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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노조는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3병원인 임상실습동 건립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경북대병원 노조는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3병원인 임상실습동 건립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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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이 오는 2017년까지 700병상 규모의 임상실습동을 건립하기로 하자 노조가 과도한 부채로 병원부실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비정규직 양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대구지역본부와 경북대병원노조는 경북대병원이 임상실습동(제3병원)을 건립할 경우 칠곡 병원(제2병원) 건립으로 인해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등 과도한 부채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2011년 810억 원의 차입금을 포함해 1730억 원을 들여 개원한 칠곡 병원은 개원 이후 3년간 평균 132억 원의 의료손실과 13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매년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숙련도가 떨어져 의료서비스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의 수가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0년 243명이던 비정규직 수가 2013년 686명으로 늘었고 전체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9.4%에서 21.4%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노조는 임상실습동 건립에 2468억 원이 투입되고 예상차입금 규모도 1200억 원이 들어갈 경우 경북대병원이 지불해야 할 이자비용이 약 100억 원 이상으로 고스란히 경북대병원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북대병원의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자산 및 부채 변동 현황. 경북대병원노조는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3병원인 임상실습동 개원은 경영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북대병원의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자산 및 부채 변동 현황. 경북대병원노조는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3병원인 임상실습동 개원은 경영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 경북대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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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특히 임상실습동을 건립하더라도 병상 규모는 전혀 늘어나지 않는다며 경북대병원 본원의 규모만 대폭 축소돼 3차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지역 주민의 접근성도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북대병원 경영진이 700병상 규모의 임상실습동을 개원하면 삼덕동 본원은 340병상, 칠곡 분원은 490병상으로 축소해 운영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경북대병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본원의 경우 955개의 병상을 340개로 줄이고 칠곡 분원도 635개 병상에서 490병상으로 줄이는 것으로 나와 있다. 현재 경북대병원의 전체 병상은 1530개이지만 임상실습동이 개원하더라도 변함이 없는 것이다.

노조는 경영진의 독단적 결정으로 병원을 외곽으로 이전했다가 환자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폐원한 진주의료원을 예로 들며 병원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투자비용 회수를 위해 환자에게 과잉진료를 하거나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거나 임금을 동결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노조는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경북대병원이 임상실습동을 건립할 경우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돈벌이 중심의 환자 치료 형태가 심해지고 비정규직 확대와 노동력 쥐어짜기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김영희 경북대노조 분회장은 "정부가 방만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의 인건비와 복지비를 축소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병원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서 인력을 오히려 더 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분회장은 이어 "진짜 방만 경영은 무리한 빚을 내서 제3병원을 건립하는 것"이라며 "임상실습동이 들어선다면 병원은 투자회수를 위해 돈벌이 병원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경북대병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병상 규모 변화 계획. 경북대병원이 700석 규모의 임상실습동을 준공할 경우 본원과 칠곡병원의 병상을 대폭 줄이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어 3차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경북대병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병상 규모 변화 계획. 경북대병원이 700석 규모의 임상실습동을 준공할 경우 본원과 칠곡병원의 병상을 대폭 줄이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어 3차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 우원식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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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경북대병원은 대구경북 지역의 공공의료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무리한 투자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임상시험을 하기 위한 병상 증설이기 때문에 노조의 주장과는 내용이 다르다"며 "정부에서도 사전조사와 타당성을 검토해 승인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실습동은 경대병원만이 아닌 대구경북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임상실험을 하기 위해 서울에 가지 않아도 되고 지역 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임상시험센터 하나 있어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병원이 추진중인 임상실습동은 대구시 북구 학정동 칠곡경북대병원 내 어린이 병원 뒤편에 건립될 예정이며 지하 5층, 지상 15층에 연면적 92,144㎡이다. 오는 2017년 개원 예정이며 현재 시공사 선정 단계에 있다.


태그:#경북대병원, #임상실습동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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