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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책의 출간 배경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집필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 홍보수석은 "역대 대통령 회고록 중 정책위주의 회고록은 최초일 것이다"고 말했다.
▲ <대통령의 시간>, 역대 대통령 회고록 중 정책위주로 최초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책의 출간 배경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집필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 홍보수석은 "역대 대통령 회고록 중 정책위주의 회고록은 최초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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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청와대에서 회고록을 다시 한 번 정밀하게 보시면 상당 부분 오해가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기획을 총괄했던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말이다. 김 전 수석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고록의 일부 내용에 대한 청와대의 유감 표명을 '오해'라고 규정했다. 즉, 청와대 측에서 회고록에 담긴 이 전 대통령의 진의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얘기다.

앞서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대선 주자가 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2009년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했다'는 취지로 서술된 회고록 내용에 대해 유감을 표한 바 있다(관련 기사 : 청와대 "MB 회고록 유감"... 신-구 정권 갈등).

"일부 친박이 그런 의구심 가졌다는 뜻... 책 보고 평가해달라"

이에 대해 김 전 수석은 "이 책(회고록)은 지금 처음 나온 것"이라며 "청와대에서 말한 것처럼 '(박 대통령이) 정운찬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했다'는 표현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아마도 (청와대 측이) 언론보도를 보고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면서 "언론보도에 입각한 평가보다 책을 보고 평가해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미 회고록 전문이 담긴 PDF 파일이 언론사 등으로 유포된 상황인데 청와대에서 그 원문을 안 보고 평가했다고 할 수 있느냐는 반문이 돌아왔다.

그러나 김 전 수석은 "세종시 문제를 얘기하는 과정에서 그 얘기가 한 줄 살짝 나온다"라면서도 "여기서 언급한 정도는 친박 중 일부에서 그런 부분에 의구심을 갖지 않았나 하는 얘기를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돌이켜보면 당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끝까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이유도 이와 전혀 무관치는 않았다고 생각한다"라는 회고록의 문장은 박 대통령 본인을 지칭한 게 아니라 친박 일부를 지칭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김 전 수석은 또 "회고록에는 '박 대통령은 원칙과 약속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라고 써 있다"라면서 "(정운찬 대망론 견제설은) 많은 세종시 수정안 추진 실패 요인 중 하나일 뿐인데 (박 대통령이) 그를 견제하기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했다는 건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측에서 회고록에서 남북정상회담 추진 비화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응한 것에 대해서도 김 전 수석은 "완전히 노출되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을 많이 삭제했다, 이미 많이 깎여 있는 내용"이라며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수석은 또 "미국 대통령이나 다른 나라 정상들의 회고록은 더 상세하게 기재돼 있고 굉장히 민감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많다"라면서 "지금에 와서 이 정도의 얘기는, 왜 (이명박 정부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는지, 북한의 태도가 어떠했기에 어려웠는지 그 정도는 오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다음 정부로 승계되는 과정에서 정책이나 정보 등이 다 전달되는 게 마땅한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그런 부분이 취약하다"라면서 회고록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외교·대북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전 수석은 "국가정보원·외교부 수뇌 등이 정권 교체시 한꺼번에 다 바뀌기 때문에 (정책이나 정보들이) 제대로 전달 안 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어느 정도 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걸 보면 청와대에서 더 확실하게 (북한 문제 등에 대해) 보고받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치적 사안이라 제외"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출간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의 시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 출간 후 논란 가열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출간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의 시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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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4대강 사업 등을 자화자찬했다는 평가에 대해선 '정치적 평가'라고 반박했다.

김 전 수석은 "자화자찬이라고 보는 분들에겐 자화자찬이겠지만 보다 더 강하게 (4대강 사업의 성과를) 얘기할 수 있는데 왜 안 했느냐는 분도 계시다"라면서 "자화자찬이냐, 아니냐를 여기서 논의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분명히 철학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 전 수석은 정치적 사안을 제외한 정책 부분만 집중해서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중 있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을 회고록에서 제외한 것 역시 '정치적 사안'이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왜 안 썼냐는 질문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왜 안 썼냐는 질문과 같다"라며 "정치적 사안은 이쪽에서 보면 A이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B이기 때문에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을 피하자고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일에 대해 구술도 하고 토의도 해서 다 썼지만 (회고록에서는) 다 빠졌다"라면서 "정치적 사안은 빼는 게 원칙이었다, 이 부분은 다른 일정 등을 통해 말씀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정치적 사안을 제외하는 것이 원칙이었다면 국회 국정조사가 진행 중인 자원외교 부분도 빼는 게 맞지 않느냐"라는 질문에는 "충분히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그 부분을 빼버리면 오히려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외교에 문제가 있어서 빠진 것처럼 보인다"라고 반박했다.

또 "자원외교에 대해서는 굉장히 절제해서 원론적인 입장만 기록한 것"이라면서 "이 전 대통령께서 (재임 기간 동안) 자원외교에 중점을 두셨는데 그 부분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도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국내정치란 변수 때문에 전임 대통령 묶여 있어야 하는지 의문"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출간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의 시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앞에 책을 알리는 홍보물이 설치되어 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국민의 공감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출간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의 시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앞에 책을 알리는 홍보물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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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출간 시기를 놓고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해 김 전 수석은 "회고록을 기획했던 2013년 10월 당시에 지난해 12월 혹은 올해 1월쯤 출간할 수 있다고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라며 예정대로 출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정치에서는 여당, 야당이 있고 이런 계파, 저런 계파가 있지만 그는 국제사회에서 무의미한 얘기"라며 "이미 대통령의 국정경험이나 강연을 공유하자는 안팎의 제안이 있었고 영문판 회고록을 먼저 내는 걸 검토하다가 그것은 국민에게 도리가 아니라 판단해서 국내본부터 출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2년이 됐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안정적인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이번 회고록에 대해 논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언제 내더라도 (회고록이) 정치적 논란이 되는 건 마찬가지였다"라며 "외국에서는 전임 대통령이 회고록을 냈다고 정치적 논란이 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정책 위주로 회고록을 썼는데 그를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라며 "한국은 아직 그런 문화가 아닌 것 같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특히 그는 "이 전 대통령은 퇴임한 대통령의 문화를 만들고 싶어 하시고 외국에서도 그렇게 활동하고 싶어하신다"라면서 "국내 정치란 변수 때문에 전임 대통령이 묶여 있어야 하는지 그 부분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고록에서 제외한 정치적 사안 등을 엮어 다시 책을 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을 답하지 않았다. 김 전 수석은 "(빠진 부분에 대해) 회고록으로 낼지, (이 전 대통령의) 말씀 등으로 할지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선거구역 개편이라든지 개헌이라든지 이런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루지 못했다"라며 "의사를 표현할 기회가 언젠가 오리라고 본다, 그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은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태그:#이명박, #박근혜, #회고록, #자원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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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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