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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 15일 만에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았다.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 15일 만에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았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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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중공군이 내려온 이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동네를 찾은 건 처음이지."

2015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지난 1월 10일 개막 이후 정확히 15일 만에 1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았다. 조직위원회 집계에 의하면 1월 24일 현재 112만6405명이 산천어축제를 찾았다. 이는 축제 역사상 최단기간 100만이 넘은 숫자다. 또 9년 연속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은 진기록도 세웠다.

이에 대해 화천읍내서 태어나 줄곧 화천에서 살아왔다는 한 어르신은 이렇게 많은 인파가 화천을 찾은 건 한국전쟁 이후 처음 보는 경우라고 말했다.

농민들의 효자종목, 농촌사랑 나눔권

역대 최대 관광객 참여는 프로그램 운영실적 결과로도 나타났다. 조직위원회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홍보관, 기념품 판매, 매점 수익의 총 누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가 상승한 17억2900원이며, 축제장 내 농산물 판매액 또한 지난해 대비 4600만원이 증가한 5억8234만7천원을 기록했다.

농산물 판매액의 증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86%에 이르는 화천의 농경지 면적은 고작 6%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또한 밭농사가 다수다. 소규모 영농을 하는 사람들이 1년간 생산한 농산물을 축제장에 내놓는다. 축제 종료 후 최종 결산되는 농산물 판매금액이 10여억 원에 이른다.

축제장에 조성된 농산물 판매코너. 500여종의 농산물로 풍성하다.
 축제장에 조성된 농산물 판매코너. 500여종의 농산물로 풍성하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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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축제장내 농산물 판매장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해라"

최문순 화천군수의 말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자종목인 농산물 판매장을 줄이라니, 이 무슨 말인가. 최 군수의 설명은 이렇다. 축제장내 농산물 판매시설을 최소화 하고 읍내에 추가로 설치하거나 재래시장으로 납품하면 시장을 비롯한 읍내 상경기가 보다 활발해 질 거란 뜻이다.

산천어축제장엔 두 가지의 상품권이 유통된다. 낚시터 입장시 관광객들이 1만2000원을 지불하면 지급되는 5000원권 상품권은 '농산물교환권'이다. 기타 프로그램은 전액 또는 일정액을 화천사랑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농산물교환권'은 화천 지역에서 현금처럼 유통되는 '화천사랑 상품권'보다 그 용도가 한정적이다. 농산물만 구입할 수 있다. 영세 농민들을 위한 배려다. 관광객들은 농산물 교환권을 어차피 소비해야 한다. 축제장내 농산물 판매장을 줄이더라도 농산물 판매는 변동이 없거나 다양성 등으로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무슨 돈이 그렇게 많기에 산천어에 금을 달았을까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매년 단골처럼 등장하던 '산천어를 못 잡았다'는 불만 글이 사라졌다. 이유가 뭘까?

23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지난해엔 90톤의 산천어를 풀었다. 그러나 금년엔 120톤을 계획하고 있다. 대략 48만여 마리다. 개막 15일 만인 24일 현제 87톤의 산천어를 방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25톤이나 많은 양이다.

방양 횟수도 하루 4회에서 6회로 대폭 늘렸다. 방양을 할 때 산천어가 잘 낚이는 것이 정설이다. 물고기를 넣었을 경우 활발하게 움직이는 녀석들은 수온과 환경에 적응해 움직임이 둔한 산천어를 같이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란 것이 조직위원회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365/5443'

무슨 숫자일까. '해외언론 보도건수/총 보도건수'이다. 관광객들이 많은 찾은 이유 중 하나가 예년에 비해 많아진 산천어축제에 대한 보도비율을 꼽는다. 방송, 지면, 인터넷 등의 언론에서 5078회에 이르는 산천어축제 기사를 쏟아냈다. 축제 역사상 최대의 수치다. 메이저급 해외언론도 가세했다. 그 횟수가 365건에 이른다. 2011년 CNN에서 산천어축제를 '겨울철 세계7대 불가사의'로 소개한 탓일까. 미국의 언론노출이 90여 건으로 유독 많다.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권 국가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관광객 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황금반지 산천어를 낚은 관광객께서는 종합 안내센터로 가져 오시기 바랍니다"

산천어축제장 내 방송에서 가끔 울려 퍼지는 멘트다. '화천군에 무슨 돈이 많아서 금반지를 300개나 넣었냐?'라는 한 관광객의 말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내용은 다르다. 금년 축제엔 새로운 이벤트의 일환으로 1돈짜리 황금반지 100개, 반돈 규모 200개를 산천어 꼬리에 표시를 해 두었다. 즉, 이 표시가 달린 산천어를 잡아오면 실제 황금반지와 교환해 주는 시스템이다. 이 제도는 모 기업의 협찬에 의해 이루어졌다. 자회사 홍보를 위해 황금반지 이벤트를 그 같은 방식으로 한 것이다.

신형 자동차도 경품으로 걸렸다. 축제 종료 후 추첨을 통해 지급한다. 조건을 붙였다. 낚시표나 특정 프로그램 입장권에 의한 것이 아닌 지역에서 음식, 숙박 또는 1만 원 이상의 물품을 구입했을 경우 그 영수증에 인적사항을 적어 이벤트 함에 넣도록 했다.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지역에서의 소비 촉진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 나가자는 의도다.

"관광객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축제 서비스의 질을 높여라"

2003년 산천어축제를 시작으로 전국에 30여개의 유사축제가 생겨났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관광객 숫자에 관심을 두다보면 자칫 서비스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두주자인 만큼 서비스의 질 향상이나 쾌적함, 편리성으로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신광태 기자는 강원도 화천군청 기획담당입니다.



태그:#화천, #산천어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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