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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트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 1969년 설립된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이름이다. 영국, 유럽, 아시아, 중동 등 시장에서 3천4백억 달러가 넘는 고객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자회사 이름은 피델리티 자산운용으로 2004년 12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28일 피델리티 자산운용을 '출처'로 세계 주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가 일제히 보도됐다. 세계 22개국 811개의 기관 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이 설문조사에서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눈에 띈다. 미국 기관 투자가와 그 밖의 대륙 투자가들이 시장을 바라보는 '눈'의 차이다.

글로벌 기관 투자가들, 미국과 큰 '온도 차이'

피델리티 자산운용에 따르면, 일단 투자가들이 현재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시장 변동성과 저금리 환경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22%가 시장 변동성을, 21%가 저금리 환경을 꼽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대답은 설문 응답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기관 투자가 중 42%는 향후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 반면, 아시아 기관 투자가의 경우는 91%, 유럽 기관 투자가는 79% 정도가 앞으로 시장 변동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차이는 자금 운용 전략을 묻는 질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향후 1∼2년 내 부동산, 사모펀드, 인프라 등 대체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미국 기관 투자가는 22%만이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반면 아시아 기관 투자가는 84%가 'Yes'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속 대륙'과 무관하게 보이는 '응답'도 있었다. 향후 3∼5년 내 가장 유망한 투자 지역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4%가 아시아 신흥국을 선택했다고 한다. 북미(30%), 유럽(11%), 중남미(10%) 순이었다고 한다.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 소비재 기업이 뜬다?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기대는 국내 은행 PB(Pravate Banking)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지난 9월 한 신문이 국내 은행권을 대표하는 PB팀장들에게 유망한 해외 투자 지역을 물었는데, PB팀장 10명 중 7명이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을 추천했다고 한다. "최근 글로벌 투자 자금이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 골고루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어도스 JP모건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도 비슷한 견해를 국내에 밝힌 바 있다. 그는 <한국경제> 창간 50주년 특별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인프라(사회 간접 자본) 수준을 끌어올린 뒤 소비 주도 경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인식"이라며 "기업 부채 비율이 높고, 신용 버블이 우려스럽지만 재정적자 규모가 작고 경상 수지 흑자 규모가 커 자체 금융 시스템에서 이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들의 소비재 관련 펀드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 앤 가이드가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펀드 평가 정보 'Fn스펙트럼'에 따르면,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가 연초 이후 19.18%의 수익률(운용 펀드 기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설정액도 연초 이후 583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는 아시아 소비재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역시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도 설정액이 연초 이후 1500억 원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임덕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 마케팅 부문 이사는 "아시아는 전세계 절반 이상의 인구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 중산층 인구 증가 속도도 가장 빨라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수혜가 클 것으로 내다본다"며 "앞으로는 이들 소비를 통해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사, 중국의 '후강퉁'

이미 예고된 성장 모멘텀도 있다. '후강퉁'이란 제도다. 상하이 거래소와 홍콩 거래소 사이에 교차 매매를 중국 정부가 허용해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도인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중국 본토 주식을 살 수 있게 된다. 적격 외국인기관 투자자 자격(QFII) 없이도 개인 투자자가 홍콩 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다만 시작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증권 당국은 '후강퉁'을 승인했지만, 중국 당국이 아직 승인하지 않아 그 시행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한다.


태그:#피델리티, #후강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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