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2일 오후 열린 <2014 대전청소년 대학생 환경대상 결선대회>
 22일 오후 열린 <2014 대전청소년 대학생 환경대상 결선대회>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권선택 대전시장. 지난 9월, 그가 대전 지역 청소년들에게 미션을 내렸다.

미션은 민선6기 환경 공약을 성공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보태 달라는 것이다. 권 시장은 채택된 아이디어는 반드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주관(주최 한국가스공사대전충청지부, 대전충남의제21)하는 '제4회 대전청소년 환경아이디어 공모전'에 대전시장이 구체적인 주문을 보낸 것이다.

지난 22일 오후 1시. 대전서구청 2층 300석 가까운 대강당이 청소년들로 가득 찼다. 환경아이디어 경연 최종 결선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이들은 청중평가단이기도 했다.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70여개 팀 중 13팀 결선 진출 

미션을 수행하겠다고 신청한 청소년들은 모두 70여 개 팀. 이중 서류 심사를 거쳐 58개 팀이 예선에 진출했다. 3개월 동안 치열한 아이디어 경연이 시작됐다. 대전발전연구원의 전문가 등이 멘토를 자처했다. 학생들의 밑그림은 멘토들이 자문을 거쳐 윤곽을 드러냈다. 예선전을 거쳐 이날 결선에는 중학생 3개 팀과 고등학생 10개 팀 등 모두 13개 팀(26명)이 참여했다. 올해 처음으로 대학생들에게도 참여 자격을 주면서 대학생 2명도 본선에 진출했다.

경연이 시작됐다. 각 팀의 발표 시간은 5분이다. 심사위원단(7명)과 청중평가단(200여 명)의 심사 결과가 각각 50%씩 반영됐다. 이날 관심은 우선 중학생 팀이 과연 고등학생, 대학생 언니오빠들과 겨뤄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여부에 모아졌다. 3개 팀의 중학생 경연에서 한 팀(팀명 '2L')은 '시내 버스에 안전바를 장착한 유아용 좌석'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또 다른 팀('그린')은 작은 발전소로 태양광 충전기를 이용한 조명 장치 보급 운동을 내놓았다. 태양광 건전지를 충전해 실내에서는 물론 야외에서도 휴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너스플러스'팀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 공간에 텃밭 가꾸기 사업을 제안했다.

안전바를 이용한 시내버스 유아좌석(위쪽)과 태양광을 이용한 충전건전지(아래 왼쪽), 학교안 텃밭가꾸기 정책제안(아래 우측)
 안전바를 이용한 시내버스 유아좌석(위쪽)과 태양광을 이용한 충전건전지(아래 왼쪽), 학교안 텃밭가꾸기 정책제안(아래 우측)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고등학생들 참가자의 경우 학교 간 경쟁으로 더욱 치열했다. 한 학교에서 2~3개 팀이 본선에 오르면서 어느 학교 팀이 시상대에 설 것인가를 놓고 이목이 쏠렸다.

한 팀은('큐티 섹시') '버스 정류장 녹색 커튼'을 통해 여름철 버스 정류장 내 온도를 낮추는 방안을 선보였다. 학교 급식 잔반을 적게 남기는 학급에 후식 등을 보상하는 '급식 보상제'를 제안한 '오매'팀은 교육청 관계자로부터 '다른 학교에 전파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그린라이트'팀은 어두침침한 도심 지하 보도를 자연 채광을 통해 밝게 개선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뚱잡스와 마잡스'팀은 전통 재래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상품권으로 시장 물건을 거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지하철역과 버스 승강장에서 시내 버스와 지하철 환승 시간을 미리 알려주는 '환승 시간 예고 시스템'('에코킬러'), 이륜차로부터 택시 이용자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에코키퍼'), 갑천 누리길 알리기('R2B'), 대전의 깃대종 알리기 프로젝트('신의 한수'),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도심 쓰레기 제거 비법('팔딱팔딱'), 잔반과 고기 없는 학교 급식 만들기('카슨')등이 소개됐다.   

대학생 참여자 민현정 학생은 카풀의 단점을 택시풀로 보완하는 택시 공차 줄이기 '택풀' 정책을 제안했다. 이 안은 즉시 목적지가 같은 택시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대전 지역 대학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대학생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이날 대상은 '급식 보상제'를 제안한 '오매'팀(서일여고)이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시내버스와 지하철 환승 시간 예고 시스템을 제안한 '에코킬러'팀(서일고)과 지하 보도 개선안을 내놓은 '그린라이트'팀(서일여고)에게 돌아갔다. 우수상은 '그린'팀(내동중, 태양광 작은 발전소), '큐티 섹시'팀(대전고, 버스 정류장 녹색 커튼 사업), '뚱잡스와 마잡스'팀(서일고,전통 재래 시장 상품권 물건 거래제)이 각각 선정됐다. 

심사위원단 "대전 바꾸는 힘... 자부심 가져도 좋다"

시내버스정류장 온도 낮추기(위쪽)와 학교급식 잔반줄이기 보상제 (아래)
 시내버스정류장 온도 낮추기(위쪽)와 학교급식 잔반줄이기 보상제 (아래)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심사위원들은 한 목소리로 이날 참가자들의 아이디어를 극찬했다. 이무영 심사위원(커뮤니케이션 협동조합 대표)은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찾아낸 아이디어를 보며 매우 즐거웠다"며 "청소년들이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재영 심사위원(대전발전연구원)은 "연구원이지만 청소년들이 창의적인 생각에서 매번 많은 것을 배운다"며 "참신한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현장 조사와 인터뷰 등 치열한 준비 과정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소라 심사위원(대전발전연구원)은 "청소년들이 그린 밑그림은 전문가들의 채색 과정을 거쳐 대전시 정책에 활용될 것"이라며 "대전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데 큰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격려했다.

양흥모 심사위원(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지난 3년 동안 공모 대회를 통해 선보인 아이디어 대부분이 대전시 행정과 정책에 반영됐다"며 "오늘 상을 받지 못한 아이디어들도 놓치지 않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대에 오른 학생들은 내년 1월 초 5박 6일 일정으로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를 돌며 주민들의 대안 에너지운동과 생태보전운동, 지방자치단체 역할 등을 주제로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태그:#대전환경대상, #아이디어 공모전,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발전연구원, #대전시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