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다미아노

래퍼 다미아노 ⓒ 블루브릿지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천주교 세례명을 쓰는 래퍼가 있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에서 '일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래퍼 다미아노(본명 김일겸, 22). 태어나면서부터 천주교 신자였다는 그는 "다미아노가 두 번째 이름처럼 불렸던 거라 애착이 갔다"면서 이름을 바꿔 데뷔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름에서는 성향을 쉽게 알아채기 힘든 데다가, 엠블랙 지오의 지원 사격을 받았던 데뷔곡 '살 빼지마'에서는 잔잔하게 말하듯 랩을 했다. 하지만 평소 다미아노의 랩 톤은 꽤 공격적이다. 그는 "실제로는 건방지거나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 랩의 과격한(?) 매력이 좋게 다가왔다"면서 "아직 이것저것 시도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회사와 계약, 나 자신을 상품화하는 과정이었다"

 래퍼 다미아노

ⓒ 블루브릿지


다미아노는 지난 1월, EP < Skyfall(스카이폴) >의 타이틀 곡인 'Skyfall'을 처음 들었다. 소속사 블루브릿지의 대표인 작곡가 김건우가 써놓은 곡을 쭉 듣다가 이 곡에 꽂혔다고. 지난 3월께 녹음을 마치고 뮤직비디오까지 찍었지만 조금 더 공을 들이자는 생각에 발표 시기를 미뤘다. 여기에 과거 믹스테이프에 담겼던 곡을 재편곡해서 실었다. 다미아노는 "지난해부터 작업했다"면서 "기간이 길어서 더욱 애착이 크다"고 말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랩을 하다 오버로 오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회사에 빨리 들어온 편이다. (데뷔를) 준비하면서 생각과 다른 부분은 많았다. 아마추어는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되지만, 회사에 들어간다는 건 어쨌거나 내 음악을 팔아야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나 자신을 상품화시키는 일이 힘들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내 색깔을 잃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다미아노는 '랩을 하지만, 먼저 아티스트가 되자'고 다짐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랩에 매력을 느꼈다는 그는 "(김건우 대표의) 블루브랜드 앨범을 들으며 '어떻게 보면 나의 방향성이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대표님이 인터넷에서 우연히 내 곡을 듣고 연락하셨더라. 이야기하다가 나와 추구하는 게 비슷하고, 시너지가 많이 날 것 같아서 계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걸스데이 민아, 동갑이지만 멋진 선배님"

 래퍼 다미아노

ⓒ 블루브릿지


다미아노는 '스카이폴'에서 걸스데이 민아와 호흡을 맞췄다. 과거 TV에서 민아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걸스데이를 알게 됐다는 그는 "(민아가) 이 곡을 부르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무조건 좋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동갑내기이지만 가수로는 선배인 민아와의 작업을 두고 다미아노는 "힘 있고, 내지르는 것을 잘하는 줄 알았는데 울부짖는 느낌이 특히 좋았다"면서 "생각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고 뿌듯해 했다.

데뷔한 지 3개월. 다미아노는 "대중적인 랩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중학교 때부터 랩을 좋아해서 시작하게 된 그는 이제 세상을 향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채비를 마쳤다. 밤새도록 음악을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작업실까지 생긴 만큼, 그는 "어깨가 무거워졌다"면서 "더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빌보드 차트 1위가 목표다. 아직 막연한 감이 있지만 최종 목표는 그것이다. 또 악기 선택부터 하나하나씩 다 해서 곡을 쓰는 게 꿈이기도 하다. 앞으로 아티스트로 불리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아티스트란 '아트'를 하는 사람이다. 랩이 아트가 되고, 음악이 아트가 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크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앞에 나가서 랩만 하는 애가 아니라, 진정한 아티스트로 인정받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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