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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일병, 오대위 유가족들이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여성가족위원회, 야당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김흥석 육군법무실장 엄중 문책 및 고등군사법원장 내정철회를 촉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눈물 훔치는 윤일병-오대위 유가족 고 윤일병, 오대위 유가족들이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여성가족위원회, 야당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김흥석 육군법무실장 엄중 문책 및 고등군사법원장 내정철회를 촉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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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28사단 집단구타·사망사건에 대해 군 검찰이 완벽한 수사를 했다는 내용의 글을 법무병과 내부망에 올려 논란을 빚었던 김흥석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의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내정 방침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군 인권센터는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일병 폭행 사망 등 군내 가혹행위로 발생한 사건들에 대한 공정한 재판을 위해 김 실장의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지난 8월 윤 일병 사건 가해자들에 대해 군 검찰이 살인죄를 적용, 공소장을 변경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워지자 내부망에 '군 검찰관의 법적양심에 기초한 법적 판단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상관의 지속적인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15사단 오 대위 사건 가해자 노아무개 소령에 대한 1심 선고 직후,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와 '직접적인 성관계 요구는 없었다'는 발언을 해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임 소장은 "김 실장을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임명하려는 것은 국방부가 군 내부의 인권유린과 성폭력, 부정부패를 말소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처사"라며 "김 실장의 내정은 재판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김 실장 임명이 강행된다면 누구도 고등군사법원에서 다룰 윤 일병과 오 대위 사건 항소심이 공정하게 진행되리라 믿을 수 없을 것"이라며 "김 실장을 엄중 문책하고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 일병 유가족, 상관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15사단 오 대위 유가족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남윤인순 의원, 홍익표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일병의 어머니는 살인죄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재판부의 결정이 바뀔 수 있도록 1000만인 서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군 인권센터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김흥석 육군법무실장 엄중문책 및 고등군사법원장 내정철회 촉구 기자회견

김흥석 육군법무실장은 차기 고등군사법원장에 내정되어 있습니다.

군검찰과 군사법원의 수장인 고등군사법원장은 그 중대한 책임에 걸맞은 국민적 신뢰를 가져야 합니다. 더구나 최근 여러 가지 사건으로 군사법원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군사법원 폐지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는 국민의 신망을 얻는 것이 절실합니다. 하지만 김흥석 육군법무실장은 문제 있는 인식과 적절치 못한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피해 유가족들에게 분노를 안겨 주고 국민들은 군사법원 폐지론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김흥석 육군법무실장의 고등군사법원장으로 내정되어 있어 재판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 윤 일병 사건 관련 법무병과 인트라넷을 통한 수사개입

윤 일병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알려지고 살인죄로 공소장 변경을 요구하던 시점인 8월 11일, 김흥석 준장은 인트라넷을 통해 육군 법무병과원들에게 '여론에 밀려 예하 검찰관의 법적양심에 기초한 법적 판단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점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으며, 앞으로도 제 인생에 두고두고 가슴 아픈 상처로 남을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김흥석 준장이 윤 일병 사건 자체를 여론에 밀려서 공소장을 변경한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군검찰과 군판사 등으로 이루어진 법무병과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입니다. 이는 피해자의 인권을 도외시하고 윤 일병 사건 재판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것입니다.

- 오 대위 사건 직후 피고인 노 소령 옹호 언론 브리핑

김흥석 준장은 오 대위 1심 선고 3일이 지난 시점인 3월 24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오 대위 유서에 성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하룻밤만 자면 해결될 텐데, 이런 이야기는 소설이다. 유서와 일기장 뒤져봐도 없다. 여러 사람 있는데서 질책하는 데서, 부서원 부하들 있는데 왜 내 의도를 모르냐, 같이 자봐야 알겠냐고 한 게 같이 자자는 이야기는 아니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통상 말하는 성관계로 보기 힘들었다. 가혹행위의 일환으로 본 것이다. 소설 같은 이야기다. 하룻밤 자면 편할 텐데 라는 말은 창작된 소설이다'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어 일기장과 이메일을 압수수색하면서 특이사항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오 대위의 일기장 이외 내용이 나온 것이 없다'며 대답했는데, 이는 오 대위의 일기장에서 노 소령의 분명한 동침 요구가 드러나는바 명백히 허위사실입니다. 이처럼 김흥석 준장은 가해자 노 소령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이 정당하다고 옹호하는 기자 브리핑을 함으로써 성범죄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육군 검찰부 수장으로서의 지위를 망각한 처신을 하였습니다.

- 육군 법무부사관 시험 유출 사건

시사IN에 따르면, 육군 법무실의 한 법무담당관이 2014년 2월 22일 치러진 육군 법무부사관시험의 예상 시험 문제를 아들에게 사전에 유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시험지를 유출한 법무담당관은 감봉 1개월이라는 경징계와 선고유예라는 있을 수 없는 처분을 받았습니다. 시험문제는 2월21일 김흥석 법무실장이 직접 냈으며, 시험 관련 1차 책임자는 김흥석 준장의 참모장격인 법무과장 권낙균이고, 최종 실무책임자는 김흥석 준장입니다.

이 사건은 직무와 관련된 중요한 것으로서 사건 당사자는 물론이고 법무과장에게도 지휘책임을 물어 엄중문책 해야 함에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군검찰은 항소해야 함에도 항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대표적인 제 식구 감싸기이며 군 기강의 근본을 흔드는 것으로서 중대한 범죄 행위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지휘책임자인 김흥석 준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를 일으킨 김흥석 준장을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임명하려는 것은 국방부가 복마전과도 같은 군 내부의 각종 폭행사건과 인권유린사건, 성폭력사건, 비리와 부정부패를 일소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퇴행적 처사라 할 것입니다.

또한 김흥석 준장이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임명된다면, 고등군사법원에서 항소심을 다투고 있는 오 대위 사건과, 앞으로 항소심을 다툴 윤 일병 사건에 대한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리라고 믿는 사람은 누구도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첫째, 김흥석 육군법무실장을 엄중 문책해야 하며 고등군사법원 내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둘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처방은 군사법개혁을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를 위한 관련법의 개정을 이번 회기에 적극 추진할 것을 천명합니다.

2014년 11월 5일

윤 일병 유가족, 오 대위 유가족, 군인권센터, 여성가족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위원 일동 (남윤인순, 박혜자, 유승희, 이인영, 임수경, 진선미, 홍익표), 법제사법위원회 야당위원 일동 (박지원, 서영교, 우윤근, 이상민, 이춘석, 임내현, 전해철, 서기호), 김광진 의원, 김상희 의원


태그:#군 인권센터, #김흥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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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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