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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 민주주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19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정부가 통합진보당을 상대로 낸 '정당해산심판 청구'에 대해 정당해산을 결정한 가운데, 이날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는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통합진보당 당원과 정의당·노동당 당원,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노래 공연에 이어 정치 발언을 이어갔다. 사회를 본 신수현 정의당 경남도당 사무처장은 "국가나 사회적으로 불운하고 끔찍한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촛불을 들어왔다"며 "추운 겨울에 시민들을 거리로 내모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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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신수현 정의당 경남도당 사무처장의 사회로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가 열렸다.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신수현 정의당 경남도당 사무처장의 사회로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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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헌법재판소는 1987년 6월 항쟁의 산물이고, 그럼에도 민주화에 역행하는 판결을 했다"며 "오늘 민주주의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87년 노동자 대투쟁 뒤 이 땅에서 진보정치는 많은 정치적 변화를 가져왔다,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은 진보정치의 성과다, 진보정치를 없애겠다는 것은 다시 독재로 돌리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정치는 절대 민중과 함께 하지 못한다, 진보정치가 보수정치를 견제해야 한다, 보수정치만으로 사회 발전은 없고 독재만 남을 뿐이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날 국민의 등에 칼을 꽂는 것은, 독재정부로 나아가겠다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김형식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오늘은 슬픈 날이다, 국사책과 헌법책에 적힐 날이다, 이번 헌재 판결은 정치재판의 성격이 강하다"며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일어서서 바닥에서부터 같이 활동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노래를 부르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던 강혜정씨는 "통합진보당 당원이라 두렵느냐, 이대로 진보정치의 꿈을 끝내야 하는 것이냐"며 "오늘만 분노하고 내일부터는 진보정치를 어떻게 실현시켜 나갈 것인지 함께 뭉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세월호 참사 뒤 한동안 국회가 열리지 않았는데, 농민을 비롯한 서민들은 그 때가 더 좋았다, 국회가 재벌과 부자를 도와주는 법을 만들지 않으니까 좋았다, 그런데 국회가 열리니까 담뱃값과 세금을 올렸다"며 "농민들이 FTA 체결하지 말라고 할 때 같이 했을 때 진보정당이 함께 했다, 진보정당을 해산시킨다고 해서 포기할 농민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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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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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여영국 경남도의원은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말한다, 정당 해산 권한은 당원한테만 주어져 있다"며 "통합진보당을 해산한 것은 박근혜정권이 두려움에 떨기 때문이다, 흔히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 같다는 말을 하는데, 오늘 헌재의 결정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생명 단축을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촛불문화제 현장에는 사복경찰이 나와 있었지만, 참가자들과 경찰간의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한 경찰관은 "집회신고가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남진보연합 "헌법재판소 강력 규탄"

한편 경남진보연합은 이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헌법을 부정한 헌법재판소의 진보당 해산 판결을 강력 규탄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이들은 "역사는 이번 결정을 두고두고 '사법부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해 민주주의를 파괴'한, 사법부 역사의 최대 오점으로 기록할 것이며, 헌재소장 박한철, 주심 이정미 이하 서기석, 안창호, 이진성, 김창종, 강일원, 조용호 등 8명의 재판관들은 박근혜 정권에 굴종, 민주주의와 헌법을 파괴한 공범으로 영원히 역사에 그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진보연합은 "우리나라에 자주평화통일 운동이 존재하고 이를 표방하는 정당이 있는 것은 북한이 지령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 땅이 분단돼 있고, 미군이 전시작전권을 장악한 채 이 땅에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가 미국에 종속돼 있다는 걸 모르는 국민은 없으며, 그에 분노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은 당연히 존재해야 한다"며 "따라서 해산되어야 할 것은 통합진보당이 아니라,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정당을 강제 해산해 민주주의를 파괴한 헌법재판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남진보연합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부정하며, 사법부를 권력의 시녀로 만든 이번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며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헌법을 부정한 박근혜 정권과 헌법재판소를 심판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서 있다.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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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노래 공연을 들으며 앉아 있다.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근조 민주주의, 민주수호 경남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노래 공연을 들으며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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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통합진보당,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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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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