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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00일을 앞두고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300여 개의 풍선을 하늘높이 날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앞두고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300여 개의 풍선을 하늘높이 날리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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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00일을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열린 대구시민 추모문화제에서 200여 개의 노란 풍선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열린 대구시민 추모문화제에서 200여 개의 노란 풍선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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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은 멍들대로 멍이 들어 눈을 뜨지 않고 감은 채 서슬 검푸렀습니다
항구에 걸린 노란리본을 어루만지며 아이들 이름을 불러봅니다
바닷물에 손을 담구며 무언가 잡히지 않을까 하여 손을 휘휘 저어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푸라기 끈 같은 특별법 따위도 없냐고 국가에게 소리쳐 보기도 하고
대통령과 국가를 사랑할테니 정치를 잘 해달라는 개그맨도 있었습니다
저는 차마 바다를 볼 수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10월 31일 오후, 시민들은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노란 종이배를 접었다. 하루종일 비가 내려 더욱 숙연해진 시민들은 저마다 가슴속으로 '미안하다, 잊지 않을게'라며 머리를 숙이고 흐느꼈다.

대구에 모인 세월호 추모물결... 300여 개의 노란 풍선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리멤버 20140416 세월호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는 3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이날 행사는 시민들의 추모발언과 추모시 낭송 등 추모공연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실종자들의 조속한 귀환을 기원했다.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문화제를 지켜봤다.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있었지만 추모공연이 문화제의 중심이었다. 고희림 시인의 추모시와 마임이스트 조성진씨의 마임, 대구시립합창단 공연, 가수 임정득씨와 백자의 추모곡, SNS를 통해 모집한 대구시민합창단의 추모곡 합창 등이 진행됐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안전한 국가를 만들고 이 사회를 개조하기 위한 새로운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며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들이 유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자"고 기원했다.

권숙례 아이쿱대구생협 대표는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 죽음을 맞지만 왜 죽었는지 의문을 가지면 답답하고 억울하다"며 "우리는 지난 4월 16일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 아직도 모른다, 그래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고희림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고희림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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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림 시인은 추모시 '팽목항 일지'를 낭송하며 흐느꼈다.

팽목항 일지

세월은 가고 물의 철조망은 고여서 막혀도
죽은 사람이 물속에서도 자라는 나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디로 도망칠 수 없었고 그 자리 그 곳에 뿌리박혀 살 수밖에 없었던 나무처럼
물속에서도 그 나무는 자라 역사의 나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중략)

그리하여
한 번은 꼭 한 번은
제대로 상여꽃을 달고
그 모든 죄인들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나서
참회의 절을 올리고 눈물 흘리게 하는
차가운 바다에서도 자라는 역사의 나무가 될 것입니다.

이어서 조성진 마임이스트가 큰 종이배를 들고 무대로 걸어나왔다. 이어 배가 바다에서 침몰하는 상황을 묘사하고 물속에서 괴로워하는 학생들의 표정을 지으며 무대 바닥에 쓰러졌다. 이때 시민들이 접은 노란 종이배를 쓰러진 조성진씨의 주위에 가져다 놓았다.

조성진씨는 자신의 마임에 대해 "우리 곁을 떠난 친구들은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며 "우리가 지치면 연대해 나가자는 의미로 작은 배를 띄워 함께 가자는 내용을 춤으로 담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마임이스트 조성진씨가 추모의 공연을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마임이스트 조성진씨가 추모의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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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세월호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대구시립합창단 단원들이 추모곡을 부르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세월호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대구시립합창단 단원들이 추모곡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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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가수 백자씨가 추모곡을 부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가수 백자씨가 추모곡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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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자리 지킨 대구 시민들... 1일에는 안산 찾아 분향 예정

이날 행사에서는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인 시민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세월호대구시민대책위는 시민활동을 열심히 한 달서서명운동팀과 유모차를 끌고 서명운동을 벌인 시민, 강북풀뿌리단체협의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시민합창단의 추모합창이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모집한 시민합창단은 '그날이 오면', '잊지 않을게'를 합창했다. 이들이 합창하자 시민들은 하나 둘 노란 풍선을 나누어 들었고 합창이 끝나자 풍선을 날려 보냈다.

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은 노란 풍선이 하늘 높이 날아올라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라고 외치며 발길을 떼지 못했다. 풍선이 자유롭게 날아오르듯 희생자들이 자유로운 곳에서 편히 쉬기를 기원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마친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200일째인 1일, 안산을 찾아 분향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한다.

세월호참사 200일을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여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가수 임정득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세월호참사 200일을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여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가수 임정득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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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모집된 50여 명의 대구시미합창단이 합창을 하고 있는 모습.
 세월호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시민 공감문화제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모집된 50여 명의 대구시미합창단이 합창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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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참사 200일, #대구시민 공감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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