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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랑쉬굴
 답사단 일행이 돌로막은 다랑쉬굴 입구를 들여다보고 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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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현대사평화공원 추진위원회 일행이 조천 항일기념관 방문을 마치고 두 번째 방문한 곳은 다랑쉬굴이다. 마을 뒤 아름다운 다랑쉬 오름이 있는 다랑쉬 마을은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리 2608번지 일대에 있다. 다랑쉬 마을은 중 산간에 있는 마을로 4·3 당시 10여 가구에 40여 명의 주민이 마을 공동 목장의 우마를 돌보거나 농사를 짓고 있었다.

비극의 현장, 다랑쉬굴

다랑쉬굴은 4·3 당시 불태워 없애 사라진 20여 개 마을 중 하나인 다랑쉬 마을 인근에 있다. 제주 4·3연구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4·3사건 당시 주민들이 용암굴로 피신했다가 학살당한 용암굴은 다랑쉬굴 외에도 목시물굴, 빌레못굴 등이 있다. 일행을 안내한 김창후 전임 4·3연구소장이 제주도민이 사용하는 언어인 오름과 다랑쉬굴을 설명했다.

 다랑쉬굴
 영화 <지슬>의 무대가 된 용눈이 오름을 둘러보는 일행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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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는 한라산을 제외하고는 큰 산이 없어 대개는 오름이라고 부릅니다. 산이라고 부르기에는 작고, 동산이라고 부르기에는 높은 곳을 오름이라고 부르죠. 다랑쉬 마을 뒷산을 다랑쉬오름이라고 하며 다랑쉬오름과 마주 보고 있는 용눈이 오름은 영화 <지슬>의 촬영지입니다. 4·3당시 주민들이 피난했던 굴 중 하나에는 주민 200명이 들어가 살 정도로 컸으며, 화장실까지 갖춘 곳도 있습니다."

눈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일행을 태운 버스가 한적한 시골길에서 멈췄다. 비에 젖은 비석 하나는 빗물이 흘러 내려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흐르는 빗물이 마치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 같다. 비석 바로 옆에는 2백 년쯤 돼 보이는 팽나무가 잎을 떨구며 파르르 떨고 있었다. 4·3 당시 일어난 학살과 진실을 모두 알고 있을 팽나무. 전임 4·3연구소장인 김창후 소장에게서 학살 당시 일어났던 이야기와 다랑쉬굴의 비극을 들었다. 1948년 11월경, 다랑쉬마을엔 소개령이 내려졌다. 다행히 토벌대나 무장대로부터 주목받는 마을이 아니었고, 산으로 도피한 사람도 없어 모두 무사히 세화리로 피난 갈 수 있었다.

끔찍한 집단 희생의 현장

 다랑쉬굴
 설명을 듣고 있는 답사단 일행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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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랑쉬굴
 길가에 다랑쉬굴을 안내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고 당시의 아픔을 똑똑히 보았을 팽나무가 죽어가고 있다. 전임 4·3사건 연구소장인 김창후씨가 다랑쉬굴과 마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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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불타 없어지기 전 키 작은 아저씨가 담배를 말아 피우기 위해 삐라를 주워 주머니에 넣고 있다가 군인들에게 발각됐다. 불순한 사람으로 여긴 군인들은 팽나무 아래에서 그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패 죽였다. 다랑쉬굴에서는 66년 전인 1948년 12월 18일 하도리와 종달리 주민 20여 명이 피난해 살다가 발각돼 최후까지 남았던 11명이 집단 희생됐다. 인근을 수색하던 토벌대가 굴 인근에서 대변 흔적을 발견해 수색하다 굴을 발견하고 수류탄을 던지며 나올 것을 종용했으나 나가도 죽을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응하지 않았다. 토벌대는 불을 피워 연기를 불어넣었고 굴속 주민들은 질식해 죽었다.

 다랑쉬굴
 제주도 오름의 풍경.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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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쉬굴은 잃어버린 마을을 조사하던 4·3연구소 연구원에 의해 1991년 12월 발견됐다. 한 때 이들과 함께 은신했던 채정욱(남, 1923년생)씨는 사건 다음 날 흩어진 시신들을 나란히 눕혔다. 4·3연구소가 채씨와 인터뷰한 자료에 따르면 " 그때까지도 연기가 가득 차 있었고 고통을 참지 못한 듯 돌 틈이나 바닥에 머리를 박은 채 죽어 있거나, 코나 귀로 피를 흘린 시신도 있었어요"라고 전했다.

현재 다랑쉬굴 입구는 커다란 돌로 막혀 있어 들어갈 수는 없지만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4·3 평화공원에는 다랑쉬굴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이 있다. 전시관에는 당시 주민들이 사용했던 단추, 버클, 가죽신, 됫병과 여자 고무신 및 아궁이와 무쇠솥 등의 생활 도구가 전시돼있다. 

 다랑쉬굴
 4·3 평화공원에는 다랑쉬굴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이 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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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다랑쉬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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