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방영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한 장면 ⓒ MBC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의 대성공 이후, '토토가'에 출연했던 가수들은 물론이거니와 1990년대 인기리에 활동했던 가수들은 요즘 예능 프로그램이 출연시키고픈 '특급 게스트'가 되었다.

이번주만 해도 26일 방영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토토가'에서 맹활약한 터보의 김정남과 김종국이 게스트로 모습을 드러내더니, 28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는 '수요일 수요일은 라디오스타'라는 콘셉트로 '토토가'로 다시 전성기를 누리는 김건모와 쿨의 김성수-이본-김현정을 스튜디오로 초대하였다.

'토토가'에 출연했던 가수들에 방송계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이유는, 요즘 그들이 가장 이슈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8일 <라디오스타>가 방영할 당시 김건모, 김성수, 이본이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하였다.

비록 시청률은 동시간대 프로그램인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 다소 뒤쳐졌다고 하나, '토토가' 이후 터보 원년 멤버들이 출동한 <힐링캠프> 또한 바쁜 스케줄로 종횡무진하는 김정남이 대상포진이 걸렸다는 사실이 다음날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처럼 시류에 영민하게 반응하는 섭외는 출연진에 따라 반응이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토크쇼의 한 회 성공을 장담케 하는 키포인트다. 게다가 김건모-김성수-이본은 입담까지 좋다. 덕분에 이날 <라디오스타>는 쉴새없이 MC들과 말을 주거니받거니 하는 1990년대 가수들의 재치가 돋보였고,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는 방송으로 기억될 수 있었다.

남은 건 1990년대 스타들의 입담에 김구라의 '긍정'뿐

 지난 28일 방영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한 장면 ⓒ MBC


그러나 단순한 추억팔이를 넘어 1990년대에 박제되어 버린 왕년의 인기가수들을 2015년 트렌드의 중심의 반열에 올려놓은 '토토가'와 달리, '토토가'로 인기를 얻은 가수들을 초대해 어떻게든 유행의 흐름에 편승하고자하는 예능 토크쇼에는 정작 '1990년대'가 없었다.

<힐링캠프>, <라디오스타> 모두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들이 방송 중간 1990년대 자신들의 히트곡을 불렀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게스트들을 있게 한 노래가 중심이 아니었다.

특히 <라디오스타>의 경우 이본이 '썸'을 탔던 남자 연예인, 이미 방송에서도 수 차례 언급되었던 김성수의 생활고, 수십 년 동안 귀가 박히게 들었던 김건모와 신승훈의 라이벌 구도, 그리고 연예 기사에서도 계속 언급되던 '토토가' 뒷풀이 회식 비용이 이야기의 주가 됐다.

철저히 게스트들의 신변잡기와, 알려진 것과는 달리 김건모가 '토토가' 회식 비용 전액을 부담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야기로 한 시간 이상 씨름한 셈이다. 그나마 이날 게스트들이 가장 빛났던 순간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었다.

1990년대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지도, 그렇다고 '토토가'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가수들의 2015년을 조명하지도 못한 <라디오스타>. 이날 <라디오스타>를 살린 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는 불행이 아니며, 헤쳐나가는 맛이 있다고 강조한 김구라의 긍정 토크와 입담 좋고 끼 충만한 1990년대 스타들이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권진경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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