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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학능력시험 후 두 달이 지났다. 수시합격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이미 대학 등록을 마쳤고, 나머지 학생들은 29일까지인 정시모집에 응하고 있다.

매년 이맘 때면, 전국의 고등학교에 '우리 학교 학생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합격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나붙는다. 아래 사진은 지난해 12월 전남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 걸린 현수막이다.

"서울대 5명!! 일반고 전남최다 합격!"

지난해 12월 전남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 걸린 '특정학교 합격 현수막'이다. 현수막에는 "서울대 5명!! 일반고 전남최다 합격!"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해 12월 전남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 걸린 '특정학교 합격 현수막'이다. 현수막에는 "서울대 5명!! 일반고 전남최다 합격!"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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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의 경우, <오마이뉴스>의 제보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의 민원제기에 따라 전라남도교육청의 철거 명령이 떨어져 현수막을 내렸다.

하지만 특정학교 합격 게시물의 사례는 이 학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전남 순천의 육교에 걸린 한 고등학교의 현수막과 지난해 9월 광주 남구의 한 고등학교에 걸린 현수막에는 학생의 이름까지 선명히 박혀 있다.

"합격을 축하합니다. 경찰대학 : ○○○, 육군사관학교 : △△△, 해군사관학교 : □□□"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을 축하합니다. ××고 3학년 ◇◇◇"

지난해 12월 전남 순천의 육교에 걸린 한 고등학교의 현수막과 지난해 9월 광주 남구의 한 고등학교에 걸린 현수막에는 학생의 이름까지 선명히 박혀 있다.
 지난해 12월 전남 순천의 육교에 걸린 한 고등학교의 현수막과 지난해 9월 광주 남구의 한 고등학교에 걸린 현수막에는 학생의 이름까지 선명히 박혀 있다.
ⓒ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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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학생들에게 소외감... 학벌주의 부추겨"

반면 이런 사례도 있다. 광주 북구에 있는 숭일고는 고3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직전, 모든 학생의 이름을 담은 현수막을 학교에 내건다. 올해에도 졸업을 앞둔 숭일고 3학년 1~11반 학생 413명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학교 건물에 걸렸다.

그렇다고 숭일고가 '수능 고득점자가 들어갈 수 있는 대학'에 합격한 학생이 없어서 이러한 현수막을 내건 것은 아니다. 2015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에서 숭일고 학생 8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아직 정시모집이 진행 중이라 합격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숭일고의 설명이다.

숭일고 관계자에 따르면, 이같은 현수막은 "10년 이상의 전통"이다. 26일 만난 서현기 숭일고 교장은 "매년 현수막이 걸리면 학생들이 자기 이름이 있나 확인하며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에 있는 숭일고는 고3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직전, 모든 학생의 이름을 담은 현수막을 학교에 내건다. 올해에도 졸업을 앞둔 숭일고 3학년 1~11반 학생 413명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학교 건물에 걸렸다.
 광주 북구에 있는 숭일고는 고3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직전, 모든 학생의 이름을 담은 현수막을 학교에 내건다. 올해에도 졸업을 앞둔 숭일고 3학년 1~11반 학생 413명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학교 건물에 걸렸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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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학교도 특정학교 합격 현수막을 건 적이 있다. 서 교장은 "우리도 한때 좋은 대학에 입학한 학생의 이름을 학교 앞에 내걸었다"면서 "현수막에 이름이 적히지 않은 학생들의 박탈감을 생각해 지금처럼 모든 학생의 이름을 담은 현수막을 걸게 됐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는 '특정학교 합격 현수막'을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있다.

2012년 10월 국가인권위가 내놓은 '차별시정위원회 결정문'에는 "(특정학교) 외의 학교에 입학하거나 진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소외감을 줄 수 있고, 학벌주의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특정학교 합격 홍보 게시 행위를 자제하도록 각급 학교를 지도감독할 필요가 있다"고도 적혀 있다.

뿐만 아니라 특정학교 합격 현수막은 "학생의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특정학교 합격 현수막 반대운동을 펼치는 학벌없는사회 광주시민모임 측은 "학생의 동의 없이 성적, 가족 및 교우관계, 징계기록, 학비미납 등의 개인정보를 공개해선 안된다"며 "특히 보호자의 동의를 얻었더라도 학생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불특정 다수에게 학생의 정보를 노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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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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