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한복입은 남자' 집필한 이상훈 감독

장편소설 '한복입은 남자' 집필한 이상훈 감독 ⓒ 조경이


이상훈 감독은 장편소설 <한복 입은 남자>로 돌아왔다.

1987년 KBS 공채 14기 PD로 입사해 <유머 1번지> <전국노래자랑> 등 히트 프로그램을 연출했고, SBS 개국 멤버로 <기쁜 우리 토요일> <LA 아리랑> 등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과 시트콤을 기획, 연출한 그는 영화 <돈텔파파> <마파도2>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아 영화계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또, <고향 생각> <더 늦기 전에 부모님의 손을 잡아드리세요> <유머로 시작하라> 등 다수의 책을 출간한 저자이기도 하다.

최근 출간한 <한복 입은 남자>는 장영실의 행방이라는 핵심적 사건을 중심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노비의 신분으로 세종의 총애를 받아 종3품까지 올랐던 장영실. 세계사에 한 획을 긋는 위대한 발명품을 수없이 만들어냈던 그는 세종의 가마를 잘못 설계했다는 사소한 이유로 역사의 모든 기록 속에서 사라진다. 이상훈 감독은 장영실이 사라진 이후의 이야기를 풀기 위해 10년의 준비 끝에 장편소설을 내놓게 됐다.

"장영실 통해 민족의 자긍심 되찾길 바라는 마음"

"처음에는 세종대왕에 대한 영화를 준비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자료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사료를 읽는 중에 장영실이라는 인물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아... 이 천재는 근데 어디로 갔나' 싶어 계속 자료를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조선의 역사, 동시대 중국 명나라와 유럽 등 역사적 흐름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이 책 안에서 장영실이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만나는 것은 우연히 아니에요. 장영실이 명나라 정화대장과 교황을 만나게 되고, 다빈치의 아버지가 장영실을 만나게 됩니다. 다빈치의 아버지는 장영실이 천재인 것을 알아보고 다빈치가 7살 때 장영실에게 부탁해서 다빈치의 가정교사를 하게 되는 이야기로 전개가 됩니다."

이상훈 감독은 두 사람의 연계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서 발견한다. 도르래 원리를 이용한 기중기부터 다연발 로켓, 물시계, 비차의 모형도까지 그가 그린 수많은 스케치에는 우연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장영실과의 접점이 나타난 것. 이상훈 감독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역사적 가정'의 공백을 치밀한 사건과 배경을 바탕으로 소위 팩션의 형식을 빌려 흥미진진하게 채워나간다.

"다빈치와 관련된 미국 드라마가 있는데, 다빈치의 어릴 때 스승이 동양에서 온 것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가 장영실일 수 있다는 거죠.

장영실이 1442년에 없어질 무렵, 정화대장이 명나라에서 숙청이 되고 산둥반도에 머물렀어요. 이 사람이 존경하는 사람이 장보고인데, 조선을 되게 좋아했고요. 세종대왕이 총애하는 장영실을 명나라로 12번의 유학을 보내주는데, 두 사람이 만났다는 역사적 기록은 없지만, 동시대 사람이라서 충분히 만났을 것 같다는 가정을 해봤습니다. 또 다른 한편, 정화대장이 유럽에 가서 교황을 만난 기록이 남아 있어요. 그래서 다빈치와 장영실을 연결해준 것은 정화대장라는 가정이죠."

 '한복입은 남자' 표지

'한복입은 남자' 표지 ⓒ 박하


이상훈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세종대왕과 장영실, 장영실과 정화대장, 정화대장과 교황, 다빈치 등의 이야기가 정말 그림처럼 눈앞에 그려졌다. 이 작품이 사극 드라마로 나온다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사극 장르의 지평이 열릴 수 있지 않을다.

"<할리데이> <조폭마누라 1,2,3> 등의 영화를 제작한 현진영화사와 계약을 해서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에요. 드라마로도 이야기 중에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젊은이들이 우리의 민족적 자긍심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우리 조상들 중에 세계적인 천재가 있었는데, 현재 우리나라 국사책에 장영실이 기술자 정도로만 언급돼 있습니다. 영국의 니뎀이라는 과학자는 장영실을 천재라고 극찬했었거든요. 외국에서는 우리 조상을 인정하는데, 우리는 지금 왜 이런지.. 장영실이라는 사람을 통해서 민족의 자긍심을 다시 찾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김미화, 가슴으로 방송하는 따뜻한 사람"


예능 PD로 일하며 수많은 방송인을 만나 함께 작업했던 이상훈 감독에게 가장 가슴 따뜻한 아티스트는 누구였는지 물었다. 

"김미화를 꼽고 싶어요. <유머 1번지>를 함께 했었고, KBS·SBS에서도 함께 작품을 많이 했어요. 김미화는 방송을 가슴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말장난, 잔머리로 방송을 하는 이들도 있는데 김미화는 가슴에서 우러나는 방송을 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죠.

좌파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부분이 가장 안타까워요. 김미화는 정치적인 어떤 성향이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사람이 착하니까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 약자들 편에 서려고 하다 보니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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