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god의 데뷔 15주년 기념 전국투어 앙코르 콘서트가 열렸다.

25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god의 데뷔 15주년 기념 전국투어 앙코르 콘서트가 열렸다. ⓒ 싸이더스HQ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온통 하늘색 물결이었다. 12년 만에 다시 다섯 명으로 뭉친 god(박준형, 손호영, 데니안, 윤계상, 김태우)의 데뷔 15주년 기념 전국투어 앙코르 콘서트가 열린 25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주변은 하늘색 머리띠나 하늘색 야광봉을 손에 쥔 인파로 가득 찼다. 하늘색 담요를 두르거나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하듯 하늘색 우비를 입은 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들의 '화력'은 여전했다. 팬들은 공연장 곳곳에 'god를 만나서 참 행복하다' '평생 응원합니다' '다섯 남자와 언제나 함께' 등 자신들의 마음이 담긴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180분 동안 이어진 공연에서도 관객의 함성과 떼창은 그칠 줄을 몰랐다. 한 마음으로 하늘색 풍선을 흔들고, 노래를 부르는 이 4만 명에게 묘한 일체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 팬들을 향한 god의 마음을 담은 '하늘색 풍선'이 울려 퍼질 땐 스탠딩 석에선 '언제까지나 영원히'라는 플래카드를, 좌석에서는 불빛이 퍼져 나오는 하늘색 풍선을 일제히 들어 장관을 연출해 내기도 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god의 눈빛엔 고마움과 미안함이 가득했다. 관객의 환호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공연 시작 후 딱 세 곡만을 마친 상태였음에도 벌써 이들의 옷은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주경기장은 14년 만"이라며 남다른 감회를 드러낸 god는 정규 1집 '어머님께' '관찰' 부터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애수' '거짓말' '0%' '돌아와줘' '촛불 하나' '길' '보통날' 등의 기존 히트곡, 그리고 최근 발매한 8집 수록곡 '새터데이 나이트'(Saturday Night) '하늘색 약속' '우리가 사는 이야기' 등 25곡을 망라해 선보였다. 22일 깜짝 발표한 '바람' 또한 이날 공연에서 라이브로는 처음 들을 수 있었다.

 

 25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god의 데뷔 15주년 기념 전국투어 앙코르 콘서트가 열렸다.

25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god의 데뷔 15주년 기념 전국투어 앙코르 콘서트가 열렸다. ⓒ 싸이더스HQ

이들의 진심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고백은 연기를 위해 god를 탈퇴했다가 다시 돌아온 윤계상으로부터 시작됐다. 윤계상은 "그간 성공이라는 것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 주위에 뭐가 있는지, 누가 있는지 기억도 못하고 지나치면서 '성공하면 행복해지겠지'라는 생각에 내가 나를 채찍질했다"며 "그런데 이렇게 다시 만나 연습하고 녹음하고 같이 노는 일상이 진짜 소중하고 행복한 것이라는 걸 많이 느꼈다"고 말하고는 자신의 파트를 추가해 새롭게 녹음한 '보통날'을 소개했다.

 

god 활동 중단 이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밝은 모습을 보여 왔던 데니안은 눈물로 그간의 마음을 털어놨다. "사실 god가 쉰다고 했을 때, 그 이후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다"고 운을 뗀 데니안은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일이었는데…그럼에도 내가 잘 버티고, 그리고 더 열심히 살았던 이유는 '언젠가는 우리 god가 다시 뭉치지 않을까, 여러분과 공연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그 모습을 상상하면서 힘든 시기를 견뎠는데…그래서 지금 정말 행복하다"고는 눈물을 떨궜다.

 

못 다 전했던 마음을 모두 전한 이들은 오랜만에 다시 만난 이 하늘색 물결 앞에 다시 한 번 '앞으로 헤어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가 역사를 만들었어!"(We made history)라는 외침으로 기쁨을 표현한 맏형 박준형은 "오늘이 너무 아까워 놓기가 싫다"고는 끝내 울먹였다. 이어 "사랑하는 사람들과 진짜 큰 가족모임을 한 것 같다"는 박준형은 "다른 건 몰라도 이 약속은 지키겠다. 동생들이 내 나이가 되어서도 지금의 나만큼 뛸 수 있다면, 나도 그 때까지 뛰겠다"고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25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god의 데뷔 15주년 기념 전국투어 앙코르 콘서트가 열렸다. 데니안은 소감을 이야기하던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5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god의 데뷔 15주년 기념 전국투어 앙코르 콘서트가 열렸다. 데니안은 소감을 이야기하던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 god

 25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god의 데뷔 15주년 기념 전국투어 앙코르 콘서트가 열렸다.

25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god의 데뷔 15주년 기념 전국투어 앙코르 콘서트가 열렸다. ⓒ 싸이더스HQ

"정말 행복해요. 제가 왜 망설였는지 미안하기도 하고…참 고맙습니다. 이렇게 사랑해 주시는 마음 다 받아서 이제는 헤어지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는 한,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키겠습니다." (윤계상)

 

"처음에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곳을 채워주신 여러분을 보고 온 몸에 소름이 돋고 감동받았습니다. 언제 또 이곳에서 공연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이 계신다면 믿고 우리들의 음악으로 또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확실해요. 평생 함께할 거라는 걸…." (손호영)

 

"뜨겁고 길었던 2014년 god 공연이 막을 내렸습니다. 오늘 아침에 이 열기를,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는 이 광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온 몸으로 만끽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너무 정신없이 하다 보니 다 못 느낀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께 8집으로 드리려고 했던 것보다, 우리가 더 큰 희망과 힘을 받은 것 같아요. 11월에 god 데뷔 후 처음으로 해외에서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1세대 K-POP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고 돌아오겠습니다. 혹시 알아요? 그 공연으로 빌보드에 오를지…. (웃음)" (김태우)

2014.10.26 12:47 ⓒ 2014 OhmyNews
GOD 윤계상 데니안 김태우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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