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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수조 원의 국고 손실을 안긴 것으로 확인된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 실패와 관련해 본인은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당시 자원·에너지 업무를 총괄하는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었다 .

최 부총리는 24일 국회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해외 자원외교 총괄은 국무총리실에서 했고 전 세계가 자원확보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었다"라면서 "(자원외교는) 개인(최 부총리)의 방침이 아니라 정부의 주요 국정목표였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투자 결정, 석유공사가 이사회 판단에 따라 하는 것"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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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 문제를 집중 추궁하고 나섰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캐나다 하베스트와 정유부문 자회사인 날(NARL)을 인수하고 적자를 보다가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1조여 원의 손실을 봤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당시 최 부총리가 지경부 장관이었고 적극적으로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한 당사자인데 아무 책임도 못 느끼느냐"고 따졌다. MB정부 당시 추진했던 해외자원 개발 총괄을 최 부총리가 맡지 않았냐는 것이다.

앞서 전날(23일) 열린 산업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은 하베스트 투자와 관련한 부분을 최 부총리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최 부총리에게) '잘 검토해서 추진하라'는 답을 얻어 긍정적 답변으로 받아들였다"는 고백도 했다. 주무부처 장관에게 승인을 얻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투자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최 부총리는 "강영원 사장에게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책임을 부인했다. 그는 "이 건만 갖고 강 사장을 만나거나 관련된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다"면서 "투자 결정은 석유공사가 이사회의 판단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야당 의원들 'MB 자원외교 실패는 권력형 게이트...국정조사 필요'

야당 의원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최 부총리의 태도를 문제삼는 한편, MB정부의 자원외교 실패가 권력형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어떤 부정이 개입되었는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석유공사가 하베스트를 인수할 때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자문을 맡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릴린치 서울 지점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아들"이라고 설명했다.

메릴린치는 당시 1달러(1000원)짜리 기업인 자회사 '날'의 가치를 1조 원 가량으로 부풀려 평가하고 자문료로 88억 원을 수령했다. 부풀려진 평가 차액은 그대로 한국 정부의 국고 손실로 이어졌다.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경환 부총리가 지경부장관이 되면서 정부의 투자 방식이 자산인수 방식에서 비교적 위험도가 높은 기업인수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최 부총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아니면 순풍에 돛단듯이 이런 식의 계약이 이어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최 부총리는 "하도 소설을 쓰시니까 뭐부터 답변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자신이 석유공사 투자 실패와 관련된 부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때는 에너지 확보가 국가의 지상 목표였다"면서 "에너지 가격이 오른다는데 어느 정부가 그러지 않았겠느냐"고 항변했다.


태그:#최경환, #기재위, #국감, #국정감사, #해외자원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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