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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또다시 현역 검사가 발탁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또 어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검찰에 대한 정치적 외압을 막기 위해 현직 검사의 외부 기관 파견을 없애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28일 청와대에 따르면,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에 유일준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이 내정됐다. 유 지청장은 최근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고, 이르면 이번 주부터 청와대 근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출신인 유 지청장은 1989년 사법시험 합격 후 수원지검 형사1부장(2011년), 춘천지검 강릉지청장(2012년), 법무부 감찰관(2013년)을 거쳐 평택지청장으로 재직해 왔다. 특히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파문' 당시 법무부에서 감찰을 맡았다.

약속 파기 비판 쏟아져도 계속되는 박 대통령의 '외고집 인사'

유 지청장의 청와대 행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현직 검사의 외부기관 파견 금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박 대통령은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침해해 온 것으로 지적 받아온 현직 검사의 청와대 파견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공약은 취임과 동시에 깨졌다. 당시 현직에 있었던 이중희 전 인천지검 부장검사를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임명했다. 비판이 커지자 청와대와 법무부는 "이 부장검사가 청와대 근무를 끝내고 검찰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무마에 나섰지만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를 떠난 후 지난해 5월 검찰에 복귀했다.

이 전 비서관 뿐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김우석 전 행정관도 검찰로 돌아갔다. 검찰 복귀 후 이 전 비서관은 부산지검 2차장으로 사실상 영전했고, 김 전 행정관은 요직인 서울중앙지검에 배치됐다. 박 대통령이 대선 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검사들이 편법으로 사표를 내고 청와대에 간 뒤, 다시 검찰 조직에 복귀해 '영전'하는 권-검 유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 등 현직 검사의 청와대 '편법 파견'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지만, 현직 검사를 청와대에 불러들이는 박 대통령의 '외고집 인사'는 계속되고 있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자신의 약속을 어기고 현직 검사들의 청와대 파견을 계속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깊이 유감"이라며 "대통령의 잘못된 '고집 인사'가 계속된다면 국민은 현 정부로부터 등을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 법무비서관에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곽병훈 김앤장 변호사가 내정됐다. 공직에서 퇴직해 대형 법무법인으로 갔던 인사들을 중용하는 '회전문 인사'도 반복됐다(관련기사 : 청와대 비서관 인사에 '관피아'가 웃는 이유).

지난 23일 단행된 청와대 개편으로 사표를 낸 권오창 전 공직기강비서관, 김학준 민원비서관도 모두 '법조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김앤장 출신이었다.


태그:#유일준,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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