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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철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밥재판소에서 진행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서 결정 주문을 읽고 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밥재판소에서 진행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서 결정 주문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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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할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19일 오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줄곧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던 이정희 통합진보당(아래 진보당) 대표가 처음으로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다시 머리를 들어 정면을 쳐다봤다. 이제 막 선고를 시작한 박한철 소장 등 진보당의 운명을 쥐고 있는 헌법재판관 9명이 그의 앞에 앉아 있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 및 정당활동정지가처분신청 사건에 대한 선고를 지켜보기 위해 참석하고 있다.
▲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선고' 지켜보는 이정희 대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 및 정당활동정지가처분신청 사건에 대한 선고를 지켜보기 위해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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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굳어 있긴 했지만 이정희 대표의 이날 표정은 대체로 담담했다. 오전 9시 55분, 당의 운명이 걸린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들어선 그는 웃으며 김선수 변호사 등 대리인단과 악수하는 여유도 보였다.

오히려 긴장해 보이는 쪽은 헌법재판관들이었다. 주심 이정미 재판관은 눈동자를 깜빡이는 일조차 드물었다. 박한철 소장 역시 헌정사상 최초의 결정을 앞두고 다시 한 번 결정문을 정리하느라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기념 촬영이 끝난 오전 10시 5분, 그는 "지금부터 2014헌다1호 통진당 해산사건 선고를 시작하겠다"고 입을 뗐다.

박 소장은 헌법 재판관들이 두 가지 견해로 나뉘었다고 했다. 그는 첫 번째로 '청구 인용', 진보당을 해산시켜야 한다고 판단한 의견을 소개했다. 이정희 대표는 차분한 얼굴로 박 소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반면 같은 당 오병윤·김미희 의원은 '이석기', '내란음모'란 단어들이 나오자 초조한 듯 두 손을 모았다.

'해산 결정'에도 끝까지 차분함 유지했지만...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선고가 열린 19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이정희 통진당 대표 등 피청구인쪽 변호인단이 심각한 표정으로 해산 결정 주문을 듣고 있다.
▲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선고가 열린 19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이정희 통진당 대표 등 피청구인쪽 변호인단이 심각한 표정으로 해산 결정 주문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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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피청구인에 대한 해산결정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험을 실효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부득이한 해법으로서 비례의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따라서 피청구인을 해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대표는 여전히 담담했다. 결정문 내용에 집중하느라 살짝 미간을 찌푸리기도 했지만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10시 35분, 박한철 소장이 "두 가지 이유 중 인용 의견은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등 8인의 재판관이, 기각 의견은 김이수 재판관이 피력한 견해"라고 말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주문을 선고하겠다. 주문 1. 피청구인 통합진보당을 해산한다. 2. 피청구인 소속 국회의원은 그 의원직을 상실한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선고가 열린 19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선고가 끝난 뒤 권영국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하다 끌려나가고 있다.
▲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선고가 열린 19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선고가 끝난 뒤 권영국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하다 끌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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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대표는 잠시 정면을 응시했다. 김선수 변호사는 입술을 깨물었고, 몇몇 변호인들은 눈물을 보였다. "오늘은 헌법이 정치와 민주주의를 살해한 날이다, 역사적 심판 받을 것"이라며 권영국 변호사가 소리를 지르자 헌재 직원들은 서둘러 그를 심판정 밖으로 끌고나갔다. 반면 청구인 '대한민국 정부' 대리인단은 옅은 미소를 감추기 힘든 모습이었다.

'최후의 31분'을 보낸 뒤 이 대표는 당 관계자들과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헌재 정문으로 향했다. 그의 코끝이 빨갰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밥재판소에서 진행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서 해산 결정이 나자 이정희 대표가 당원들을 위로하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밥재판소에서 진행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서 해산 결정이 나자 이정희 대표가 당원들을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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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사상초유의 정당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9명 중 8명의 찬성 의견으로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결정했다. 또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막론하고 소속 의원 5명 전원은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결정했다.
▲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망연자실한 이정희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사상초유의 정당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9명 중 8명의 찬성 의견으로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결정했다. 또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막론하고 소속 의원 5명 전원은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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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사상초유의 정당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북받치는 감정에 고개 숙인 이정희 대표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사상초유의 정당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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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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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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