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9일, 10만인클럽 회원으로 가입한 이분의 목적은 뚜렷합니다. "<사이다>(
사는 이야기 다시읽기) 없어질까봐~" 10만인클럽팀에서 일하면서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사이다>에 출연하기 시작한 저는 이 사연을 듣고 크게 웃었습니다. 정말 '사이다스러운' 사연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이다스러운'게 뭐냐고요? 잠시 홍보 들어갑니다. 오마이뉴스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중에는 장윤선 기자가 진행하는 <팟짱>처럼 청취율 상위권의 인기방송도 있지만, 경쟁의 무풍지대에서 애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사이다> 같은 방송도 있습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 시민기자제를 처음 시도해 성공한 오마이뉴스로서는 8만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기사들이 새로 쓴 저널리즘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본 방송에서는 매주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를 엄선해 소개하고 글쓴이를 인터뷰합니다. 이름하여 '본격시사타치생활감성수다쇼'! 수식은 거창합니다만 치열한 팟캐스트 시장에서 언제까지 살아남을지, 내심 제작팀은 조마조마하답니다.
그럼에도 구독자 2000명! 이 방송이 그분들에게 웃음과 따뜻함을 주고, 또 살만한 인생이라는 어떤 긍정이 돼준다면…. 이런 소신을 갖고 흘러흘러 어느덧 50회 방송에 이르게 됐습니다.
"팟캐스트 <사이다>, 현실적인 이야기라 좋아요"
<사이다>의 애청자 남지현씨(여, 40)가 바로 이번 10만인클럽 회원 인터뷰의 주인공입니다.
"2000년도부터 저의 아지트였던 홍대의 작지만, 맛있고, 질 좋고, 싼 음식점들이 계속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내가 좀 더 자주 가서 팔아주지 못해 그런가 싶어 <사이다>를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왠지 날로 먹어선 안될 것 같아서.(웃음) 그런데 이 방송을 살리려면 댓글 정도로는 부족하겠구나 싶어 후원을 결심하게 됐지요."그는 현재 페루에 거주합니다. 코이카(국제협력재단)에서 파견 나가 현지인들에게 컴퓨터와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나꼼수>의 완전팬"이었다는 그는 주로 '센' 팟캐스트를 즐겨들었지만 <사이다>는 이상하게 "들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라고 평가합니다.
"방송 3사 라디오에서 나오는 사는이야기들은 너무 각색을 하는 것 같아 오글거리는데 <사이다>는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이야기라 더 다가오는 것 같아요." 퇴근 후 귀가해서는 <사이다> 방송을 틀어놓은 채 밥도 먹고 청소도 한다는 남지현씨는 "듣고 있다 보면 함께 얘기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제 마음대로 세 분의 진행자와 친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라며 웃습니다.
잉카 문명의 발상지 페루는 여행책자의 소개와 달리 그리 녹록한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남지현씨는 퇴근 후 집밖을 나가기 두려울 정도라고 하네요. 치안 등 사회 불안 요소가 특히 남씨와 같은 아시아계 외국여성들을 위협한다고 합니다.
"귀국하면 스마트폰으로 음악 듣고 사진 찍으며 맘껏 거리를 활보하고 싶어요."
그가 국제 봉사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쓰레기만 뒤지고 살던 한 외국인이 코이카의 교육을 받고 새 삶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서였습니다. '나도 누군가의 인생에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막상 현실은 달랐습니다.
남한에서 온 그녀가 페루 현지에서 맞닥뜨리는 키워드는 세 가지. 북한, 삼성, 현대차.
"첫인사에서 '너희 나라 계속 전쟁 중이지' '위험하지 않아?'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뉴스에도 북한 김정은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요. 한국 드라마나 K-POP(케이팝)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은…. 또 부정부패가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나라라 외국의 지원이 현지의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는지도 의문일 때가 많아요."봉사 활동과 한국을 알리는 접점에서 아직은 힘겨움이 많은 남지현씨. 남은 1년 페루 생활, 건강하게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시고요. 10만인클럽이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