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미생> 마지막 회 주요 장면들

tvN <미생> 마지막 회 주요 장면들 ⓒ CJ E&M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우리 모두 '미생'이야"라는 오상식 차장(이성민 분)의 말은 20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미생>에도 유효한 것 같다.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많은 화제를 모았지만, 드라마 전개 상 아쉬운 부분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일단 극중 캐릭터의 일관성이 떨어졌던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원작 웹툰 <미생>보다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려 했던 제작진의 노고가 엿보이긴 했지만, 드라마의 긴장을 완화하려 넣은 듯한 코믹한 신에서 이따금 캐릭터 설정의 빈틈이 엿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19회 등장한 하대리(전석호 분)와 강대리(오민석 분)의 '여직원 품평' 신. 평소의 모습과 달리 여직원들에게 시선을 빼앗기는 이들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지만, 이를 과연 하대리와 강대리 캐릭터의 연장선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았다. 또한 이들의 시선을 따라 한 여직원의 몸매를 훑는(?) 카메라 워킹은 일부 시청자로부터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았다.

웹툰 상의 설정이나 당초 소개됐던 캐릭터 소개와는 달리 쓰인 캐릭터도 있었다. '일도 좋아하고, 여자는 더 좋아한다'고 소개된 한석율(변요한 분)은 신입 4인방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성대리(태인호 분)과 기싸움을 벌이느라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놓쳐 버렸다. 웹툰에서 가장 중도적인 길을 걷는 천관웅 과장(박해준 분) 캐릭터는 그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기에 앞서 최전무(이경영 분)와 오과장 사이에서 눈치만 봤던 인물이 됐다.

특히 마지막 요르단 촬영분은 성장한 장그래의 모습보다는 '액션 히어로' 장그래를 보여주는 듯했다. 장그래가 노력 끝에 영어도 잘 할 줄 알게 되고, 목표한 것을 끝까지 해내려 하는 집념을 발휘하는 모습이 흐뭇함을 자아내긴 했다. 하지만 정면으로 차와 부딪혔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엄청난 신체적 능력을 발휘하는 상황은 첩보물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tvN <미생> 마지막 회 주요 장면들

tvN <미생> 마지막 회 주요 장면들 ⓒ CJ E&M


하여 <미생>은 '더할 나위 없는' '마스터피스'라고 불릴 수만은 없는 작품이 됐다. 하지만 잘 만든, 그리고 보기 드문 드라마임에는 분명했다. 때문에 이 또한 '완생'으로 나아가기 위한 <미생>의 과정이라고 이해할 여지도 충분하다. 엑스트라 하나까지 연기하게 만든 '초극세사 디테일' 김원석 PD의 연출력, 진짜 상사 사무실을 구현해 놓은 듯한 극중 배경은 그동안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미생>만의 미덕이었다.

이와 함께 '쓰일 만한' 배우들을 대거 발견해 냈다는 것도 <미생>의 큰 수확이다. 임시완과 이성민, 강소라(안영이 역) 등 비교적 잘 알려진 배우들이 제 몫 이상의 역할을 해낸 것은 물론이었다. 김대명(김동식 대리 역)과 변요한, 대리 라인 배우들은 새로운 얼굴로 주목을 받았다. 또한 장백기 역의 강하늘은 선악의 비율이 '51:49'를 넘나드는 미묘한 지점을 잘 연기해 내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하게 했다.

무엇보다 '우리 애'로 대표되는 영업 3팀 인물들과 신입 4인방이 보여준 끈끈한 연대는 냉철함을 앞세운 원작과는 달리 드라마 <미생>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비록 이것이 드라마 속의 판타지라 하더라도, 이들이 보여준 연대의 힘은 <미생>을 보는 시청자를 울리고 웃긴 포인트였다. 또한 이것은 현실을 살아가는 '미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충족시켜 준 <미생> 제작진의 명민함 덕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그래봤자 드라마'였고, '그래도 드라마'였다.

한편 CJ E&M은 "<미생> 마지막 회는 평균시청률 8.4%, 최고 시청률 10.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생 임시완 이성민 변요한 강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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