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새해에도 드라마는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더 질주하려 한다. 드라마는 분기마다 시청자의 삶에 깊이 들어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작년을 떠올려봐도 그랬다. <별에서 온 그대>가 그랬고, <정도전>과 <왔다! 장보리> <미생>이 줄지어 화제를 일으키며 한 해를 꽉 채웠다. 방영된 다음날이면 사람들은 어제 본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바빴다.

올해도 역시 드라마 내용, 배우들에 관한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에 수없이 오르내릴 것이다. 그런 일을 기대하며 지금도 우리나라 어딘가에서는 드라마들이 바쁘게 만들어지고 있다. 어떤 드라마가 출격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번 달 새로 방영될 드라마 중 기대작을 점검해보자.

<하트 투 하트>, tvN 금토드라마의 전통적 강세는 이어질까

최강희-천정명, 넘치는 '하트투하트'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tvN <하트투하트> 제작발표회에서 대인기피성 안면홍조증 환자 차홍도 역의 배우 최강희와 환자강박증 정신과 의사 고이석 역의 배우 천정명이 하트를 만들고 있다. <하트투하트>는 주목 받아야 사는 정신과 의사와 주목 받으면 죽는 여자의 멘탈 치유 로맨스 드라마로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이윤정 PD가 프리랜서 선언 후 tvN에서 만든 첫 작품이다. 2015년 1월 9일 저녁 8시 30분 첫 방송.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tvN <하트투하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최강희와 천정명이 하트를 만들고 있다. ⓒ 이정민


2013년 하반기엔 <응답하라 1994>, 작년엔 <미생>이었다. 그 사이엔 <응급남녀> <갑동이> <연애 말고 결혼> <아홉수 소년>이 편성되며 금토에 방영된 모든 드라마가 고루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하반기 방영작들이 유달리 강세를 보였는데, 이번에 tvN은 로맨틱 코미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배우인 최강희를 전면에 내세우며 상반기에도 그 흐름을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

<하트 투 하트>는 주목받아야 사는 환자 강박증 의사 고이석(천정명 분)과 주목받으면 죽는 대인기피성 안면홍조증 환자 차홍도(최강희 분)가 만나 사랑하며 마음을 치유하는 내용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특이하면서도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남녀 주인공이 우여곡절 끝에 사랑하는 전형적인 전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에서 기대할 수 있는 건 의외성이나 현실성은 아닐 것이다. 최강희와 천정명에게 달려있다. 9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

기대 요인 하나. <7급 공무원>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최강희가 보여줄 모습. 시간이 흐르면서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모습일지, 아니면 세월을 거스르려고 애쓰다 오히려 과한 무리수를 두는 건 아닐지는 그녀에게 달려있다.

기대 요인 둘. <커피 프린스 1호점>을 통해 로맨스 드라마의 한 획을 그은 이윤정 PD가 표현할 드라마의 매력. 예전 그녀가 보여준 통통 튀는 장면을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녹여낼지 기대된다.

걱정 요인 하나. 안소희의 존재. 정극 연기에 도전하는 그녀의 노력이 이번엔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미지수.

걱정 요인 둘. 처음으로 단독 드라마 집필을 하는 이정아 작가의 필력 검증 여부. 로맨스 소설 작가로는 유명하지만 드라마 집필은 <커피 프린스 1호점> 공동 집필이 전부였다.

<킬미 힐미>, 명품 드라마 <비밀>의 주연이 다시 만났다

'킬미 힐미' 지성-황정음, 하트만들며 힐링! 5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 수목 미니시리즈 <킬미 힐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지성과 황정음이 하트를 만들고 있다. <킬미 힐미>는 상처입은 마음을 치료하는 것은 진심어린 위로와 사랑뿐이라는 것을 다중인격자인 재벌 3세 남자와 정신과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 사이의 로맨스를 통해 그려낸 힐링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7일 밤 10시 첫방송.

5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 수목 미니시리즈 <킬미 힐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지성과 황정음이 하트를 만들고 있다. ⓒ 이정민


이미 충분히 검증되고도 남은 배우 지성과 황정음이 다시 만났다. 이 둘은 2013년 KBS 2TV 드라마 <비밀>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물론 탄탄한 극본과 연출이 뒷받침된 것이었지만 그것을 멋지게 완성한 건 배우들이었다. 그 주역이 다시 만났다는 건 화제가 될 만하다. 지난 2014년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오랜만에 다시 만나 찰떡 호흡을 보여준 장혁과 장나라의 느낌과 비슷하기도 하다.

<비밀>에서는 지성과 황정음이 울다 지쳐 쓰러질 만큼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좀 다르다. <킬미 힐미>는 로맨틱 드라마다. 다중인격장애를 가진 재벌 3세 차도현(지성 분)과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오리진(황정음 분)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다중인격장애라는 특별한 요소를 지성이 어떻게 소화해낼지가 관건이다. 지성과 황정음의 새로운 화학작용이 이 드라마의 주요 흥행요소일 듯 하다. 7일 오후 10시 첫 방송.

기대 요인 하나. <비밀> 때는 신인 작가의 산뜻한 등장이 있었다면 이번엔 다르다. 네임밸류가 있는 진수완 작가의 필력. <경성스캔들> <해를 품은 달>이라는 명품, 대박 드라마를 쓴 작가이니 믿을 만하다.

기대 요인 둘. 두 번 언급해도 모자랄 지성과 황정음의 만남, 그리고 그들이 보여줄 새로운 화학작용.

걱정 요인 하나. 다중인격장애라는 표현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 디테일이 상당히 많이 필요할 것이다.

걱정 요인 둘. <비밀>에서 이미 지성은 재벌 역할을 했고, 황정음은 <골든타임>에서 레지던트 역할을 했다. 이미 두 배우가 전에 보여줬던 역할이었던 만큼 이미지 소비의 우려가 있다.

의외의 요인. <미생>에서 "내일 보자"던 강 대리 오민석이 차기작으로 선택한 작품. 꽤 비중 있는 조연이라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 된다.

<하이드 지킬, 나>, 현빈 오빠가 더 멋있어져서 돌아왔다

 SBS 새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의 포스터

SBS 새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의 포스터 ⓒ SBS


2014년에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이 있었다면 올해는 현빈이 있다. 벌써 5년 전 작품이 되어버린 <시크릿 가든>에서 하지원과 영혼이 바뀌는 연기를 하며 시청자를 홀린 현빈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역할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대박을 터뜨린다면 그는 영원한 시청자들의 오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크릿 가든> 이후 드라마 복귀작이다.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전작은 최고의 히트를 쳤고, 자리를 비운 사이 김수현이라는 엄청난 젊은 배우가 등장했다. 심지어 작년엔 현빈이 했어도 충분했을 역할을 김수현이 멋지게 해냈다. 오래 고민을 했을 터인데 그가 결국 선택한 작품은 <시크릿 가든>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하이드 지킬, 나>였다.

동명 웹툰이 원작인 이 드라마는 한 남자의 전혀 다른 두 인격과 한 여자가 삼각관계를 이루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다. 현빈은 두 가지 인격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전작과 비슷하다. 그의 역할은 이번에도 한 기업의 상무다. 유사함이 느껴지지만 그런 모습이라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가 많기에 이 드라마는 기대할 수밖에 없다.

현빈의 상대역인 한지민도 충분히 남성 시청자를 끌어들일 힘이 있는 여배우다. 한마디로 기대되는 캐스팅이다. 5년 전 드라마의 반복이라 할지라도 SBS가 지속적으로 선보인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는 계속 성공했고, 시청자도 뻔하다는 것을 알면서 사랑했다. 캐스팅으로 승부를 보는 만큼 현빈과 한지민의 역할이 막중하다. 21일 오후 10시 첫 방송.

기대 요인 하나. 두 번 말해도 부족하다. 최고의 캐스팅. 현빈을 다시 볼 수 있고, 영화 <역린>에서 호흡을 맞췄던 한지민이 만나 비주얼 최강의 커플이 완성됐다.

기대 요인 둘. SBS 특유의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지만 욕하면서도 보게 된다고, 이미 수많은 여성 시청자들은 설레고 있다.

걱정 요인 하나. <시크릿 가든> <별에서 온 그대>의 작가는 김은숙, 박지은이라는 충분한 네임밸류와 함께 필력이 있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집필을 맡은 김지운 작가는 <청담동 앨리스>만 선보였다. 화제작을 맡는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걱정 요인 둘. 다음 주부터 먼저 동 시간대에 방영될 <킬미 힐미>와 설정이 비슷하다. <킬미 힐미>가 시청자를 선점한다면 뒤늦게 경쟁한다는 점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 <킬미 힐미>가 초반 승부수를 어떻게 띄우는지가 관건이다.

뚜껑을 열고 보니 모두 로맨틱 코미디다. 한국 드라마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모두 첫 방송만큼은 챙겨보고 싶은 기대작이다. 기대되는 배우들이 나오고, 과거에 좋은 기억을 안겨준 제작진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이 시청자에게 어떤 모습을 드러낼까. 비록 뻔하디뻔한 로맨틱 코미디라 하더라도, 사랑을 갈구하는 2015년의 우리들인 만큼 드라마에서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다.

킬미힐미 하이드지킬나 하트투하트 현빈 드라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