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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비용'으로 분석한 '대통령의 시간' 속 거짓말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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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책 <MB의 비용>. 유종일·고기영·박창근 등 경제·환경 정책 전문가들이 저자로 나서 MB정부가 탕진한 세금과 차후 예상되는 지출 금액을 추산했다.

오마이TV는 <대통령의 시간>과 <MB의 비용> 두 권의 책에 나오는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를 비교해 봤다.

"4대강 유지관리비로 나로호 13.5대 개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을 통해 15조 3천억 원을 들여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진행했고, 홍수 예방과 수질 개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최전선에서 비판해 온 박창근 가톨릭관동대교수는 <MB의 비용>에서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된 4대강 사업의 예산은 15조가 아닌 22.2조'.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 <MB의 비용> 저자] "2009년 6월 달에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이 발표가 됩니다. 그러니까, 4대강 사업 전체의 밑그림을 그렸던 계획이죠. 거기에 보면 4대강 사업은 전 부처가 하게 돼있습니다, 같이. 그래서 국토부, 환경부, 농림수산부, 주로 이 3개 부서가, 문화관광부도 있죠, 이 부서들이 (사업을) 하게 돼있는데 거기 보면 표로 나와 있습니다. '4대강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22.2조 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과 이명박 정부 사업의 부실함을 고발한 <MB의 비용>

4대강 사업 이전과 비교해, 홍수로 인한 피해 금액은 오히려 4~5배 늘었고, 녹조와 물고기 폐사 등으로 수질이 나빠져 4대강 개선 사업비도 증가하고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더 나아가, 하수와 가축분뇨 처리 등 수질대책 비용 1942억 원, 16개 보 관리에 1178억 원 등 연간 유지관리비는 5794억 원이 들어간다.

박 교수는 또 "4대강에 설치된 보가 20년간 견딜 수 있다고 가정하면, 4대강 유지관리비로 나로호 13.5대를 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 자원외교란 이름 하나로 국민 속여"

MB정부의 역점 사업이던 자원외교의 문제점을 분석한 고기영 한신대 교수는 "MB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부실하게 진행 돼 에너지 공기업 3사의 빚이 42조 원 늘었으며, 이는 전 정부에 비해 네 배 이상 불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기영 한신대 교수/'MB의 비용' 저자] "해외자원개발에 나선 게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공사 같은 에너지 공기업들이었어요… MB 정권 5년동안 투자한 걸 따로 떼서 분석을 해봤더니 (투자회수율이) 평균 3.8%밖에 안 돼요. 예를 들면, 100원을 투자했으면 3원, 4원 정도를 회수한 거죠. 터무니없이 성과가 좋지 않습니다. … (에너지공기업의) 부채가 MB 정부 딱 5년 사이에 42조가 늘었어요. 이 부채는 해외자원개발과 관련된 부채들입니다."

고 교수는 또 여섯 건의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분석해 부실했던 투자 과정을 밝히고 10조 원의 손해액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시간>에서 이 같은 사업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원외교의 성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며 지금 자원외교를 평가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교수는 "탐사·개발·생산이란 각 사업의 단계별 성격에 따라 충분히 단기 평가가 가능하다"며 "이 전 대통령이 자원외교란 이름 하나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기영 한신대 교수 / <MB의 비용> 저자] "원래 자원개발이란 게 '탐사'부터 시작해서 '개발' 거치고 '생산'으로 들어가거든요.…  그러니까 자원개발 투자를 해서 그 투자금이 전액 돌아오는 데에는 30년, 40년 걸리는 게 일반적으로 맞아요.

그런데 MB정부 때 했던 자원 개발은 이런 탐사부터 시작한 자원개발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나 기업이 이미 원유를 생산하고 있어요, 그 기업에다가 5%, 10% 지분 투자를 한 겁니다. 지금 생산하고 있잖아요, 그러므로 매년 배당이 나와요.

그런데 (지금) 그 성과가 없는 거예요. 혹은 있어도 아주 미약한 성과밖에 없는 거죠.… 이런 걸 지적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국민들이 몰라요. 왜냐면 해외자원개발, 자원외교로 포장돼 있거든요.… 연구해본 입장에선, 이건 자원 개발이 아니에요. 그래서 무늬만 자원개발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냥 투자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석유공사의 사업으로, 대부분 '생산단계'부터 투자를 했지만 회수액이 전혀 없는 경우가 여섯 건이나 된다.

투자액 86.5%를 '개발단계' 사업에 투자한 가스공사의 회수율은 1.2%. 고 교수는 이러한 낮은 회수율은 "정부가 주장한 개발사업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개발단계의 리스크를 무시하고 한 번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천문학적 손실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거의 '자폭'에 가까운 일"이라며 "이런 '묻지마 투자'가 결국 대형 손실을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기업 부실 원인이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을 받는 MB정부의 해외자원개발 투자 금액은 26조. 2015년도 안전 공공질서 부문 예산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각 분야 전문가 16명이 MB정부가 한 사업의 문제를 짚고 그 피해 금액을 산출했다. <MB의 비용> 1부에서는 자원개발과 4대강 사업 이외에도 기업비리와 특혜, 원자력발전소 비리, 한식세계화 사업의 문제를 짚었고, 2부에서는 남북관계 등에 대한 전문가 대담을 담았다.


태그:#MB의 비용, #대통령의 시간, #MB 거짓말, #MB 4대강, #MB 자원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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