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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으로 기소돼 실형을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한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 전 청장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몹쓸 짓을 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게 가슴 아프고 노 전 대통령과 유족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다"며 "고인께 정말 사과드리고 싶은 진정성이 우러나서 간 것이지 누가 강요해서 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으로 기소돼 실형을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한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 전 청장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몹쓸 짓을 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게 가슴 아프고 노 전 대통령과 유족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다"며 "고인께 정말 사과드리고 싶은 진정성이 우러나서 간 것이지 누가 강요해서 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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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때 뉴스메이커 공직자를 한 명 꼽으라면? 기자는 주저 없이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꼽고 싶다. 쌍용자동차 파업노동자 진압(경기경찰청장 재직 때), 고(故)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서울경찰청장 재직 때), 디도스 사건 (경찰청장 재직 때), 검·경 수사권 대통령령 개정안 서명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 중심에 그가 있었다.

그는 지난해 말, 소리 없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으로 출소한 지 6개월 만의 일이었다. 그는 지난 2010년  3월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한 강연에서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하기 전날 10만원권 수표가 입금된 거액 차명계좌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뛰어내린 겁니다"라고 발언, 사자명예훼손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받았다.

궁금했다. 어떤 이유로 참배를 한 것일까? 경찰 조직에 몸담고 있던 때에 있었던 여러 논란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  

인터뷰를 주저하는 그를 지난 16일 오후 서울 경복궁 옆 한 식당에서 만났다. 3주 동안 해외에 나가 있었다고 했다. 3시간 남짓 대화했다.

그는 참배 이유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으로 몹쓸 짓을 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게 가슴 아프고 노 전 대통령과 유족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다"며 "진심으로 참배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 오던 차에 서형 작가('부러진 화살' 작가)가 같이 가자고 해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인께 정말 사과드리고 싶은 진정성이 우러나서 간 것이지 누가 강요해서 간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늦은 감 있는 참배 이유에 대해서는 "사과를 해도 강요당하면서 하기는 싫었다"며 " 옥살이 다 마치고 (누구도 강요하는 사람 없어) 홀가분하고 진정성 있게 갔다 온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과 유족들에게 송구스럽다는 건 변함이 없지만 법률적 판단의 쟁점은 제 발언이 현행법상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 여부"라며 "내가 한 말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나름 그걸 (스스로) 진실이라고 믿고 이야기 했으면 (현행법상) 죄가 성립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언을 할 당시 의혹 내용에 대해 허위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는 "검찰은 (수차례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거짓말(허위)이라는 걸 알면서도 발언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며 "막강한 검찰 권력에 도전했던 대가가 이렇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고 강조했다. 2011년 검·경은 청와대가 경고할 정도로 자존심을 건 대결을 벌였다. 조 청장은 수사권 독립을 위해 검찰과 전면전 양상을 보였지만 국무총리실의 중재에 따라 개정안에 서명했다. 이 일로 검찰의 표적이 됐다는 해석이다.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판사들이 정말 허위인식에 대한 확신을 하고 유죄를 선고한 건지, 아니면 국민감정이나 그런 걸 보고 정치적 판단을 한 건지 굉장히 궁금하다"는 말로 우회적인 유감을 표시했다.

다음은 이날 그와 나눈 주요 대화요지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몹쓸 짓...가슴아프다"

- 지난해 5월 출소 이후 어떻게 지냈나?
"여행 다니고 책 읽고 운동도 하고 그렇게 지내왔다. (수감 돼 있을 때) 많은 사람이 면회를 왔다 갔다. 내가 어려울 때 휴가내고 그 멀리까지 면회를 와준 분들 아닌가. 가급적이면 일일이 직접 만나서 인사하려 했는데 그게 지난 연말까지 시간이 걸렸다"

- 지난해 12월 23일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참배를 결심한 배경은?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발언에 대한) 저의 입장은 여러 번 얘기했다. 국회 기록에도 남아있고 그 이후 발언도 기록이 남아있다.  제가 진실이라고 믿고, 2010년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부대 지휘요원 정신교육 자리에서 시위대에 위축되고 주눅 들지 말라는 차원에서 한 얘기다. 밖으로 공개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 그게 본의 아니게 밖으로 공개됐다. 전혀 의도한 게 아니다. 그 바람에 노 전 대통령님과 유족들께 송구스럽다. 죄가 성립 되고 성립되지 않고를 떠나서 고인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다. 진심으로 참배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왔다. 이런 생각 갖고 있던 차에 서형 작가가 같이 가는 게 어떻겠냐고 해 잘됐다하고 간 것이다."

- 거듭 송구스럽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송구한 건가?
"제 부적절한 발언 때문에 고인을 욕되게 한 그런 입장에서 송구스럽다고 표현한 거다. 유족들에게 도의적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비난하는 것은 욕이고 잘못된 것일 수 있지 않나. 노 대통령 서거 2주기 때에도 제 처에게 '내가 몹쓸 짓을 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게 가슴 아프다'고 말한 바 있다. 저는 한 인물을 평가할 때 객관적으로 공과 과를 같이 보려고 한다."

- 주변 권유로 간 것은 아닌가?
"내가 정말 진심으로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싶은 고인께 정말 사과드리고 싶은 그런 진정성이 우러나서 간 것이다. 누가 강요해서 간 것은 아니다. 사과는 내 진심에서 우러나서 진정성 있게 하는 거지 윽박질러서 하는 건 (사과가) 아니라고 본다. 옥살이까지 하고나서 이런 시점에서 어느 누구도 나에게 강요할 수 없지 않은가."

- 언론 보도를 접한 주변의 반응은?
"잘 갔다 왔다는 사람도 있고 또 반면에 전화를 걸어서 질책하는 사람도 있었다. '옥살이까지 했는데 왜 갔다 왔느냐' '잘못을 시인하는 거냐'고. 하지만 잘 갔다 왔다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

- 참배사실이 뒤늦게 언론에 알려졌다. 후회하지는 않았나?
"왜 후회하나? 문제가 불거질 때부터 (참배하겠다고) 생각해 왔고 내가 잘못한 건데 깨끗하게 사과를 해야 하지 않나. 사과를 해도 남에게 강요당하면서 하기는 싫었다. 진정성 있게 하고 싶었다. 사실 조용히 갔다 오고 싶었다. 그래서 새벽에 갔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고 신원을 밝혀야 출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알려지게 된 것 같다."

- 왜 그동안에는 참배하지 않았나?
"말한 것처럼 내 양심 팔면서 강요당하면서 사과하기 싫었다. 이런 차원에서 이때까지 안 가고 있던 거다. 옥살이 다 마치고 (누구도 강요하는 사람 없이) 홀가분하고 진정성 있게 갔다 온 것이다."

- 노 전 대통령 가족을 만나 직접 사과할 용의는?
"그분들 입장에서도 저를 아직 흔쾌히 받아들이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차명계좌 발언, 진실이라 믿었다... 기소는 검찰에 도전한 대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으로 기소돼 실형을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한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 전 청장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몹쓸 짓을 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게 가슴 아프고 노 전 대통령과 유족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다"며 "고인께 정말 사과드리고 싶은 진정성이 우러나서 간 것이지 누가 강요해서 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으로 기소돼 실형을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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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가?
"먼저 여러 번 이야기 해왔듯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족들에게 송구스럽다는 건 변함이 없다. 하지만 (사건의 법률적 쟁점은) 결과적으로 내가 한 말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나름 그걸 (스스로) 진실이라고 믿고 이야기 했으면 (현행법상) 죄가 성립이 안 된다. 그런데 검찰은 내가 거짓말(허위)인 걸 알고도 그렇게 발언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소되고 법원에서도 그걸 받아들인 것이다. 막강한 검찰 권력에 도전했던 대가가 이렇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

- 검찰 권력에 도전한 대가라면 경찰 수사권 독립을 위해 검찰과 맞섰던 일을 말하는 것인가?
"기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주변에서 검사출신을 제 변호사로 선임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그 변호사가 제 사건 맡으면 변호사 생활을 못한다고 할 정도였다."

- 발언 당시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존재를 진실이라고 믿었던 이유가 뭔가?
"문제의 2010년 3월 31일 기동대 요원들 특별 정신교육 직전에 당시 임아무개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대통령한테 보고하는 사람이 아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데 안 믿을 수 있나. 임 이사장은 법무부장관을 역임한 사람 등 주요 인사들과 막역하게 지냈다. 사실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 임아무개 이사장은 만난 적도 없고 그런 말 한 일이 없다고 부인하지 않았나?
"이해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사실대로 말해버리면 모든 공적이 되는 일을 (했다고) 할 이유가 없는 거다. 식사 자리에서 한 얘기이고 내가 그걸 곧이곧대로 믿어버렸다. 나 살려고 궁지에 몰리니까 법정까지 불려 나오게 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이나?
"진실을 최대한 밝혀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한계로 유죄선고를 한 것이라면 인정하겠다. 사람이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 속을 열어 보기 전에는 거짓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없지 않나. (하지만) 지금도 궁금한 게 1심부터 3심까지 다 했는데 판사들이 정말 허위인식에 대한 확신을 하고 유죄를 선고한 건지, 아니면 국민감정이나 그런 걸 보고 정치적 판단을 한 건지 굉장히 궁금하다."

- 법원이 최대한 진실을 밝혀내려 했다고 생각하나?
"내가 거짓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 검사나 최면 검사까지 받겠다고 자처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다른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나?
"일부에서는 법정 태도가 불량하기 때문에 실형선고를 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후보의 동생 지만씨가 자살한 5촌 조카인 박용철씨 피살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기사를 쓰고 같은 내용을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통해 공표했다. 저랑 비슷한 일로 기소가 됐는데 이 일은 '허위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 사람들은 법정 태도가 좋아서 무죄판결을 받은 건가? 안 맞지 않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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