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이 미나.

후지이 미나. ⓒ 드래곤하트글로벌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조용하지만 강하다. 여러 외국인 출연자들이 국내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조명을 받을 때, 일본인 후지이 미나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으로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 왔다.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함께 생활하는 모습은 담는 MBC 예능 <헬로 이방인>에서 여러 남성 출연자들이 사심을 품고 바라보는 대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후지이 미나는 재치나 끼가 넘치지는 않지만 여러 외국인들과 먹고 지내며 그렇게 조용히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흠모의 아이콘이 된 후지이 미나를 만났다. 온라인 게임 광고 촬영으로 바쁜 일정임에도 밝은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분명한 발음으로 "바쁘신데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의 첫 마디였다.

수줍은 성격 탓?..."아무 예능이나 출연할 수 있는 건 아냐"

국내에서는 <우리 결혼했어요-세계판> 등으로 알려졌지만 일본에서 그는 이미 16년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 배우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2년 종합편성채널 채널A 드라마 <판다양과 고슴도치>로 데뷔했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대중과 거리를 좁히고 있다.

"일본에서는 배우들이 예능에 잘 안 나오지만 한국은 다르더라고요. 여기에 온 만큼 한국식으로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재밌는 말이나 행동을 보이는 것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아무 예능이나 출연할 수는 없고 <우결-세계판> <헬로 이방인>처럼 저 같은 성격의 사람이라도 문제가 안 되는 프로가 좋은 거 같아요.

<헬로 이방인>은 진짜 오랫동안 찍더라고요. 대본도 없이 외국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건데 처음엔 제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이는 게 좋은 건지 불안하기도 했어요. 카메라도 10대가 넘고, 잠 잘 때도 촬영하고요. 그런 경험이 없어서 혹시 실수라도 할까봐 부담도 있었는데 다행히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해내고 있었어요."

소극적인 성격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후지이 미나는 "9회 방송이 나가는 시점에서 줄리엔 강이나 데이브가 인기를 끄는 것 같다"며 "기회가 올 때 더 많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또한 독일 청년 존의 애정 표현으로 커플이 되어 가던 분위기를 짚으니 "존이 멋있긴 하지만 <헬로 이방인>에 나오는 사람들은 다 동료이며 친구 같은 느낌"이라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한국말 더 연습해 한국인 캐릭터 소화하고 싶어"

 후지이 미나.

ⓒ 드래곤하트글로벌


수줍게 보인다고 속단하지 말자. 이래봬도 9살 때부터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달려온 그다. 한국 활동을 병행하는 것도 배우로서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해서란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후지이 미나는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한국어를 공부한 사연을 전했다.

"8년 전부터 한국말 공부를 했어요. 그땐 한국 활동을 생각하지도 않았고, 막연하게 좋아서 한 건데 이렇게 한국에서 활동할 줄이야! 신기하고도 기뻐요. 일본과 다른 방식이 있어서 놀랄 때도 있는데 요즘은 많이 익숙해졌어요. 하지만 여전히 한국말을 잘 못해 고생하죠. 촬영 현장에서 쓰는 말을 못 알아들어서 속생했고, 미안했어요. 지금은 좀 여유를 갖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분명했다. 후지이 미나는 "배우로 활동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라며 "지금까진 외국인 역할을 맡았지만 더 열심히 노력해서 한국인 캐릭터 또한 소화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제가 이곳에서 일본인 역을 맡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또 비중이 적은 작품부터 하는 것도 당연하고요. 오자마자 바로 인정받는 건 한국에서 오랫동안 연기 연습한 분들에게 미안한 일이에요. 공부하고 실력을 더 키워서 연기로 평가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작품마다 새로운 역할을 맡는 게 배우잖아요. 매번 고민하고 도전합니다. 그만큼 색깔을 바꿀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하면서 한 번도 연기를 포기할 생각은 안 했단다. 그저 재미있게 연기하다가 그 매력에 푹 빠졌다고. 후지이 미나는 "다양한 인생을 사는 직업이 배우라는 걸 깨닫는 순간 쭉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과거를 되새겼다.

 후지이 미나.

ⓒ 드래곤하트글로벌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평범하게 수업을 받고 지냈어요. 다른 친구들이 취직하는 걸 보면서 고민도 했죠. 연예계는 부침이 있잖아요. 또 같은 나이인데 이미 활동하는 친구들을 보면서도 고민했고요. 그러면서도 나만의 특기나 재능을 발견하고 보여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원래 부정적인 성격이었는데 나이도 먹고 시간이 지나며 여유가 생기고 있어요. 고민도 그만큼 없어졌습니다. 매번 심각해지기보다 즐길 수 있게 됐어요. 물론 아직 부족하한 부분이 많지만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헬로 이방인> 이후 후지이 미나는 한국 영화로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현재 차태현 주연의 영화 <엽기적인 두 번째 그녀>를 한창 촬영 중인 그는 "1편의 큰 팬이었기에 참여할 수 있는 자체가 영광"이라며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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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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