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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또 다른 복고의 귀환을 예상했다. 1990년대 가수들이 지상파 방송에서 자신의 인기곡으로 소통하고,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요즘 포크 가수를 소재로 한 영화 <쎄시봉>도 그 연장선이겠거니 했던 게 사실이다.
 
"복고를 강조 안하지 않았나요?" 연출을 맡은 김현석 감독이 직접적으로 부정했다. 22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김현석 감독은 "오히려 음악 영화이자 멜로 영화"로 작품을 규정했다.
 
1960년대 말부터 1970년, 그때를 풍미했던 포크 그룹 트윈 폴리오를 소재로 했다는 점만 생각하면 복고로 규정지을 만하다. 송창식(조복래 분)과 윤형주(강하늘 분)라는 이름이 워낙 시대를 대표하지 않나. 해당 인물을 토대로 영화 <쎄시봉>은 트윈 폴리오가 사실 둘이 아닌 오근태(정우, 김윤석 분)까지 합세했던 '트리오'였다는 '상상'에서부터 출발한다. 
 
감독 및 출연 배우들 "청춘은 어느 시대나 똑같다"
 
김현석 감독은 "4년 전 처음 구상하기 시작했고, 2년 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기에 지금의 복고를 염두한 건 아니다"라며 재차 작품을 지금의 복고 열풍에 합류시키는 것을 거부했다. 또 하나의 가상 인물인 민자영(한효주, 김희애 분)의 설정이 근거였다. 민자영은 '트리오 세시봉' 멤버들의 사랑의 대상이면서 뮤즈인 존재로 영화의 갈등을 극대화하는 캐릭터다.
 
극중 이장희 역을 맡은 장현성이 거들었다. "이젠 핸드폰으로 전 세계와 소통하는 시대가 됐고, 그만큼 삶의 속도가 빨라졌다"던 장현성은 "개인적으로 반가웠던 건 영화가 낭만적 시대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었고, 복고라는 사조로 말하기 보단 낭만에 대한 향수가 있다는 걸로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현성은 "굉장히 빠른 세상을 살지만 사실은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로 영화를 정의했다.
 
영화는 동시에 청춘 멜로물이기도 하다. <쎄시봉>에서 오근태, 송창식, 윤형주는 민자영의 사랑을 갈구하며 경쟁하곤 한다. 결국 오근태와 민자영이 맺어지지만 각자의 상황과 미래를 고민하던 이들은 서로 다른 선택으로 갈등을 겪는다. 정우는 "환경이나 시대가 다를 뿐이지 설렘의 감정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고, 젊은 시절 송창식를 연기한 조복래 역시 "1970년대를 잠깐 경험했지만 행복했던 감정을 느낄 수 있어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젊은 이장희 역의 진구는 "1960년대 청춘을 느껴보고 싶어 참여한 것도 있지만 연기하다보니 과거가 아닌 오히려 지금의 청춘을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 남자의 사랑을 동시게 경험한 한효주는 "청춘이 찰나라지만 지금의 내가 청춘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는 소감을 전했다.
 
2인 1역 소화한 배우들...실존 인물 만나며 여러 감정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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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한 만큼 해당 캐릭터의 배우들은 저마다 그 인물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장현성은 "다행히 촬영 준비 기간 동안 이장희 선생님이 서울에 계셔서 진구와 여러 번 찾아 뵀다"며 "선생님을 영화에 복제하는 게 미덕이 아니라 그분의 정열적이고 자유로운 면을 담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조복래 역시 송창식을 실제로 만났다. "다행히 선생님이 미사리의 한 카페에서 주 5일 공연을 하고 계셔서 가서 커피도 마시고 얘기도 나눌 수 있었다"는 조복래는 "선생님께서 애초에 '노래는 나보다 못할 거니까 포기하라'고 말해 마음이 오히려 편했다"고 재치있게 사연을 전했다. 이어 조복래는 "노래 가사를 보면 부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으니 최대한 그걸 표현하려 했다"고 연기의 포인트를 전했다.
 
가상 인물이지만 김윤석과 정우 역시 2인 1역을 소화했다. 김현석 감독은 "김윤석이 그간 강한 영화를 많이 했기에 20대 순수한 근태(정우 분)가 좀 변한 느낌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가장 먼저 섭외했다"는 뒷이야기를 밝혔다. 이를 받아 김윤석은 "정우가 나이 먹어서 이상하게 나온다는 말을 들을까봐 걱정"이라며 "사실 실제 모습은 근태처럼 낯을 가리고 수줍어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현석 감독은 "가상 인물 오근태에 대한 의욕이 강하게 생겼다"며 "이장희, 송창식 선생님 등 여러 분이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무사히 촬영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한편 영화 <쎄시봉>은 유명 음악 감상실 쎄시봉이 배출한 한국 포크 음악계의 전설 트윈 폴리오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개봉은 오는 2월 5일이다.

쎄시봉 정우 김윤석 한효주 장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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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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