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3집 '용서'로 컴백한 김창완 밴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홀에서 열린 김창완 밴드(김창완·강윤기·최원식·이상훈)의 3번째 정규앨범 <용서> 발매기념 쇼케이스에서 김창완이 타이틀곡 '중2'를 열창하고 있다.
이날 김창완은 타이틀곡 '중2'에 대해 "어떻게 보면 중2의 태도를 힐난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중2에게 어른들이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것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정규3집 '용서'로 컴백한 김창완 밴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홀에서 열린 김창완 밴드(김창완·강윤기·최원식·이상훈)의 3번째 정규앨범 <용서> 발매기념 쇼케이스에서 김창완이 타이틀곡 '중2'를 열창하고 있다. 이날 김창완은 타이틀곡 '중2'에 대해 "어떻게 보면 중2의 태도를 힐난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중2에게 어른들이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것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유성호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유성호 기자| 피리소리와 해금의 선율이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그 뒤를 거문고와 베이스, 드럼이 묵직하게 받쳤다. 이어 기타가 합류했다.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것은 김창완의 목소리였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KT&G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홀에서 김창완 밴드(김창완·강윤기·최원식·이상훈)의 3번째 정규앨범 <용서> 발매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김창완 밴드는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중2' '용서' 등을 라이브로 선보였다.

이번 앨범의 제목이자 동명의 타이틀 곡인 '용서'는 '힘이 들면 말을 하지 그랬어' '다 잊고 내려 놉시다'라고 나지막이 읊조리는 가사가 마음을 두드린다. 여기에 배선용의 트럼펫 소리가 어우러진다. 김창완은 이번 앨범을 두고 "지난 앨범과 차별화된다"면서 "명실공히 김창완 밴드의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한국 록의 정체성 고민..."록의 소리, 지평 넓혔다"


김창완은 지난 2009년 발표한 정규 1집 < Bus(버스) >에 대해 "뭔가 강박적이었다"고 털어놨다. 동생 김창익의 사고 후 분노의 몸부림이 가득했다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지난 2012년 내놓은 정규 2집 <분홍굴착기>는 산울림의 레퍼토리를 리메이크하는 형식이었다. 김창완은 "당시 산울림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각오였다면, 이번 앨범은 다르다"고 했다.

이번 앨범도 시작은 지난 1978년 발표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다. 김창완 밴드는 이 곡에서 국악그룹인 잠비나이(이일우·김보미·심은용)와 함께했다. 노래의 중반부를 넘어서면 거문고의 솔로에 베이스 소리가 덧입혀지기도 한다. 김창완은 "레코딩 및 믹싱 엔지니어인 아드리안 홀과 함께 작업했다"면서 "국악을 접목해 록의 소리에 지평을 넓혔다"고 평했다.

"데뷔 당시부터 질문을 받았던 한국 록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다. 사실 '어떤 것이 한국 록이다'라고 증명해 보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전에 아리랑 선율을 넣기도 했지만 늘 미흡하다고 생각했다. 어찌 보면 이번에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코리안 록'의 정체성을 조금이나마 찾아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물론 이번에 국악을 접목했다고 해서 '우리 소리가 들어가야만 코리안 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중2'야 미안하다! 어른들의 오해 전하며 손 내민 것"

그런가 하면 흔히 '중2병'이라고 불리는 중학교 2학년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노래인 '중2'도 있다. 김창완은 "가사를 써놓고 중학교 2학년에게 보여줬더니 '다 비슷한데 중2는 이렇지 않다. 중3이나 돼야 하겠다, 가겠다, 말겠다'가 생긴다고 하더라"면서 "당시 고민 끝에 가사를 바꿀까 했는데 어른들의 오해를 그대로 전달하기로 했다. 서로를 알아야 소통이 아니라, '정말 모르겠다'는 것도 또 다른 소통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에는 지난해 발표했던 세월호 사고 추모곡 '노란 리본'도 담겼다. "<용서>라는 테마는 특별히 세월호나 그런 사건, 사고 때문에 모티프를 잡게 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은 김창완은 "수록곡 '무덤나비'를 만들고 난 후, '용서라는 주제를 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으니 '노란 리본'을 발표하고도 3~4개월 뒤다. 지난해 말쯤 테마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동사로서의 '용서하다' '용서받다'가 아니라 용서라는 단어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용서라는 말조차 잊고 산 것이 아닌가 싶었다. 1983년에 발표한 산울림의 9집에는 온통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당시 사회적인 거대 담론을 다루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너와 나 사이에 작은 것을 회복해보자는 의미였다. 이전에는 늘 청춘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우리 나이에 맞는 옷을 입으려고 했다. 그래서 무거워졌을 수도 있다."

'무엇을 부르나'보다 '왜 부르나'를 생각하며 늘 추억에 머물지 않고 현재진행형의 밴드이고 싶다는 김창완 밴드. 기타리스트 엄민열의 입대로 인해 당분간 4인조로 활동하는 김창완 밴드는 오는 3월 21일과 28일 서울과 춘천에서 각각 콘서트를 열고 관객과 만난다.

김창완 밴드 '용서' 발매 기념 쇼케이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홀에서 열린 김창완 밴드(김창완·강윤기·최원식·이상훈)의 3번째 정규앨범 <용서> 발매기념 쇼케이스에서 김창완이 타이틀곡 '용서'를 부르며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김창완은 타이틀곡 '중2'에 대해 "어떻게 보면 중2의 태도를 힐난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중2에게 어른들이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것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김창완 밴드 <용서> 발매 기념 쇼케이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홀에서 열린 김창완 밴드(김창완·강윤기·최원식·이상훈)의 3번째 정규앨범 <용서> 발매기념 쇼케이스에서 김창완이 타이틀곡 '용서'를 부르며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김창완 밴드 용서 노란 리본 중2 세월호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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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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