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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3일 새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완구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축하 인사를 건네며 얼싸안고 있다.
▲ 총리 내정자 이완구 얼싸안은 김무성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3일 새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완구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축하 인사를 건네며 얼싸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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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신임 국무총리로 내정되면서 여당의 권력지도도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친박·비박 간 힘겨루기가 조기 점화됐기 때문이다. 당청 역학관계 변화도 불가피하다. 수첩 파동·연말정산 논란 등으로 당청 지지율 역전현상이 벌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원내사령탑마저 비박 측이 장악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구심력은 흩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새누리당은 당헌·당규상 원내대표 궐위(임기 중 사임)시 7일 이내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원내대표를 뽑게 돼 있다.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당선된 정책위의장 역시 새로 뽑아야 한다. 하루나 이틀 정도 시간 차가 발생할 수는 있다. 김무성 당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차기 선출문제는) 원내대표의 법적인 사임시기를 언제 볼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오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차기 원내대표를 노렸던 후보들의 움직임도 조금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이미 일부 후보들은 '이완구 총리설'이 지난 연말부터 정가에 나돌면서 연초부터 바닥을 다져왔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후보는 유승민 의원과 이주영 의원이다. 당내에서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이들의 양강 구도로 보고 있다.

총선 앞둔 새누리당, 청와대와 거리두기 택할까

유승민 의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당내 의원들을 폭 넓게 접촉하며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했다.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초·재선 의원들과 비주류 의원들이 유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원조 친박'이지만 현재 비박으로 분류된다. 유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박 대통령의 유엔 총회 방문 중 발생한 '보도자료 변경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 얼라들(어린아이들)이 하는 거냐"고 일갈하는 등,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이런 성향 탓에 '수첩 파동' 당시 김무성 대표와 함께 문건유출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주영 의원은 '사수생'이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에서만 두 번이나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했다. 그만큼 이번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국회 복귀 이후 각종 당 공식회의, 의원모임 등에 참석하고 동료 의원들과도 개별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 의원은 친박 측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연말 친박 의원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송년 오찬에 모습을 비췄다. 박 대통령도 그를 떠나보내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직자의 참된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극찬했다.

'박심(朴心)'은 두 의원 모두에게 양날의 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수첩 파동·연말정산 논란 등 연이은 악재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수직 낙하하는 중이다. "청와대 임기는 3년 남았지만 우리 임기는 1년 남았다(이재오 새누리당 의원)"라면서 수직적인 당청 관계에 대한 당내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도 당내 대다수는 친박이다.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 주류들도 침묵을 깨고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조직위원장 여론조사 선출 등 당내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당내 의원들이 '거리 두기'에 힘을 실을지, '지키기'를 택할지에 따라 경선 결과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후보들의 출마 여부도 변수 중 하나다. 현재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이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고 비박으로 분류되는 정병국·원유철·심재철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홍문종 의원의 경우, 이주영 의원과 단일화 시나리오도 나돌고 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이들이 모두 수도권 출신이라는 점이다. 현재 양강 구도인 유승민 의원과 이주영 의원이 각각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틈새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승민 의원과 이주영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을 통해 지역색을 보완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 의원은 지난 7일 새누리당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 서울시당 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을 "국민에게 인기가 최고 많을 것"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서울 출신인 나 의원을 통해 지역색을 보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무성 "국회에 산적한 현안 많은데 뽑아가... 그게 걱정이고 불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3일 새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완구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축하 인사를 건네며 얼싸안고 있다.
▲ 김무성 품에 안긴 이완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3일 새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완구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축하 인사를 건네며 얼싸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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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당내에서는 조기 점화된 차기 원내대표 경선으로 잠시 '휴지기'를 맞았던 계파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조직위원장 선출 문제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인데 원내대표 경선으로 양쪽의 신경전이 더욱 거세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무성 당 대표도 이날 이완구 원내대표의 국무총리 내정을 축하하면서 청와대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김 대표는 이 원내대표를 만나 "언젠가 총리로 발탁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가시게 돼서 놀랍다"라며 "우리 당으로서 큰 경사"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하나 불만인 게 국회에 산적한 현안도 많고 공무원연금 개혁도 난제인데, 이 문제 잘 해결하고 뽑아가실 것이라 생각했다"라면서 "그게 걱정되고 불만도 된다"라고 말했다.


태그:#이완구, #김무성, #친박, #원내대표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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