별한 압수수색 등으로 사이버사찰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3.1절을 맞아 '사이버 감시 독립' 행사를 벌여 ‘사이버 감시 국가 독립선언문’을 발표했다. 기미독립선언서의 형식을 빗댄 선언문에서 “우리 국가는 국민을 감시하고 여론을 통제하려는 사이버 감시 국가”라며 “손 쉬운 사찰의 유혹에 빠져 민주주의 정신을 희생시킨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 당국의 무분별한 압수수색 등으로 사이버사찰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3.1절을 맞아 '사이버 감시 독립' 행사를 벌여 ‘사이버 감시 국가 독립선언문’을 발표했다. 기미독립선언서의 형식을 빗댄 선언문에서 “우리 국가는 국민을 감시하고 여론을 통제하려는 사이버 감시 국가”라며 “손 쉬운 사찰의 유혹에 빠져 민주주의 정신을 희생시킨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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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는 청와대 인근에서 기습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자신의 카카오톡을 압수수색당했다며 '사이버 사찰'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정 부대표는 경찰이 자신의 하루치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단체채팅방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전화번호 2368개를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관련기사: "수사당국, 한 명 카톡 수색으로 3천명 사찰"). 

정 부대표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이날 행사에서 '사이버 감시 국가 독립선언문'을 발표했다. 기미독립선언문의 형식을 빗댄 선언문에서 "우리 국가는 국민을 감시하고 여론을 통제하려는 사이버 감시 국가"라며 "손 쉬운 사찰의 유혹에 빠져 민주주의 정신을 희생시킨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용감하고 과감하게 과거의 잘못된 제도를 뜯어 고치겠다"며 "우리의 길은 세계 네티즌에게 귀감이 될 것이며 진정 IT강국으로서 책임을 온전히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사이버 공간의 왕성한 번영을 마음껏 누릴 것"이라며 "빛나는 사이버 문화를 찬란히 꽃피우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 50여 명이 참여한 '공약 오장'을 확정했다. ▲사이버 감시 국가 독립 ▲감시 사찰에 대한 처벌 강화 ▲표현의 자유 침해 대처 ▲정보 인권 보호 단결 ▲사이버 사찰 금지법 제정이다.

종로경찰서 앞에서 "사이버 독립 만세" 삼창

노동당과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사이버사찰 긴급행동'은 96돌을 맞은 3·1절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만민공동회를 열고 ‘사이버 감시 국가 독립 선언문’을 발표했다.
 노동당과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사이버사찰 긴급행동'은 96돌을 맞은 3·1절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만민공동회를 열고 ‘사이버 감시 국가 독립 선언문’을 발표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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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서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정말 국가 기관의 감시 없이 친구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그만큼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 권리인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정당성이 없는 정부일수록 국민 감시를 위해 공권력을 활용한다"며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사이버사찰 금지법을 통해 국민 감시를 막자"고 말했다.

사이버사찰 피해자인 이요상(64)씨는 ""정 부대표를 알지도 못했는데, 같은 카카오톡 방에 있었다는 이유로 압수수색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국가기관이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지금도 잠도 못 이루고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행사 이후 '독립만세' 행진을 벌였다. 조계사에서 인근 서울 종로경찰서까지 10여 분간 이동하며 "표현의 자유·비판의 자유, 사이버 사찰 중단하라", "망명이 아니라 독립, 사이버 사찰 금지법 제정하자"라며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종로경찰서가 일제 때부터 민중을 괴롭혀 왔던 경찰이 집합소"라며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촛불집회에도 가장 악랄하게 시민들을 연행해갔다"고 비판했다. 종로경찰서 앞에 도착한 이들은 "사이버 독립 만세"를 삼창한 뒤 해산했다. 


태그:#사이버사찰, #카카오톡 감청, #박근혜 대통령, #독립 만세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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